https://youtu.be/EYzv2FfHnEw?si=r62GHnPyGUSN1gEH
제280회:관악산(게릴라송년산행)
1.일시:’23.12.17.일.10:00시
2.장소:사당역6번출구(지하철4호선)
3.참석자(6):김창덕.박호봉.오춘식.유재성.이규대.김승호(회식)
4.코스:사당역6번출구(4호선)-인헌고교뒤숲길삼거리-인헌공강감찬길(서울둘레길입구*능선)-낙성대역방향(관등정)-선유천국기봉-마당바위-서울대공학관버스정류장-낙성대역-사당역-탕마루(생고기김치찌개)-귀가
오늘은 12월 셋째주 뫼두열의 게릴라산행 날 ’23년 마지막 산행이다.
마지막이라고 하는 말에는 다시는 오지 않고 다시는 볼 수 없고 시간을 되 찾을 수 없는 순간이다.
산행을 임하는 마음의 자세가 달라진다.
올해 들어 영하 12도로 최고의 한파라고 한다.
혹독한 한파 혹한이 한반도에 상륙하여 강원도 산간과 호남에 폭설을 내리고 있다.
북극해의 고기압과 남태평양 저기압이 한반도에서 충돌하여 올 겨울은 혹독한 한파가 득세 할 거라고 한다.
6번출구에 많은 등산객들이 햇볕 드는 양지바른 곳에서 모여 있는데 어린 아이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재경 장흥군 군민 등산대회’라는 플랭카드를 펼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장흥에서 천관산을 품고 살던 사람들이다.
남도에서 가장 먼저 함께 오르고 싶은 산 1번은 단연코 연암 강진옆 장흥의 천관산이다.
남해안 다도해가 한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지는 낭만의 산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 혹한에 서울 관악산 앞에 모여서 행사를 하고 있다.
이런 모습이 대수로이 여겨지지 않는다.
싸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니 한기가 온 몸에 퍼진다.
작년에 동묘역 길거리장터에서 산 벙어리 장갑에 핫백을 넣었는데도 동상에 걸린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중지는 얼음장처럼 차갑다.
엄지.검지 약지.소지는 멀쩡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양발 두 켤레를 신어서 인지 발은 시럽지 않다.
계곡입구에 도착하여 본격적으로 산행준비를 한다.
끝자락의 아파트가 따스한 햇살을 잔뜩 받고 있는데 이와 같은 산속의 아파트에 살면 사계절이 좋겠다.
겨울은 따뜻하고 봄에는 꽃 향기 가득하고 여름이면 그늘진 숲속에서 오수를 즐기고 가을에는 단풍길 걸을 수 있으니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그늘진 계곡을 1시간 걸려서 오르니 강감찬길 안내판이 있고 능선을 따라 걸으니 선우천 국기봉방향 이정표를 대한다.
낙성대에서 연주대를 오르는 길은 능선길로 서울 둘레길이며 곧장 그 길을 걸어서 하마바위 지나서 오늘의 목표 마당바위에 이른다.
마당 바위에서 비로소 연주대를 올려다 볼 수 있고 서울 장안은 한 눈에 들어온다.
서울 산들 중에서 서울 장안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 관악산이라 하였다.
마당바위에 오면 항상 정길행 동기가 생각난다.
아주머니 부대들이 모여 있는 바위 가운데 앉아서 무슨 말을 했는지 꺄르르 큰 소리로 웃게 만들고 있었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가 다시 깨어나서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연주회를 배풀어준 친구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망산을 따라서 오른쪽 길로 우리 오찬 아지트를 찾아 간다.
그런데 우리 보금자리는 다른 등산객들이 이미 바람막이를 차리고 있어 그 옆에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렇게 추운날 뜨거운 라면 국물로 차가운 몸을 풀 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는 일본이 대한민국을 따라 오게 된 후진국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통쾌하다.
일본의 100엔 점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다이소가 만들어졌으며 다이소는 ‘다 있소’라는 뜻이다. 순수한 한국 기업이라고 하니 많이 이용해야겠다.
즐거운 오찬시간도 너무 추워서 오래 할 수 없어서 서둘러 하산 해야했다.
서울대 공학관 뒤 축구장을 가로 질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 비로소 한 숨 돌린다.
02번 따뜻한 버스안에서는 얼얼 했던 몸이 녹는다.
낙성대에 내려오니 추운 날씨도 누그러지고 있다.
귀생(貴生)은 자신의 생을 너무 귀하게 여기면 오히려 생이 위태롭게 될 수 있다는 뜻이고,
섭생(攝生)은 자신의 생을 적당히 불편하게 억누르면 생이 오히려 더 아름다 워질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대추나무에 대추를 많이 열리게 하려면 염소를 매어 놓는다고 한다.
묶여있는 염소는 특성상 잠시도 그냥 있지 않고 고삐를 당기며 나무를 흔들어 괴롭힌다.
그러면 대추나무가 잔뜩 긴장하면서 본능적으로 대추를 많이 열도록 하여 자손을 번식시키려는 필사적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몸도 그냥 편히 두면 급속히 쇠퇴하고 질병과 노화에 취약해진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굽혔다 펴기도 하고 흘들어 주고 문질러 주고 비틀어 주기도 하여야 생기가 더욱 발랄해진다.
내 몸을 적당히 고생시키는 "섭생"이 "건강"한 생을 산다는 것을 설파한 노자의 지혜가 오늘 더욱 돋보인다.
망산 춘식이가 오늘 같은 혹한에 혹독한 섭생을 하게 리드해 주었다.
산에서 망산은 망가진 산이 아닌 산신령과 교감하는 인물이다…^^.
춘식이가 우리들 생명을 수년 연장 시켜 주었다는 의미를 나는 5년 연장이라고 말하며 웃는다.
망산과 콤비를 이루어 뫼두열을 이끌고 있는 재성이 또한 도사의 경지에 이른 인물이다…^^
호봉이와 규대는 어제 20,000보를 걷고 오늘 10,000보를 넘게 걷고도 멀쩡하니 그 둘의 건강나이는 몇일까.
규대가 우리들 산행의 모습을 담아주느라 고생하니 고마운데 이렇게 추운 날 손가락 동상이 염려된다.
바쁜 일상에서도 매번 회식에 참여한 승호는 우리들이 본 받아야 하는 표상이 아닌가.
세상에서 우리 뫼두열은 최고다.
어디에 또 있을까.
사당역에서 예쁜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생고기김치찌게 전문 탕마루에서 3시30분에 이른 회식을 갖는다.
제육볶음과 돼지 한 마리묵은지찜이 역대급이다.
영양학자들이 말하는 돼지고기의 효능중에서 노화예방에 좋다는 말이 특히 와 닫는다.
‘23년 계묘년(癸卯年) 뫼두열 설악산 산행의 계획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시간이 꾀 길어지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의 종착점은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맞는 산행을 하고 즐거운 회식을 할 것인가 이다.
우리들 젊은날의 추억이 가득한 아름다운 설악산에서 올해 마지막 멋진 호연지기를 기르자.
귀가하니 7:10분에 시작하는 KBS1 교양프로 쌤과 함께가 방영되고 있었다.
2023.12.1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