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신공 전수

[가오룬]

아무래도 '신공의 전수'이다보니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반말'로 쓰겠습니다.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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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 인류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존재한 자들이 있었다. 늘 고독을 씹으며 우수와 사색이 취미인 그들, 뭔가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홀로 4인 테이블에 앉아 한잔의 커피를 마시는 그들을 우리는 '솔로'라고 불렀다.

상승무공이라 이름붙은 것은 어느것이나 그렇지만 늘 뼈와 살을 깎는 아픔과 고통을 수반한다. 이 솔로신공의 정점에 달한 무공은 '동자공'이라는 그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얻는 정순한 내공의 경지라 할 것이다.

두려울 것이 없는 솔로들에게도 딱 두가지 두려운 것이 있었으니 그 두가지는 마왕 '발렌타인'과 마신 '크리스마스'라는 두 존재이다. 평상시에는 이미 '만닭불침(모든 종류의 닭살행위에 면역이 되는 경지)'의 경지에 올라있던 수많은 솔로 고수들도 이 저주스러운 존재의 등장에는 괴로워하고 폐인이 되는 경우를 본좌는 허다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솔로신공의 정점인 '동자공'은 쉽게 배울 수도 없으며 속성으로 익히는 것도 불가능 하지만 본좌가 만든 '속성 솔로신공'이라면 적어도 코앞에 닥친 마신 크리스마스를 물리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이렇게 전수하니 솔로들은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목욕재개하고 받아들이도록 하기 바란다.

二七率勞 가오룬

제 1식 '수면쾌검'
이것은 가장 간단하게 익힐 수 있는 초보적인 무공이다. 다만 약간의 금전적인 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에 가난한 백수서생이라면 2식부터 배울 것을 권한다. 우선 근처 병원에 가서 무조건 '불면증이니 수면제를 처방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받은 처방받은 수면제를 24일 저녁 7시를 기해서 '적정량의 1.5배'를 먹고 자면 25일 밤 또는 26일 아침에 일어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주스러운 마신 크리스마스는 이미 사라진 후일 터이니 이는 병법에도 나와있는 '싸우지 않고 이긴다'라는 것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제 2식 '티아일체'
아주 쉽고도 돈이 들지 않게 배울 수 있는 초식이다. 24일 저녁 7시가 되면 티비 앞에 앉아 거기에 몰입한다. 이 때 다양한 채널을 보장해주는 '케이블'이 신청되어 있다면 금상첨화다. 해마다 이 때 쯤이면 솔로들의 무공수련을 돕기 위한 3사의 경쟁적인 특집프로가 방영되니 밤새 티비를 보는 것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만 이 초식의 주의점은 다년간(3년 이상) 연달아 써먹을 경우 본 프로가 또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제 3식 '악플지존'
솔직히 이 초식은 '마공'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본좌가 밝히기를 꺼린 초식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엄연한 솔로신공임에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후세를 사랑하는 본좌의 마음에 어긋난다 판단되어 이렇게 남기기로 결심했다. 부디 개개인이 판단하여 이 초식의 학습유무를 결정하길 바란다. 이것은 가상공간상의 '지존'이 되는 것이다. 특히 멜로 영화나 드라마의 게시판에 들어가 살포시 악플을 남겨주는 센스가 요구되는 고도의 초식이다. 악플을 열심히 달고 그 반응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크리스마스는 지나가 버린 후일 것이다.

제 4식 '폐인절초'
총 5식으로 이뤄진 솔로신공의 4식이다. 이것은 정말 막강한 초식이라 본좌는 감히 자부한다. 이 폐인절초를 익힐 수 있는 수련장이나 도구는 시중에 널리 알려져있다. 속칭 'PC방'이라 불리는 이 천하에 둘도 없는 수련장은 경지인 '폐인'이 되는데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의할 점은 이 폐인절초에 너무 심취하게 되면 크리스마스 마신의 격퇴 후에도 여전히 폐인짓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 5식 무상무념
솔로신공의 최상승 경지다. 이 정도 경지가 되면 '동자공'을 익힐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다고 본좌는 말한다. 말그대로 어떠한 생각도 상념도 가지지 않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마신이나 발렌타인 마왕 모두 결국 주특기가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환영술'과 '현혹술'의 달인일 뿐이다. 그러니 이것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별하게 생각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무서운 악마나 마귀도 그 대상자가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위해를 가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마찬가지 이치다. 본래 크리스마스 마신은 특유의 붉은 옷을 입고 나타나기 때문에 늘 검은 옷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 그 존재를 드러내곤 하여 싫어도 떠올리게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그 붉은 옷이 다른 붉은 옷과 공교롭게도 겹쳐서 그 존재를 느끼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그야말로 하늘의 축복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저 그런 일요일'로 생각하고 넘어간다면 전혀 문제없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솔로신공을 전수했으니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익혀 '솔로천국 커플지옥'의 구호가 전세계에 알려지게 하길 바란다.

[○동그라미○]

고맙사옵니다. . .하지만 이미 전 최상승 경지를 지나쳤다는-_-ㅎㅎ

[극강 심검]

크흑.... 죄송합니다... 가오룬 선배님.... 이번 크리스마스에 천라지망에 걸려 애인이 생겼다는...

[뒷골목쓰레빠]

별로 배우고 싶지 않다는 ㅡㅡ

[사황현신]

크하하하~~드디어수면신공의극성을이루었구나,,,12시진숙면은취하기위해,,,나는오늘도컴퓨터를키는구나,,,,,

[마젤란행성]

오오.... 만세!

[삐돌이]

아아~~ 너무나.. 너무나 감동적이고 멋진 말입니다~! 솔로들을 위한 절초들을 알려주시다니! 솔로 만쉐이!

[류하.]

요번 크리스마스때 데이트하자고 했다가 차였다는........................................................OTL x100

[光明眞人]

전 어째 퇴보한 듯 합니다...ㅠ.ㅠ 무념무상의 경지에서 올해는 한단계 아래로....ㅠ.ㅠ

[Dark Lord]

솔로들이 세상을 지배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