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8일 ‘여성의 날’
생활 속 성차별적 언어 개선 움직임
미혼모, 미혼부 대신 비혼모, 비혼부로
스포츠맨십 대신 스포츠 정신으로
언어는 힘이 강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표현만 개선해도 고정관념을 완화할 수 있다.
‘미혼모’, ‘효자상품’, ‘자매결연’, '수치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이 단어들 속에는 차별적인 의미가 숨어 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사회적 인식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강력한 도구다. 차별적 표현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면 편견이 고착되고 잘못된 고정관념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언뜻 보기엔 사소해보이지만 ‘말’이 가지고 있는 힘은 생각 이상으로 강하다.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을 통해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이에 맞춰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생활 속 차별적 표현과 개선할 수 있는 단어들을 살펴본다.
먼저 차별적인 용어 유형에는 성별 역할을 고정하는 표현이 있다. 예를 들어 ‘커리어우먼’은 전문직 여성을 가리키는 단어지만 여성만 특별하게 부각할 필요가 없다. 가령 전문직 남성을 ‘커리어맨’이라고 하지 않는다. 또 여군, 여경, 여기자, 여배우, 남자 간호사도 군인, 경찰, 기자, 배우, 간호로 직업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스포츠맨십’도 ‘스포츠 정신’이라고 대체할 수 있다.
특정 성별을 기준으로 한 표현도 주의해야 한다. 흔히 사용하는 ‘자매결연’은 ‘협약’이나 ‘교류 협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 또 ‘효자상품’도 ‘인기 상품’이나 ‘베스트셀러’로 쓸 수 있다. ‘처녀작’은 ‘데뷔작’이나 ‘첫 작품’으로 바꾸면 된다. 골프장에 처음 라운딩을 나가면 하는 말인 ‘머리 올리다’는 표현도 기생이 머리를 올린다는 의미로 썼던 표현이라 지양해야 한다. ‘첫 라운딩’이 적합하다. ‘유모차’도 양육자를 여성으로만 한정한 용어로 지적돼 ‘유아차’라는 표현으로 바뀌는 추세다. 또 남성 쪽 할머니를 ‘친할머니’, 여성 쪽 할머니를 ‘외할머니’라고 표현하는 것도 ‘할머니’로 일원화되고 있다. 외할머니는 ‘바깥 외(外)’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과거 서울시에서 발행한 성평등 언어사전. 서울시
특정 성별을 낮추거나 편견을 담는 표현도 조심하는 게 좋다.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떳떳하지 못하다’라는 뜻으로 분노, 공포, 무력감을 경험하는 성희롱 피해자의 감정과는 거리가 먼 표현으로 꾸준히 지적받았다. 이 말 대신 ‘성적 불쾌감’이 더 적합하다. ‘미혼모’ ‘미혼부’도 결혼을 못 한 것이 아니라 선택한 것으로 존중해 ‘비혼모’ ‘비혼부’로 바꾸는 게 낫다. ‘경력단절여성’도 ‘경력보유여성’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이 많다. 또 일부 학교 교가에선 아직도 여성을 들어 ‘꽃송이’ ‘꽃’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 또한 개선할 점으로 꼽힌다.
세계 각국에서도 성별 고정관념을 배제하고, 포용적인 표현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확대하고 있다.
최근 호주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무인기를 ‘언맨드(unmanned)’ 즉 ‘남성이 타지 않은 상태’라는 단어에서 ‘언크루드(uncrewed)’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또 근무시간을 뜻하는 ‘맨-아워스(man-hours)’도 ‘스태프 아워스(staff hours)’로 개선했다. 미국에선 소방관이라는 단어인 ‘파이어맨(fire man)’을 ‘파이어 파이터(fire fighter)’로 변경했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맨’으로 끝나는 용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스튜어디스(stewardess)’도 ‘플라이트 어텐던트(flight attendant)’로 부르고 있다.
영국은 인력을 뜻하는 ‘맨파워(man power)’ 대신 ‘워크포스(work force)’라고 사용한다. 프랑스에선 공문서에서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표현하는 ‘마드모아젤(mademoiselle)’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여성은 ‘마담(madame)’, 남성은 ‘무슈(monsieur)’라고 부르고 있다.
첫댓글 고정관념이란 게 역사에서 온 것이니
내용과 함께 바꿔나가면 좋겠지요.
내용과 함께요.
손자가 저를 부를 때 '포천할머니'라고 불러 내심 섭섭했거든요. 거리감이 느껴지고요. 왜 그냥 할머니라고 부르지 않는 거야? 자주 만나는 외할머니를 할머니라고 부르나?
그런데 알고보니 오*희 할머니라고 앞에 이름을 붙여 부르더라구요.
요즘 젊은애들은 친할머니, 외할머니라는 호칭을 그리 좋아하지 않더라구요.ㅋㅋ
벙어리 장갑 -----장애인 비하라고 '손모아 장갑'이라고 한다네요
예, 맞아요^^ 근데 왜 벙어리장갑이라고 했을까요?
@바람숲 1.수화를 해서 '손'하면 떠올라서 그랬을까요?
2.장갑안에서 손가락 꼼지락 될 수 있어서?
3.손모아장갑을 끼면 정밀한 일을 못해서 대충의 의사표현만 하는 수화를 비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