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축구계의 세기의 라이벌들
축구계에서 유명한 라이벌로는 같은 시대를 풍미하지는 않았지만 펠레 vs 디에고 마라도나가 있으며, 같은 시대에서 경쟁했던 요한 크루이프 vs 프란츠 베켄바워도 있습니다. 그리고 역대 최고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 vs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존재합니다. 이들 중 요한 크루이프 vs 프란츠 베켄바워는 거의 요한 크루이프가 승자로 받아들여지고 리오넬 메시 vs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가 완전한 승자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펠레 vs 디에고 마라도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그 우위가 엎치락 뒤치락 거리는 형국입니다.
2. 호나우두 vs 지네딘 지단 라이벌리의 특징
하지만 1.에서는 정말 중요한 세기의 라이벌 한 쌍이 빠졌습니다. 바로 호나우두 vs 지네딘 지단입니다. 이 라이벌리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 동안 세계 최고의 선수는 누구였는가에 대한 논쟁입니다. 그런데 이 라이벌리는 요한 크루이프 vs 프란츠 베켄바워, 리오넬 메시 vs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경우처럼 이도 같은 시대에서 경쟁했던 면이 있지만, 마치 펠레 vs 디에고 마라도나의 경우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그 우위가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지금도 큰 논란이 되는 매우 흥미로운 측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언제나 팀의 주인공이자 해결사 역할을 도맡아 했던 마에스트로 지단, 축구사에서 가장 강렬한 스트라이커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페노메노 호나우두, 이제부터 간략하게 두 선수를 상대적으로 평가해보겠습니다.
3. 발롱도르 순위를 따라 살펴보는 현역 때의 두 선수 평가
축구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인 발롱도르는 선수들의 현역 당시의 평가를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지표입니다. 위 그래프는 호나우두와 지네딘 지단의 발롱도르 투표 결과를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두 선수의 위상 변화를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초반 임팩트는 호나우두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임팩트는 길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2000년의 부상으로 바닥을 칩니다. 이 부상 이후 기량이 급하게 낮아졌고 커리어에 큰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2002년에 딱 한 번 부활하는 데 그쳤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호나우두는 막 30대에 접어든 2006년부터 단 한 번도 발롱도르 후보에 언급되지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지네딘 지단은 호나우두와 완전 반대되는 커리어를 밟았습니다. 꾸준하게 상위권을 기록했던 것입니다. 그의 최전성기는 1998년이었지만 이후에도 발롱도르 순위가 별로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그의 꾸준함은 은퇴 시즌인 2006년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마지막 시즌을 발롱도르 5위로 마무리했습니다. 은퇴 시즌 그는 FIFA 올해의 선수상 2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4. 호나우두에 대한 과대포장 그리고 소신발언
많은 분들이 호나우두에 대해 평가하실 때 그의 능력은 신인데 육체가 인간이라서 그런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무릎 등이 견디지 못하여 부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고 부상이 없었으면 역대 선수 랭킹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고 주장을 하시는 것을 봅니다. 용기를 내서 소신발언을 하겠습니다. 저는 그 말이 그냥 호나우두 선수를 지나치게 옹호하고 과대포장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퍼포먼스를 굳이 하지 않고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가 더 위대한 선수입니다. 정말 위대한 선수는 부상을 입지 않는 정도로 스스로의 육체 능력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런 무리한 플레이 없이 훌륭한 결과를 낼 수도 있어야 하고, 스스로가 아닌 상대 선수로 인한 부상을 입지 않기 위해 잘 피하는 등 부상 자체를 예방할 수도 있어야 하며, 부상을 혹여나 당해도 열심히 재활을 해야 하고, 재활 후에는 부상을 다시는 당하지 않기 위해서 앞에 제가 말한 부분들을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호나우두 선수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전 호나우두 선수를 정말 좋아합니다. 진심으로 지네딘 지단보다 전 호나우두 선수를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선수가 신의 능력을 가졌기에 육체가 못 견뎌서 부상입었으니 면죄부나 까임방지권이 있고, if는 아무 의미가 없는데도 만일 호나우두가 부상이 없었으면 역대 탑3 안에는 그냥 들어갔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시는 분들께는 호나우두가 재활을 얼마나 제대로 안 했는지, 부상을 이제 안 당하려고 플레이스타일을 바꾸려는 노력을 얼마나 안 했는지, 부상을 입든 안 입든 얼마나 자기관리를 안 했는지를 되물어보고 싶습니다. 정말 한 선수의 진정한 팬이라면 과대포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그 선수의 모습을 좋아하고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호나우두의 단점들을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그저 좋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5. 2022 월드컵 직후 18개 언론사의 두 선수 역대 순위
| 호나우두 | 지단 |
마르카 | 6위권 밖 | 6위권 밖 |
90min | 6위 | 7위 |
가제타 | 5위권 밖 | 5위권 밖 |
빌트 | 5위권 밖 | 5위 |
데일리레코드 | 5위권 밖 | 5위 |
스포르트1 | 9위 | 5위 |
스포츠몹 | 10위권 밖 | 8위 |
호자트 | 7위 | 6위 |
스포츠브라우저 | 10위권 밖 | 5위 |
스포츠몰 | 9위 | 5위 |
라디오타임스 | 9위 | 5위 |
스포츠허브넷 | 8위 | 9위 |
스포츠아다 | 8위 | 6위 |
스포츠나일 | 10위 | 5위 |
스포츠넛 | 7위 | 9위 |
사커프라임 | 8위 | 5위 |
하우데이플레이 | 10위권 밖 | 9위 |
포포투 | 9위 | 6위 |
위의 표를 통해 2022 월드컵 직후 아무래도 호나우두보다 지네딘 지단이 근소우위의 평가를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호나우두에게는 불리하고 지단에게는 유리한 후대의 평가
두 선수의 제각기 다른 강점 때문에 호나우두가 지네딘 지단보다 좀 더 불리한 입장에서 평가받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호나우두는 터질듯한 퍼포먼스로 당시 큰 임팩트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임팩트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또한 당대보다 지금은 유럽 클럽 커리어가 정말 중요한데 여기서 호나우두는 현재 팬들이 보기에는 국대 말고는 너무 부족한 커리어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국대 커리어는 사람에 따라 메펠마 3인방과 비교해도 꿀릴게 없을 정도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지만, 클럽에서는 라리가, 차상위 클럽 대항전인 컵위너스컵과 UEFA컵을 한차례씩 우승한 것이 전부이고 최상위 클럽 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는 아예 무관인데다 통산 스탯도 40경기 14골로 많이 빈약한 편이라는 것은 현재 팬들의 눈으로 봤을 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네딘 지단은 당대에 주었던 임팩트는 호나우두보다 작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네딘 지단은 호나우두보다 훨씬 더 롱런했습니다. 그리고 그 긴 시간동안 완전무결해보이는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네딘 지단은 후대 평가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7. 후대에 이루어지는 전반적인 두 선수에 대한 평가
공신력이 있는 전문성을 지닌 후대의 평가는 대체로 지단이 약간 더 높고 특히 최근 이런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최전성기의 퍼포먼스는 펠레와 마라도나릍 소환시키기도 했던 호나우두가 지네딘 지단보다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간이 너무 짧았고 부상 이후로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준 적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네딘 지단은 호나우두와 완전 다른 행보를 걸었습니다. 펠레와 마라도나를 소환시킬 정도는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998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호나우두를 직접적으로 무너뜨리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당대 최고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도 2006년 월드컵 8강전에서도 또 호나우두를 직접적으로 무너뜨리며 최상급 퍼포먼스를 꾸준히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냈습니다. 지네딘 지단이 커리어를 월드컵 준우승과 골든볼로 멋지게 마무리 지은 것도 매우 큰 요소인 것 같고, 같은 레알 마드리드 소속 시절에 지네딘 지단이 차지하는 팀 내 비중이 호나우두보다 더 컸다는 점 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심지어 국대 성적에서도 지네딘 지단은 센추리 클럽 멤버이지만 호나우두는 2경기 차이로 입성하지 못했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면들을 종합해서 보았을 때 후대에 지네딘 지단이 호나우두가 근소 우위의 평가를 받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댓글 머리는 지단 가슴은 호돈ㅋ
머리털은 지단이라는 말씀이시군요
ㅋㅋㅋㅋ
지단은 공미, 플레이메이커라는 포지션/역할에서 역대 최고임이 분명. 호돈 저도 지나치게 고평가되었다는데 동의합니다. 선수업적 평가에 부상만 아니었으면....if가 많다는 것 자체가 커리어가 부족한거지
전 마라도나 바로 다음 공미로 지단을 놓습니다ㅋ 나머지 말씀은 전부 저와 같군요^^
위대한 선수라는 워딩으로 따졌을땐 지단이 위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