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연님]
우주가 생활하는 구석방은 어쩌면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약간은 이미지 적인 건데요, 일단 구석방이라고 하면 뭔가 좁고, 은밀하고, 갑갑한 느낌이
들잖아요. 이런 느낌이 우주와 혜성이의 심리에 어떠어떠하게 작용하는 거지요ㅡ;;
아직은 일부 비밀에 부쳐야 하기에, 오묘하게 밖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ㅠㅜ
[서향나무님]
칭찬 너무 감사합니다^^ 저도 공부때문에 걱정이에요ㅡ 학교 강의 평가를 하고 학점을 봤는데,
히익- 공부해야 합니다// 아마 죽도록 해도...... 매일 음모론 생각하는 것 만큼만 공부하면
중간은 갈텐데요ㅠ 음모론도 이모양 이꼴이고, 공부도 그모양 그꼴. 느는게 한숨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부산이라서요^^ 눈보기 너무 힘드네요~ 비만 주구장창 옵니다ㅡㅎ
[여왕네페르타리님]
칭찬이 기분좋기도 하지만은 다음편에 대한 부담이 백만배 증가해 버리네요ㅡ 아.. 긴장에 손
이 얼어버립니다.. 좋다고 꼽아주신 부분.. 너무 미흡한데;;;;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책을 참 많이 읽으시는 분 같아요- 저는 책 종류라면 심오한 것 보다는 흥미위주의 책을 많이
보는 편이라, 늘 머리에 남는건 없나봐요// 이나이 되도록 뭐 하는 건지...
[심장사탕님]
우주를 이뻐라 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주보다는 혜성이가 애착이 가는
편입니다. 비록 기가 엄청나게 센 여주인공에 가려서 제대로 빛도 못받고 있지만요^^
혜성이의 모든 비밀은 아직 저만 알고 있으니까요...... 이흉.. 이 불쌍한 녀석 어쩌면 좋을지..
늘 걱정입니다. 참, 개그맨 임혁필 씨의 따님 이름이....... 혜성이더군요ㅡㅡa당황했어요ㅡ
게다가 조혜련씨 아들 이름이... 우주 이지요ㅡㅎ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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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이야기.
크리스마스가 끼여 있는 한 주일이 무사히 지나갔다. 징그럽게도 몰려드는 인파에 숨이 턱턱 막
혔던 주말. 이번 주도 이러한데 다음주, 즉 연말과 연초가 나란히 들러붙어 있는 주말은 대체 어
떻게 될까. 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긴 한 건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 단 하루여도 좋으니, 인간 없는 곳에서 나 홀로 조용히 지내었으면. 그런 고요함이 내게 단 하
루라도 주어진다면.
한탄해 봤자 무슨 소용 있으리. 나는 고개를 저으며 내 손에 들린 밀대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인
간들 틈에 끼는 것도 끔찍하지만, 다음날의 청소에 비하면 그 정도는 애교다. 한바탕 일을 치른
후의 [leopard]는 산간벽지의 폐허보다 더 음습하다. 거미 서너 마리만 잡아다 풀어 놓으면 이
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 월요일, 내가 이곳에 발붙인 뒤로는 월요일보다 지독한 날은 없다.
아, 부디 내게 단 하루의 휴식이 주어진다면.. 제발 나에게 그런 축복이 허락된다면....
“어이! 다들 모여봐!!”
축 처진 홀(hall)을 깨우는 신하의 목소리. 나는 얼른 이때다 싶어 밀대를 내동댕이치고 신하에게
로 향했다. 헌데, 청소가 싫은 건 나뿐만이 아니었나보다. 다들 손에 들려 있던 걸레며 빗자루 따
위를 집어던지고 달려오다 시피 했으니 말이다.
모두의 이목이 신하에게 집중되고.
“흠흠. 내가 생각하기에, 이번 주말에 있을 공연을 위해서는 하루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다들 어떻게 생각해?”
휴식. 지금 지독한 돈벌레, 연습벌레 악덕 고용주 신하의 입에서 휴식이란 말이 나왔다. 이 얼마
나 고대하고 기다렸던 휴식이란 말인가. 나는 두말없이 찬성에 한 표를 던졌다. 이건 생각하고
말고 할 것도 없는 문제다. 무조건 찬성. 절대 찬성.
잠깐의 의논 후, (결과는 이미 뻔할 뻔자이지만) 모두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가 나왔다.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간..... NO연습이다!!
이 시끄러운 leopard 멤버들만 이곳에 오지 않는다면, 이 클럽은 이틀간 고스란히 내 것이었다.
내가 원하던 고요함. 이 얼마나 고대하던 순간인가. 나의 작은 호흡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그
런 평온한 시간. 너희만 사라져 준다면 말이다. 이 때,
“끼요옷!!! 우주야우주야~~~ 이틀간 뭐할꺼야아아~너 그냥 클럽에 계~~~속 있을 꺼지이
이이?? 나랑나랑, 놀러가쟈아아아아!!!!!!”
처음엔 지구에 홀로 살아갈 내 외로움을 달래줄 친구라 생각했었다. 허나, 지금 이 순간, 그는 내
게 있어 인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완벽한 인간 이지랑. 내 너와 함께 하느니 클럽청소를
홀로 하리라.
“아...지랑아 어떡하지...? 나도 가볼데가 있어서..”
거짓말을 해 버렸다. 내 결백한 입술이 결국은 거짓을 내뱉고야 만 것이다. 이지랑이라는 망할
인간 따위 때문에. 제길. 하지만, 난 이렇게 해서라도 빌어먹을 이지랑 판타지에서 벗어나고 싶
었다. 함께하기에 이지랑은, 너무 끔찍하였기에.
“힝.... 우주야아.... 그럼 같이 못 노능거야아......?”
“아마도. 그렇겠지.”
그렇게 이지랑을 떨궈 내고, 나는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작은 거짓말 하나로 꿈같은 이틀
을 얻어내었다. 온전한 자유다.
찬양하라, freedom.. 경배하라, freedom..
내게도 스코틀랜드의 그것과 같은 평화와 자유의 순간이 온 것이다.
* * *
아, 벌써 화요일이다. 월요일의 절반은 청소에, 또 나머지 절반은 망상에 빠져 모두 허비해 버리
고 말았다. 하루가 이리도 짧았단 걸 나는 왜 알지 못했을까. 오늘은 휴식의 마지막. 화요일이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꽤 좋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지루함, 이보다 무서운 것은
없을 것이다. 지금의 이 상태가 조금만 더 지속된다면 이지랑이 그리웁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
것만은 절대 안된다..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
“하도 오래 누워 있었더니 허리가 아프네..”
나는 딱딱하게 굳어버린 몸을 일으켰다. 척추에서 소리가 났다. 아마, 더 이상 누워 있는 것은 무
리라는 신호이리라. 구석방을 벗어나고 싶었다. 이 작은 곳은 내게 안식을 주긴 하지마는 쾌락
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나는 쾌락을 추구하는 지우주가 아니던가.
육체적 쾌락이건 정신적 쾌락이건 간에, 그 어느 쪽이든 지금의 내겐 꼭 필요 하였다.
나는 어슬렁어슬렁 hall로 나왔다.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보이는 것은 휑한 바닥과 조그마한 무
대가 전부였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걸음을 옮겨 무대로 향했다. 처음 한국에 돌아온 날, 이 무대
위에 있던 그를 보았었는데. 내 눈부신 태양. 그 타오르는 붉음으로 내 눈을 멀게 하였던 그였는
데. 내 전부인 그를 손에 잡으려 하는 것은 욕심인 것일까.
순간, 무대위의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눈에 담길 세상
을 내 눈에도 담아보고 싶었다. 나는 가만히 무대위로 올라섰다. 그리고는 멍하니 마주보이는 벽
을 바라보았다.. 눈물. 지금 내 뺨을 타고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나는 이곳에서 천국이라도
보길 원했던 것일까... 밀려드는 허탈감을 막을 수가 없어 눈물을 흘렸다.
그가 바라보았을 그곳에 천국은 없었다. 무존재의 그곳. 그의 시선이 머물렀을 그곳은 황폐한 사
막과도 같아서, 아무런 것도,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곳은 메마른 모래 성터일 뿐, 환영조차도 존재치 않았다.
왠지 싫었다. 이 피폐한 곳을 채우고 싶었다. 내 생명으로라도. 그들이, 아니 그가 이곳에 서있을
때는 생명이 움트고 빛이 찬란하였는데. 그가 없는 이 무대는 고요와 적막만이 감도는 무덤가와
도 같아서 검은 달빛조차 내리지 않았다. 이곳을, 찬란한 그를 잃어버린 이곳을 내가 채우고 싶
었다. 작은 촛불하나 만큼이어도 좋았기에 내 생명으로 다시 밝히고 싶었다.
.....
.....
.....
나는 무대의 마이크 앞에 섰다. 작은 목소리에 힘을 담아 내 염원을 하늘에 있을 누군가에게 보
여주고 말리라. 내 이 심장을 모두 담아 하늘에 올릴지니, 빛으로...나를 비추소서.
“....아..아..”
정작 주인에게는 보여주지 못할 내 마음을 보아 주오.
“.......당...신.............”
내 두 눈을 감았으니, 모든 것을 고백하게 허락해 주오...
“.....사.......랑하......는...................”
내 사랑이 부끄러울지언정, 거짓만은 없게 하여 주오.......
“......내 당신..... 둘도..... 없는 내 당신.......”
얼쑤......!
“당신!! 없는 이세사아아앙은~~ 아무런~~아무런 의미가업써요오!!”
감정 좋고, 박자 좋고...!!
“없어요 없어!!!!!! 의미가 없어!!!!!!!!”
좋다!!!
“가아~~~지 마세에요~~ 가지이~ 마아세요오오~~~ 나를!! 두고!! 가지마세요!!!!!!!!”
“...푸훕........!!.. 푸..푸하하하하하!!!!!!!!!!!”
순간, 내 노래에 취해 정신없이 머리를 흔들며 스탠드 마이크를 돌려대던 나는 스탠드 마이크에
한쪽다리를 감고 기울인 자세 그대로 얼어버렸다.
“하하하하!!!!! .....푸하하하...하하하!!!!!!!”
그리고는 숨넘어갈 듯 웃어재끼는 인간을 찾았다. 누구야, 대체 너 누구야...쪽팔리게....씨... 하
도 머리를 흔들어 댄 통에 시야가 흐릿했다. 얼마 후, 출입구 근처에 기대서서 허리가 끊어질세
라 웃고 있는 인간의 형체를 발견하였으니 도통 누군지 알수가... 없.....다...
....
....
“........강혜성...”
털썩. 나는 여전히 스탠드 마이크에 다리를 감은 자세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 하필이면 그
였다. 하필이면. 하고많은 사람중에 왜 하필이면 저기 서있는 저 사람이 그여야만 하는 건지. 신
은 내게 너무 가혹하다. 나는 신으로부터 지독한 미움을 받고 있는 거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에
게만 이렇게 냉혹할 수는 없다. 신은 내게 등을 돌렸다.
일단 그가 강혜성인건 둘째 치고 창피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내 아무리 뻔뻔하고 대범하다
고 소문난 지우주라 해도 이번만큼은, 정말 딱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쪽팔렸다.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다.
“하하.....하.....지우주....하하하하...”
아직도....그는 아직도 웃고 있다.......... 그가 웃는 만큼 내 얼굴에 피가 난다. 벌겋게 달구어 져
서는 지금이라도 곧 피를 흘릴 기세다. 얼른 한번 손으로 훔쳐내지 않으면 곧 흐르겠다.
헌데, 상대가 강혜성이어서 그런걸까. 이 상황에서도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하나하나 반응하고
있는 나였다. 그의 모든 것을 내 머릿속 주름에 새겨 넣으려 하고 있다. 익숙한 본능.
“하...하하........”
괜히 그가 미웠다. 아니면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이성을 잃었던 것일까. 나는 처음으로 강혜
성에게 말을 꺼냈다. 처음으로......늘 그로인해 얼어붙어 입한번 열지 못했던 나였는데, 오늘은
평소답지 않다. 얼어붙지 않았다.
“...차......창피하니까.....그만..웃어...”
“...하하....지우주.....푸....푸훕...”
그러나 그는 내 애절한 말을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아예 이쪽으로 걸어오기 까지 한다.
그는 얼마나 잔인한가. 나의 고통을 즐기는 잔혹한 악마(惡魔).
“오..오지마.... 오지마...... 가......가............”
.....
....
...
..
...!!...
성큼성큼 내게로 걸어온 그, 곧 나를 때리겠지. 지난 번 구석방에서 처럼. 날 때리며 욕하겠지. 그
렇게 내 가슴에 뽑지도 못할 대못을 박아대겠지. 하지만 이런 내 예상과는 달리 그는, 바닥에 주
저앉아 있는 나를 꽉 끌어안아버렸다. 말도 안되는 상황에 이어, 정말 말도 안 되는 전개. 내가 미
쳤거나, 아님 그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일은 일어날 수가 없다. 이성적, 상식적, 합리적, 본능
적,.... 온갖 -적 붙은 말을 다 갖다 붙여 봐도 이런 일은 말도 안 된다. 신이 나를 조롱하고 있는
것이리라. 필시, 날 비웃음거리로 만들려는 신의 계략일 것이다. 이건 아니다. 정말 이건 아니다.
“우주야.”
게다가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내 이름. 이 조차 평소의 모래알 같은 목소리가 아니었다. 내 귓
가를 현혹하고, 내 이성의 끈을 잘라낼 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내가 미쳤거나 혹은 그가 미
쳤다. 모든 상황이 정상궤도를 벗어났다. 이건 파멸의 전주곡이다.
“....우주야.”
“..왜.. 왜이래...... 너답지 않게 왜이래........왜....왜..........”
나는 두려웠다. 언젠가는 너를 사랑한 죄값을 치루리라 생각해 오던 터라, 바로 오늘이, 바로 이
순간이 그때임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너는, 내가 사랑한 너는 내게 생명을 원하는 것을 알기
에 그래서 두려웠다. 허나, 결코 죽음 자체가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 내가 진실로 두려운 것은, 나
를 죽여서 내 마음을 거두어 가려하는 너..... 그리고, 육신이 사라져도 너를 못 잊어 곁을 맴돌
내 영혼. 그래서, 그래서 나는 두려웠다.
“우주야...”
당신이 나의 이름을 한번 부르면, 나는 눈을 감을지언정 그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우주....”
당신이 나의 이름을 두 번 부르면, 나는 숨쉬지 않을지언정 그대 목소리를 기억하고.
“우주야....”
당신이 나의 이름을 세 번 부르면, 나는 생명의 빛 거둘지언정 그대 목소리 택할진데,
당신은 내게 너무 가혹하오. 내게 너무 가혹하오........
“.......하지마........그러지마..............잘못했어.....그러지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미안해.....내가 잘못한 거야.........내가...”
널 사랑한 것, 정말 잘못했어. 그러니까, 아직은 안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시간을 줘.
“.....미안해......정말 미안...”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 너 왜 이렇게 얼굴이 창백해..?”
니가.. 니가 두려우니까. 널 너무 사랑하지만은, 내 목숨을 앗아갈 니가 두려우니까.
“안되겠다. 일단, 안으로 좀 들어가자.”
그는 이제 덜덜 떨고 있는 나를 안아 들고는 구석방으로 향하려 했다. 안돼... 가지마... 거기는 안
돼... 강혜성, 니가 그곳에서 잘해주면, 넌 또다시 내게 구석방만의 연인이고 말아.. 비록 지금이
두렵지만, 지금이 너무 무섭지만... 널, 구석방에 가두고 싶지 않아. 가지마....
“...아..안돼.... 거긴 싫어......시..싫어......”
“....알았어. 안갈께. 그냥 여기 있자. 내가 가서 덮을거라도 들고 올께.”
날 두고 혼자 구석방으로 향하는 그. 이렇게 자상한 그는 너무나 생소하다. 낯설다. 내가 알던 강
혜성이 아니다. 차라리, 예전처럼 날 때려. 내게 창녀라고 욕해. 지금처럼 잘해주지만 말아..... 제
발, 잘해주지는 마. 자꾸 이러면, 내가 널 더 옭아 맬 거야. 널 구속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 내 목
이 조여오는 것을 알면서도 난 널 더 원할텐데. 지능범. 넌 정말 지독한 수완가다. 이렇게 날 죽여
가려는 거겠지.. 내 스스로 죽어가도록.
그가 내 이불을 들고 돌아왔다. 밤의 땅 빛을 닮은 어두운 이불을. 저 이불을 사던 날, 나는 환한
색에 싸여 있으면 네게 안겨있다는 착각이 일까봐, 그렇게 내가 미쳐 갈까봐 일부러 널 닮지 않
은 걸로 골랐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아무 소용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너로 인해서. 네 품에 들린
그 어두움조차 눈부시게 환하였다.
“자.... 이제 좀 따뜻하지? 그래도... 얼굴이 창백하네...”
그는 나를 이불로 폭 싸서 품에 안고, 내 하얗게 질려버린 뺨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이대로 가다
간 이 손길에 속아 버릴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남아있는 내 이성을 녹여낼지도 모르겠다. 속으
면 안된다... 안된다. 안된다...
강혜성이란 날카로운 칼날로부터 나를 지켜주고 있는 마지막 요새. 그가 내게 위험함을 기억하
고 있는 유일한 부분. 이 곳이 무너지면, 나는 그가 휘두르는 칼날에 피를 흘리는 것 말고는 아무
런 것도 할 수 없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렇게 당하고만 말겠지.
“우주야, 우주야..”
“.......너......이러지 마.......”
하지만 그는 내말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나를 품에 안은 채 말을 이었다.
“오늘, 난 너무 기뻤다..”
“......”
“너 노래하는 모습, 몰래 보면서 너무 기뻤어.”
“..........”
“너도 저런 표정을 지을줄 아는 구나. 너도 저렇게 웃을줄 아는 구나..”
“..........그만해. 안 속아...”
그로부터 날 지키기 위한 나의 미약한 몸부림.. 허나 이도 그 끝을 흐리고 마는 나다.
“.......해....”
“.....뭐?”
제발, 내가 잘못 들은 것이기를. 부디, 그의 입술이 그것만은 말하지 않기를.
“.......사랑해...우주야..”
...
...
...
...
...
내, 마지막 요새가.......금이 갔습니다. 그와의 전쟁에서 나는 패배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날 무너
뜨리기 위한 그의 계략임을 알면서도 나는 그의 말 한마디에 날 보호할 성벽을 부수고, 내 방패
가 되어줄 기사들을 지웠습니다. 스스로 생명을 그앞에 바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그 증표로 내가 먼저, 그에게 내 부끄러운 입술을 가져갔습니다. 감히, 죄많고 타락한 나의 입술
로 순결하고 고귀한 그의 입술을 머금었습니다. 곧 이별이겠지마는 잠시나마 그를 온전히 느끼
고 싶었기에. 그로 인해 존재하는 나를 느껴보고 싶었기에.
그 후에야 나는 맹세하였습니다. 잔뜩 눈물을 머금고, 그에게 약속을 하였습니다.
곧, 나를 주겠노라고...
그리고 나는 그의 품에서 정신을 잃었습니다.
.....
.....
.....
사람은 자신의 죽을 때를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하였다. 그리고 몸의 이상도 자기 자신이 가장
먼저 느끼고, 마음의 혼란 역시 자기 자신이 가장 먼저 느낀다.
지금의 내가 그러하다. 이 모든 것을 그 누구보다도 먼저,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
내 머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럽고, 나의 몸조차 정상이 아니다. 나도 모르는 새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 일수 이며, 간혹 지독한 호흡곤란에 시달리기도 한다. 나의 이 병은 어떤 뛰어난
의사라 해도 고치지 못할 병이다. 이 병은 그로 인하여 발하였으니, 그만이 고칠 수 있다. 허나,
그는 내 병을 고쳐줄 생각은 전혀 없을 것이다.
내 생명을 원하여 그 스스로 내게 이러한 고통을 안겨 주는 것 일 테니. 누구보다도 나의 파멸과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혼란스럽다.... 사랑하는 그를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오직 나 자신을 위해 그 없는 삶을 살아 낼 것인지.
강혜성과 지우주 중, 누구를 더 사랑해야 하는 것인지.. 내 머리는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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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횽- 오늘도 저는 두서없이 주절주절 잡담을 늘어 놓을 계획입니다^^
싫어하지 말아주세요~!
일단, 음모론 10편 완결을 노리고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편수에 집착하다보면 부족한 내용에 더욱더 누가 될까봐 어느정도는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제 계획 대로라면 10편 완결이 되겠지요-*
벌써 완결 이라고 제목에 쓸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 두근 합니다..
너무 짧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뭐 저는 질보다 양으로 승부한다고 자부합니다ㅡㅡ;;
다른 분들보담 일단 한편이 긴편인 것 같아요// 그러니 너무 짧다고 서운해 하진 말아주세요
그리고, 저는 쓰면서 곳곳에 힌트를 좀 흘리고 다녔는데, 뭐 쫌 이상하다...
이런거 눈치 채신 분 계시면..... 끝날때 까지 비밀을 좀 지켜주세요// 써프라이즈가 재밌자녀요
10편까지 네편 남았네요ㅡ 그정도면 한번 뒤집기엔 충분한 분량이 아닐지...
그런데 나중에 끝을 보고 실망하시면 어쩌죠?? 저만 뒤집기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어쩌죠??
걱정입니다ㅡㅡ
아, 오늘 껀 어쩌다 보니 반 코메디가 되어버린.... 어설프기 짝이 없죠~ 참, 쌩뚱맞죠ㅡㅡ
'당신의 의미'란 곡이 툭 썩여 들어가버렸네요ㅡㅎ 하지만 정신없는 우주를 표현하기엔,
정확히 말하면, 싸이코 틱한 우주의 평소 만행을 생각하니, 저기서 우아하게 팝송을 한곡
부른다거나 하면 그건 우주가 아니다 싶었어요ㅡ 우주니까 가능한 노래라고 나름대로 합리화..
우쨌든, 오늘 혜썽이도 우주도 모두모두 이상합니다ㅡ 저도 이상하구요ㅠㅜ
이 글을 읽으실 분들 만큼은 정상적으로....... 건강하시길..... 기원하며 저는 일곱번째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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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1.
[ 중편 ]
음모론(謀陰論) -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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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2.26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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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하...재밌네요...그런데 제가 잘못본건지 중간에 약간 전지적작가로 넘어가는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는듯..조금만 글과 글사이를 매끄럽게 하면 좋을것 같네요,,오늘 내용중의 베스트는 찬양하라 freedom 경배하라 freedom 이부분~~하하하~~너무 마음에 드는 구절!! 어느순간부터인가 베스트를 선정하기시작한..허허.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나요? 전.,.그냥 그렇게..허허...영화도 없구...ㅜㅜ심심한 크리스마스였어요..후,.. 감기조심하시구요@_@
싸이코틱한 우주-역시나 좋아요ㅋㅋㅋㅋ벌써 완결을 향해가고있다니;;흠..아쉽군요ㅋ오늘도 재밌게 잘보고갑니다^-^
(저 서향나무 닉네임 바꿧어요^^) 하하 재밌어요. 오늘도 정말재밌게읽고간답니다.10편분량이랴..물론 한편당 분량은 남들도보다 긴건 아는데..너무 잼있게 오늘도 읽었는데..조금많이 아쉽긴 아쉽내요. 우주랑 혜성을 떠나보내야한다니ㅡㅡ;; 참으로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