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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이라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팀을 희생시킨 경기였다.
골이라는게 넣고 싶다고 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대가 아마츄어 팀이 아닌 '이미 마음을 비운 프리미어리그팀'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호날두의 그런 태도는 이기기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야구얘기해서 안돼 지만, 주자 만루상황에서 홈런쳐서 영웅되겠다고 덤비는 타자는 삼진아니면 병살타를 치기 쉽다.
대신 자신이 죽더라고 주자 뒤쪽으로 진루타 하나 치겠다는 희생정신을 가진 타자의 타격은 대량득점을 하게 해준다.
스포츠란 원래 그런 것이다. 자신을 희생하려 하면 할수록 자신은 살아난다. 그게 바로 스포츠의 아름다움이다.
축구에서 개인은 팀을 위해 있는 것이지, 팀이 개인을 위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도데체 몇 개인지도 모를 호날두의 그 수많은 슈팅중 제대로 된 건 몇 개였을까. 희생이란걸 모르고 난사에 가까운 호날두의 슈팅에 신이 난건 오히려 더비카운티 쪽이었다.
만약 더비 카운티에 골키퍼의 움직임을 보고 슛을 때리는 안정환같은 제대로 된 '침착한 테크니션'만 있었다면 충분히 3골정도는 넣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골키퍼의 움직임도 못보고, 페인트 동작도 없이 강하게만 쏘는 슛을 못 막을 프리미어 골키퍼는 없다.
과연 강등팀다운 더비 카운티의 슈터들이었다.
세게 찬다고 2점을 주는 것도 아닌데, 골키퍼의 미세한 움직임을 침착하게보고 역으로 차는 슈팅이 아쉬웠다.
그럼 박지성의 플레이는 어떠했나. 물론 실전을 오래하지 못해서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진 선수치고는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패스는 여전히 실망스러웠다.
볼을 잡고 뭐가 그리 급한지, 동료에게 패스하기에 바쁜 모습은 여전했다. 더구나 상대팀이 달려드는 상황에 있는 동료의 발에 패스를 한다는건, 동료의 다리가 부러져도 좋다는 싸인이나 마찬가지이다.
한명정도 제치고 '골 에리어'공간에 공을 넣어주던지, 동료에게 패스를 하려면 발에 할게 아니라 동료의 앞 공간으로 패스를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모습이 없는 허겁지겁 공을 던져버리는(?) 모습은 안스러웠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호날두가 17세의 애송이일때, 그가 영웅으로 생각하던 피구와같은 포르투칼 수퍼스타들을 농락하고 골을 넣은 사람이 바로 박지성이 아닌가.
왜 그리 소극적이고 자신 없는 드리블과 패스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이 경기가 끝나고 스카이 스포츠에서 호날두에게는 평점7점과 박지성에게는 8점을 주었다.
축구에서의 평점은 그냥 참고 사항일뿐이다. 야구에서 처럼 절대적인 수치도 아니라, 그냥 웃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이건 아니다.
평점 4점짜리 플레이를 한 호날두에게 7점을주고, 그냥 평범한 6점짜리 플레이를 한 박지성에게 8점을 줬다는 자체가 넌센스였다. (참고로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에서는 박지성에게 4점을 주었다)
이런 식의 호날두의 개인플레이가 과연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어떤 결과를 나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고 글을 마치겠다.
"꼴찌팀 상대로 달랑 골을 하나 넣고 그 이상한(?) 세리모니 하는 모습을 보니 참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의 골인 줄 알겠습니다. 그러길게 동료에게 패스 좀 하지!"
< 최재선 객원기자 scblog.chosun.com/cco1998>
일기는 일기장에 쓰시길...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