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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전 한가로운 펍에서 축구 좋아하는 친구들에 낑겨 축구를 보고 있었다. 나는 친구들이 다 응원하는 팀의 적군 팀을 응원했다.
문이 열리고 왠 남자애가 들어와 옆에 앉았다. 친구들이 좋아할때 혼자 탄식 친구들이 탄식할 때 혼자 좋아라 너무 열중하는 내 이기적인 관람을 재밌다는 듯이 지켜봤다. 몇마디를 나눴지만 한번에 두가지 일을 할수없는 내 성격탓에 그저 친구들 팀이 지기만을 바라면서 약올라 하던 차에 우리팀이 졌다.
그림같이 앉았던 그 남자애가 꼭 크리넥스가 물에 젖는 것처럼 웃었다. (미안하다. 다른 표현으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예의바르게 나를 톡톡 치며 위로했다. 그 위로하는 제스쳐 우리 말로 해서 자태가 너무 이뻤다. 그넘은 멋있었다. 한국사람 아니면 멋있게 보이지를 않으니까 글구 생긴 것이며 완전 한국사람인 줄 알았다. 그래서 한국말 했지만 못알아들었다 한국사람처럼 생긴 별나라 사람이었다. 그리고 난 이제 10대 후반이지 보일듯 말듯 웃으며 잘 가꿔진 영어로 말했었다. 10대후반? 지저스.. 1로 시작한다고? 귀여운것, 곧 스무살이 되겠구나. 말하자면 열아홉과 스물하나라면은 그것은 두살갭이 아닌 십대와 이십대~ 스물이라는 것은 완전 중요한 라인이라는 것이다. 니가 이십대의 인생을 알어? 어 병아리가 되기 전 계란이구나... 참 훈훈하구나.. 젊은 닭이 되면 여자애들 꽤나 울리겠구나... 했다.
아무리 크리넥스 물에 젖는 미소라지만 그때의 나는 불순한 누나가 아니었다. 스무살이 넘은 나의 스테이터스를 나 자신에게 상기시키면서 저스트 큐트 보이라는 알파벳을 머리에 영어 소문자로 타이핑 해줬지만 그넘은 멋있더라.. 재밌다는 듯 반은 무관심으로 축구를 보는 나를 보다가 휘슬 불자마자 톡톡 치며, 아주 살짝, 그 위로하는 섬세한 자태는 정말이지 순수건 불순이건 모 그런 거를 떠나서 잊을 수가 없었다. 우선 여기서 축구보다가 내가 응원한 팀 졌다고 그런 위로를 해주는 인간자체가 첨이었기때매 기억한다..에세이 패일했다 위로해주는 인간은 있었지만..
그로부터 몇개월 후 테스코에서 계란을 사다가 그 훈훈한 계란을 다시 본 나는 쇼핑백을 들고 전력질주해서 훈훈한 그넘을 따라잡아.. 아 너 그 때 그 계란? 하면서 민망한 아는 척을 할 수가 있었다. 훈훈한 계란은 웃었다. 그 웃음은 무척 건조하며 예의 바랐다. 그래서 차가운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애나 어른이나 아무튼 시끄러우며 튀는 스탈은 싫어라 하며, 흔히 말하는 유모러스하며 다정다감하며 친절한 남자들을 싫어라하는 나에게,
일년에 몇 단어 말하지 않을 것 같은, 그리고 반쯤 싸늘한 썩소, 그런 거 아직 좋아라 하는 이 미숙한 누나에게 두마디 쯤의 예의바른 영어와 참 짠한 썩소를 남기며 두번째 재회 끝,
테스코 백 들고 누나는 왜 뛰어서 하이 유노미 를 했을까. 그것은 너무 귀여운 꼬마가 어떻게 지내나 진짜 순수하게 궁금했던 인도주의적 차원이다... 생각하려 했지만 쇼핑백을 양손에 든 전력질주가 그러기에는 너무나.
그로부터 몇개월이 또 지났다. 나는 그 계란이 우리학교 다닌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있을 즈음.
테스코 직원들에게 나 공부 열심히 함을 과시하며 파리와 새들에게 스트레스 부리며 모냥으로 들고 댕기던 어제의 내 일기 속의 책들을 반납한 것은 오전이다.. 다른 볼일을 보고 친구들을 만나고 다시 도서관에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공부를 할 마음도 없었다. 왜 그런지 아무 이유없이 도서관에 너무너무너무 들어가고 싶었다.
들어가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책을 보고 카피를 하고. 그러다가 문득 눈을 들어보니 왠 순정만화에서 방금 가위로 오린 남자가 눈이 마주쳤다 그러더니 쌰삭 내 앞을 지나간다. 일초쯤 마음이..... 아니 이 느낌은 뭐지?
정말이지.. 여름이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는데 내가 더구나 도서관같은 신성한 장소에서 순정만화 주인공같은 남자를 보고 심장이 이상해지는 것은 말이 안된다.
잠시 후에 용기를 내서 옆자리에 가 앉았다.. 나를 쳐다보더니 책을 보더니 다시 나를 보더니 또 책을 보더니 다시 나를 본다..
너무 궁금했다. 뭐하는 학생인지 몰래 살짝 옆얼굴을 훔쳐봤다. 이런 말도 안되는 짓을 한 건.
벌떡 인나서 나왔다 다른 구역으로 갔다. 구역? 조폭이냐...?
아무튼 다른 구역에 앉아 책을 폈지만 공부가 될리가 없잖아.. 이상하게 그 모습이 머리로 뛰어들어오더니 어제의 내 일기 속의 파리처럼 나갈 생각을 안하는 것이다. 미친거지. 그렇지 않으면 이 상황에서 이런 설레임이 아이스크림 이름이잖아 그건.....
순정만화 주인공은 왔다갔다 했다. 그때마다 눈이 마주쳤다. 시력이 정말 나쁜 내게, 순정만화 주인공은 계속 휘젓고 다니면서 머릿속의 판타지를 자극했다.
나는 미남에 강하다 왠만한 미남이 내 앞에서 교태를 부려도 여간해서는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더구나 내 감정은 많이 메말라있다. 한눈에 순정만화? 이건 정말이지 말도 안된다. 말도 안된다. 말도 안된다. 벌떡 인나서 도서관 문을 박차고 나가서 집으로 갈거야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아니 말을 걸어봐야겠다. 이런 미친 것 미쳤어 미쳤어 어디 외간남자에게 말을 거냐 머리속에 내훈 삼종지도 아녀자생활지침 이런 한복 저고리 치마 스러운 단어들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이건 예사느낌이 아니었다. 내가 학교에서 누군가와 눈이 마주쳐서 계속 마주치면서 이거는 말시켜야 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머리털 나서 첨.. 안된다 그냥 가면.. 하지만 난 공부가 밀려있으면서 지금 몰골은 너무 웃겨..여러가지로 정신차려야 된다. 벌떡 인나서 문을 박차고 나가버리면서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면 이건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거다.. 하면서... 인나긴 인났는데 아까 그 구역으로 다시 기들어갔다..
아니 오해는 하지마 정확히 말하면 어떤 책을 찾기 위해서였다. 나는 정말 그 책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정말 그 목적이었다. 하지만 기들어간 그 구역 책을 딱 집어드는 그 곳에 그 순정만화가 서있었다. 또 눈이 마주치고 만 것이다. 미안하다고 말한다음 책을 집어들었다. 잠깐 창밖을 내다보고 나는 말을 걸었다. 윽!!!!! 제정신 아닌 거 맞지?
그런데...그런데... 아 그런데....
그 순정만화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앞머리를 머리를 샤샤샥 흘러내리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내게 말했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난 정말 몰랐다... 진짜 몰랐다...몰랐다..
그 녀석이 그 일년전 계란일줄은...
아주 천천히 기억해냈다... 한 이십초쯤 시간이 흘렀다.
무표정으로 나는 내가 너를 어디서 봐 보긴 하는 얼굴로 가만히...정말 가만히 보다가
슬로모션으로 천천히 기억해냈다..
혹시 그 계란? 어느새 병아리가 돼있었다. 이래서 엄마들이 아들래미 밥숟가락이 아들래미 입에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 라는 건가? 으응? 이거는 아닌가?
아무튼 훌륭하게 컸구나.....
잠시 도서관 책 사이에서 얘기를 나눴다... 내 영어는 안드로메다성의 기원전 2억만년의 외계어같았다....어어찌나 어어어어어찌나 버벅거렸는지.. 누나가 미안하다 진짜.. 노망 들었나봐..
병아리는 역시 잘 조절된 저울처럼 약간의 썩소와 또 예의바른 매무새를 과시하며 누나를 긴장시켰다.
누나가 진짜 병아리 너를 못알아 보고 순정만화 말 풍선에 콩닥콩닥을 넣었으니
이거는 정말 말하자면 흑심죄가 아니라 유괴다 유괴...
아. 기숙사에는 정말 쥐구멍이 없다.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어. 여름아... 내가 나 자신을 꼭꼭 볼펜으로 찔러가며 구석으로 몰아서 물어볼테야... 왜 그랬어? 뭐냐면...................
아 나는 글쎄 넌지 몰랐구나 병아리야 라고 말하는데 내가 글쎄 리얼라이즈하지 못했다 했다. 리얼라이즈라니... 그러자 병아리가 대답했다. 리코그나이즈 못했다구? 그 말을 할때도 앞머리는 흘러내렸다. 아 저것은 정녕 순정만화... 아젠장. 너 정말 훌륭하게 컸구나. 리얼라이즈 리얼라이즈....
그래...... 누나가 당황한 것을 리얼라이즈 못했구나.
오늘 난 진도 못나간 공부도 공부지만 왠지 장난감 수갑이라도 채워줘야할 것같은 내 팔목을 보면서 너무 챙피함에 얼굴이 뜨거워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도서관 씨씨티비에 내 머릿속 주책이 찍혔으면 어떡하나... 집에 오자마자 거울을 보니 코디랑 싸운 것 같은 내 옷차림에 실핀으로 찝어올린 머리하며 요새 한참 상태 안좋은 내 쌩얼... 정말 죽고 싶더라.
빠이할때 그 썩소가 누님 눈동자가 흔들리기에는 제가 너무 훈훈하지 않나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아 내가 불순하다...
뭔가 내 안에 숨겨진 끼가 있는 거 아닌가 걱정도 되고.
아니 어린 것이 어쩌자고 그렇게 섬세하게 멋있는거냐 아직 닭도 아니면서.. 꼬끼오꼬끼오 하면서 지붕위로 날아다니는 근사한 닭들을 봐도 눈썹 하나 흔들리지 않던 차갑고 드라이한 감성의 소유자였던 여름이...
망했다. 앞머리는 뜨고 뒷머리는 삐쳐 있었다. 그게 내내 신경이 쓰인다. 미친거지. 품위유지 안된다. 나 어뜩하냐 이제
병아리야 다음부터 도서관에서 만나면 책사이에 숨을게
하지만 다음부터는 그 흘러내린 앞머리는 어떻게 좀해주렴 올빽으루다가.. 니 앞머리가 누나 마음 속으로 막 흘러내린다 응?
또 하나 누나는 베컴의 눈웃음보다 도서관남의 썩소가 더 치명적이란다..
집으로 오는 길에 게속 생각했다.
삼순이의 대사...
'너무 굶었어 너무 굶었어.....'
그리고 또 생각했지
도서관은 왜 기들어갔어 또 도서관이 거기 하나야?
그 병아리가 그 병아리였는지 꿈에도 몰랐다.
그 병아리가 그 병아리인지 몰랐을 때는 몬가 나한테 사랑이 오나보다 생각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물인 줄 알았잖아 어제 일기를 하나님이 보셨는 줄 알았잖아.
하지만 병아리, 아니 동생은 보호되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제목은 내용과 전혀 관계가 없다.
나는 미녀가 아니다.
괴롭기는 하다 모..
이승기 노래하지 마
현영도 노래하지 마
뷰티플 걸 립싱크하면서 챙피한 거 다 잊어버릴 거야 모..
그래도 너무 챙피해
너무
첫댓글 저는 파티때..못먹는 술 마시구..즈아알생긴 형제 번갈아가며 이름 물어봤었는데..예닐곱번을 까묵고..예닐곱번을 계속 물었었어요..그니깐..그 예닐곱번 내내..아예 처음 보는 사람처럼..나중엔 형제 중 더 잘생긴 동생이..'이거 예닐곱번째 대답해주는 건데..'하고 대답해줌..하하호호 웃고..완죤 프렌들리에..아무튼 다된밥에 내가 전번을안물었어요~!!헤어질때 포옹까지 해놓고, 오늘널만난건정말행운이야라고 해노코..
물론 두 형제에게 번갈아 공평하게..주변사람들이 '제니야 한명만 해라(?)'할정도로 둘다 제대로 구워삶아 완숙시켰는데..글구 그땐 내가 그러고 있다는 것도 자각을 못하고..아주아주 자연스럽게 접근했는데..지금생각하면 완전 놀라울뿐인데..지금은 얼굴이랑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돌아서면 까먹는 금붕어 기억력 같으니..문제는 둘다 우리학교 학생이란 거..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매일 마주치고 있을텐데..이름도 얼굴도 까먹어..덜덜..이놈의 술..ㅠㅠ근데도 난 챙피한걸 몰라요. 미녀가 아니기에 괴롭지두 않구. 아 좀 괴로와보구 싶은데 말이야..안 도와주네 이거..횡설수설
젤 속상한거는..꼭 잘생긴 남자 앞에만 서면 튜닝이 안돼있는거..머리카락 뻗친거야 애교죠..남보다 빨리 취하고, 취하면 마구 앵기고 들러붙는 제 술지랄 어떡할건데.ㅋㅋ
으아 제니퍼님 완전 선수다 으하하 올림픽 대표선수다 ㅎㅎ 앵겨붙는 거는 아무나 하나요 난 스카치 테잎으로 옷만들어 입어도 들러붙는 거는 못할 걸요? 워낙에 애교가 없어놔서. 아무튼 그 계란은 보호해 줘야하는 동생이랍니다. 순정만화일 경우 연하는 명랑만화로 버젼을 바꿔줘야 한다는 절대연하금지의규칙을 지켜야 함.
나도 애교는 조금도 없는데요.ㅋㅋ아 글구 울학교 완전 양계장..ㅋ그 계란같은아이가 넘 많아요..그중에 몇몇은 연하라, 역시 비매품
ㅋㅋㅋㅋ 완젼 웃겨요. 난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길 물어 보시는데..헐;;; 계란들은 어디에 있는지?
잘 지내죠?
푸하하하하하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님 -_ㅠ 저를웃기셨어요-_- 확 납치해버려요 그 병아리도 은근히 그걸 바라고있을지도 몰라요
안되요 하하
런던여름님 ㅋㅋㅋ 진짜 완전 님의 마음이 100퍼센트 와닿을려고 그래요 ㅠ 완전몰입했어요! 이거 소설아니고 실화 맞죠????? 아우 진짜 잘되셨음 좋겠다!!!
저기.. 저 아무 짓도 안할 거거든요;;;아무짓도 안한다고 맹세할게요 정말진짜 아놔 ㅠㅠ
근데 진짜 운명의 사랑같아요, 농담안하구 ㅠ 이거 친구들한테 내일 보여주겠습니다. 진짜로 ㅎ
아 진짜 제발 그것만은.. 그러지 마세요... 진짜 부탁임.. 그르심 지워버릴거에요.. ㅠㅠ
아~~~ 얘는 더 길잖아 ㅡ.ㅡ; 일단 패쑤~~~~~ 담에 시간날때 읽어볼께요. 근데 여름이 다가오는데 벙개라도 함해야죠. 제가 근사한 샴페인으로 20ml 쏠게요^^
아놔. 난 계란이 아니라 공룡알들이 달라붙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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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님 너무 사랑스러우셔요. 두분 잘됐으면 한다는 ㅋㅋㅋ
아들래미 밥숟가락.,... 아 웃껴..... 글이 너무 재밌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