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한 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이 관광지역으로 다시한번 조명 받고 있는 가운데 추모 분위기를 악용한 저가의 관광상품이 유행하고 있다.
일부 여행사의 경우 ‘봉하마을 방문’을 저가의 단순관광으로 포장해 물품 판매를 위한 미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내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를 지나다 보면 ‘봉하마을 관광’이라는 문구가 적힌 허술한 전단지가 나뒹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단지를 보면 “김해 봉하마을 정토원 여행”으로 요금은 1인당 1만원. 매일 수시로 출발하며, 중식제공까지 믿기지 않는 가격으로 사람들을 ‘혹’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관광 상품에서 가장 핵심적인 항목인 요금을 본다면 버스임차료, 연료비, 고속도로 통행료 등 1인당 1만원의 요금으로는 누가 봐도 턱도 없는 가격이다. 기자는 이 저가 관광 상품 버스에 동행했다.
|
|
|
▲ 일행들이 사슴농장 사장의 녹용홍보를 한시간에 걸쳐 경철하고 있다. | 안사고는 못 배기는 ‘흑삼’ 지난 13일 오전 7시30분. 충북고등학교 정문에 회의용 좌석을 겸비한 30인승 대형버스가 기자를 태우기 위해 정차했다. 충남지역 차량번호판의 A 관광버스였다.
전날 오후 전단지에 적힌 핸드폰 번호로 급하게 예약을 했기 때문에 혹시 버스가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지만, 어김없이 버스는 도착했다.
버스에 오르자 50~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광객 20명이 탑승해 있었다. 출발한지 50분쯤 전날 예약 통 화에서 봉하마을로 직행한다는 버스는 충남 금산으로 들어섰다. 계획하지 않았던 쇼핑의 시작이었다.
안내원은 “가는 길목에 있는 인삼공장에 들러 구경이나 하고 가자”고 사람들을 구슬리기 시작했다. 유모(모충동·58)씨는 “요금이 지나치게 싸다 싶을 때부터 알아봤다”며 이미 쇼핑을 예상하고 있었다.
금산인삼영농조합에서 운영한다는 인삼공장이 우선코스. 공장에 들어서자 서너명의 여직원들이 기다렸다는 듯 환대로 맞이했다. 곧바로 강의실로 들어선 일행들은 80년대를 풍미했던 씨름선수 L씨를 소개받았다.
|
|
|
▲ 인삼공장의 여직원이 상품구입을 부추기고 있다. |
L씨는 간단하게 인삼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일일이 악수를 건넨 뒤 나가 버렸다. 뒤를 이어 공장의 연구원이라는 사람이 들어섰다. 씨름선수 출신 L씨가 공장의 부사장이라며 신뢰를 강조하는 말로 입을 연 연구원은 30분간 9번 구워 말렸다는 흑삼에 대해 열강을 토했다.
이후 연구원은 “흑삼 원액 즙 90포 한 박스에 가격이 55만원이지만, 특별가 33만원에 20포짜리 소형박스 제품도 끼워 주겠다”며 영업을 시작했다. 일행들이 잠시 망설일 때 쯤, 외국 출장을 다녀왔다는 사장이 들어왔다.
사장은 “노 전 대통령 추모객들이니 두박스를 구입하면 사장 직권으로 20포짜리 소형박스를 더 얹혀 주겠다. 12개월 무이자 할부도 가능하다”며 선심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특별히 싼 값”이라는 30만원대 제품이 순식간에 20박스 이상 팔려 나갔다. 안사고는 못 배기게 하는 상술, 눈치가 보여 이윽고 지갑을 여는 사람들, 세 박스까지 구입하는 일행까지 그냥 봐도 한시간동안 600~700만원어치의 판매가 이뤄졌다. 저가여행을 가능하게 한 덤터기 쇼핑 현장이었던 것이다.
봉하마을 까지 7시간 오전10시30분. “점심을 금산에서 먹고 가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안내원은 바로 옆 사슴농장으로
|
|
|
▲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를 지나다 보면 봉하마을관광 전단지를 어렵지 않게 발견 할 수 있다 |
일행을 안내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이 농장에 사슴은 보이지 않았다.
인삼공장과 마찬가지로, 사장과 종업원들의 환대는 부담스럽기만 했다. 이들은 일행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게 ‘녹용술’을 준다는 말로 현혹했다. 이어 1시간 넘게 녹용 홍보가 이어졌다.
이번에도 어르신 4~5명이 50만원을 호가한다는 녹용을 30만원에 구입했다. 이 가격도 사장이 특별히 할인 해준 가격이다. 이렇게 3시간 여 동안 판매장을 끌려 다닌 일행들은 업체에서 마련해준 식사를 한 뒤 그제서야 봉하마을로 향했다.
오후 3시. 차로 4시간이면 올 거리를 8시간 만에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하지만 관광은 허술했다. 오는 내내 상품에 대한 안내만 있었지 별도로 안내원의 설명도 없거니와 봉하마을을 둘러보는데 주어진 시간은 고작 한시간 남 짓.
이모(65·용암동)씨는 “노 전 대통령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오래전부터 꼭 오고 싶었는데, 상술에만 이용 된 것 같아 마음이 안좋다”고 말했다. 일행은 봉하마을을 대충 훑어보고 쫓기듯 버스에 올랐다. 밤 8시가 넘은 시각 청주로 들어섰다. 몸은 지치고 생각지도 못한 수십만원의 경비가 들어간 저가여행이 끝난 것이다.
무보험 관광버스도 있어 청주 A관광 관계자는 “일부 관광버스 업체가 임의대로 노선을 개설하고 불법 여객운송사업을 있다”고 말했다. 별도의 여행계약 없이 봉하마을 등을 오가며 불법 여객운송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
이들 업체가 운영하는 관광버스를 이용할 경우 설령 보험에 들어도 관광버스와 여행운송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보험효력 적용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나 사고가 났을 경우 승객들이 제대로 보상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
첫댓글 관광지에서 흔히 보는 거래인데 관광버스 가이드와 운전기사 에게 몇십만원씩 쥐어주고 승객들을 모셔다 사슴녹용이라고 홍보하는 한약 다려파는 곳에 가본 경험 있습니다, 이런 글은 자주 홍보해서 선의에 피해를 보시는 분 들이 없었으면 합니다,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