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망양로 산복도로. 초행길인 듯한 중년 여성 2명이 길을 걷다가 한 마을주민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잠깐 대화를 하던 여성들은 인사를 꾸벅하고 잰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주민은 "동네에 빈집이 있는지 묻길래 부동산 중개소를 알려줬다"며 "요새 폐·공가를 찾는 외지인이 부쩍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산복도로 걷기 코스 중 하나인 이바구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집 삽니다'는 내용의 부동산 딱지 광고를 발견할 수 있다. 한 주민이 "부동산 업자들이 싼값에 집을 사들여 비싸게 판다"고 귀띔했다.
북항이 내려다보이는 초량동과 수정동 일대 산복도로에 폐·공가 찾기 열풍이 불고 있다. 동구청에 따르면 현재 파악되고 있는 이 일대 폐·공가는 200여 곳. 몇 년 전만 해도 찾는 이가 없어 애물단지였던 낡은 집들이었지만 지금은 '몸값'이 몇 배씩 뛰었다. 인근 부동산에 확인한 결과 비어있는 낡은 집은 평당 100만~200만 원으로 2~3년 사이 최고 2, 3배 올랐다. 폐·공가뿐 아니라 인근 주택 매매가도 덩달아 올랐다.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의 실거래가 확인 결과 수정동 한 연립주택 63.63㎡ 매매가는 지난해 1월 1700만 원에서 올 1월 2550만 원으로 1년 사이 50%나 올랐다. 도로를 접한 일반 집은 평당 300만~600만 원을 호가한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산복도로가 '투자 1번지'로 급부상하면서 최근 1년 사이 초량동에 영업 중인 부동산중개업소가 70개에서 94개로 24개나 증가했다.
초량동에서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는 박모(50) 씨는 "2~3년 전엔 거래조차 없던 폐가를 찾는 이들이 일주일에 2, 3명은 된다"고 말했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찾는 사람도 많다. 간혹 어떤 빈집을 특정해서 묻기도 하는데 소유주를 찾을 수가 없어 못 파는 경우도 있다. 사정이 이러니 기대 심리가 부풀어 집주인들도 부동산을 선뜻 내놓지 않는 분위기다.
이 같은 이상 열기는 2011년부터 시작된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 등 주변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북항 재개발 사업과 부산역 환경개선사업 등이 '호재'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산복도로에서 부산항대교와 북항 일대를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전망 때문에 건축물 고도 제한 등 개발이 어려운데도 카페나 식당 등을 운영하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변화가 썩 달갑지 않은 주민도 적지 않다. 세입자들은 부동산 열기로 임대료까지 올라 정든 동네를 떠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벌써 걱정이다. 한 주민은 "땅값이 오르면 쫓겨나는 건 돈 없는 사람들"이라며 "'제2의 꽃분이네' 사태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도시재생에 기대가 크다는 시민 장민성(30) 씨도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은 기존 주민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사업인데 괜한 부동산 바람으로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첫댓글 서부산권 동부산권에 비해서 중부산권의 개발호재가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산복도로 르네상스와 관련해서 그래도 아직은 적은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한 지역이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점은 북항대교에서 불꽃축제라도 하게 될때겠죠~
네^^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전망좋은 조그만 연립 쉼터로도 ㅎㅎ
2013년 까페 정모에서 몇번 가봤죠
부산진역 앞 북경에서 해물깐풍기 먹고
답사하러 다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