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그림동화'는 독일의 형 야코프 그림(Jacob Grimm:1785∼1863) 과 빌헬름 그림(Wilhelm Grimm:1786∼1859) 형제가 출간한 《어린이와 가정의 동화》이 그 시초다. 1812년에 156편으로 된 초판을 간행하고 45년 동안에 17회의 개정을 거쳐 1857년에 240편으로 완성하였다.
그러나 '그림동화'는 그림 형제의 창작물은 아니다. 중세때 부터 민간에게 전해져 오는 이야기들을 그림 형제가 동화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림동화' 초판이 발간됐을 당시 비평가들은 '아이들에게 유해한 내용이 담긴 동화'라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동화 속에 잔혹한 형벌이나 남녀간 성행위 장면이 가감없이 묘사됐기 때문이다. 결국 그림 형제는 문제가 된 내용을 삭제한 뒤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동화'를 만들어냈다.
수록된 것 중에 잘 알려진 작품은 《빨간 모자》, 《늑대와 7마리의 새끼양》,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속의 미녀》. 《브레멘의 음악대》, 《행복한 한스》, 《황금 거위》, 《엄지공주》 등입니다.
이러한 그림형제의 동화들을 패러디해서 한데 모은 것이 최근 영화로 개봉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동화적인 판타지와 모험 그리고 마법과 같은 전설로 가득하다.
그림형제가 쏟아낸 많은 동화들은 유럽지역에 퍼져있던 전설들을 취합해 만든 조립품이다. 감독은 이 점에 착안해 그들이 유럽을 여행하며 정보를 얻는 과정을 그들의 동화처럼 환상과 마법으로 덧칠해 버린다. 마법과 전설을 믿지 않는 ‘윌’은 테리 길리엄 감독의 자아가 투영된 캐릭터다. 반대로 그것들을 믿는 ‘제이크’는 어린 시절에 그림형제의 동화를 읽고 상상력을 키운 ‘테리 길리엄’의 또 다른 자아다. 상반되는 두 개의 심리를 감독은 그림형제 둘에게 똑같이 배분해 놓고, 라푼젤 성이 있는 ‘마르바덴’ 숲으로 그들을 데려온다. 그림형제가 전설과 민담을 조립해 ‘동화’를 썼듯이, ‘테리 길리엄’ 감독도 그들의 동화를 가지고 그림형제 본인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재조립한다.
테리 길리엄 감독은 나폴레옹이 유럽을 정복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형제의 여행담과 현실의 밖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일을 결합시켜 잊었던 상상력을 찾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