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잡았던 용사들의 전설 [ 3 ]
적 후방 요지를 점령하라
1950년 가을, 낙동강을 박차고 나온 아군은 무조건 앞만 보고 한만국경를 향해 뛰어가기 바빴던 상태였습니다. 이 때문에 낙동강까지 남하하여 공세를 가하던 수많은 북괴군들은 미처 후퇴하지 못하고 고립되었습니다. 북괴군 패잔부대들은 험준한 지리산이나 태백산맥 일대로 잠입하여 무장공비가 되어갔는데, 처음에는 북한 정권을 굴복시킨 이후 천천히 소탕하여도 될 후순위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 북진 당시 부실한 후방 소탕은 이후 많은 문제를 야기하였습니다 ]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잔적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들은 1.4후퇴 후에 후방을 교란하는 커다란 골칫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중공군의 제3차 공세 당시에 중동부 전선의 북괴군 제2군단 예하 10사단 같은 경우는 안동 인근까지 남하하였는데, 이는 지난 가을 후퇴하지 못하고 태백산맥 일대에서 유격활동을 벌이던 무장공비 세력이 제2전선을 구축하였기에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 지리산 일대에서 준동하다 소탕된 공비
대부분은 낙동강까지 내려왔다가 후퇴하지 못한 잔적들이었습니다 ]
1951년 중공군의 참전이후 전선이 다시 38선 인근에서 길항하기 시작하였을 때 이들은 한마디로 손톱 밑의 가시 같은 존재였습니다. 결국 아군도 이에는 이식으로 북한의 배후를 괴롭힐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였습니다. 공산군 식의 유격전술까지는 아니어도 중공군과 북괴군의 전력을 후방으로 분산시키는 대책이 절실히 필요하였고 이때 후방 도서 확보작전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 전선에 집중 된 공산군 전력을 분산할 필요가 대두되었습니다 ]
당시 지상군의 경우 병력으로는 공산군 측이, 화력으로는 아군이 우세하여 전체적으로 대등하였지만, 해군과 공군만큼은 거의 일방적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엔군이 위세를 떨치고 있었습니다. 특히 해군의 경우는 1.4 후퇴 당시에도 적의 최후방인 신의주 일대까지 올라가 작전하였을 만큼 압도적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런 이점을 바탕으로 후방작전을 연구하여 적의 주요 거점을 감제할 수 있는 섬을 확보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 압도적인 해군력을 이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포항 앞에 집결한 유엔군 해군) ]
공산군의 해군력이 워낙 미미하여 적 후방 깊숙이에 위치한 섬이라도 아군이 안전하게 작전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적의 후방을 위협하는 위치에 언제 공격을 가할지도 모르는 규모 불상의 아군이 계속 배치되어 있다는 자체 하나만 가지고도 적들이 느낄 부담은 굳이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즉, 소수의 병력으로도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동해안의 여러 섬들이 대상 지역으로 낙점 되었습니다.
[ 적 후방 도서에 상륙하여 지속적으로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였습니다 ]
지리적 여건으로 섬이 적었지만 동해안에는 전략요충지인 원산 앞의 영흥만 일대에 위치한 신도를 비롯한 다수의 섬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아군이 장악한다면 동해안의 여러 항구들을 봉쇄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최적의 위치였습니다. 해군력이 월등하였던 유엔군은 서해안에서도 동시에 작전을 펼치기로 하고 우선 작전 대상으로 교동도, 백령도를 선정하였습니다.
[ 서해 5도를 방어하는 해병 제6여단 ]
이 섬들은 38선 일대에 몰려있는 적을 황해도 내륙으로 분산하도록 유인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였습니다. 지금도 서해 5도에 주둔한 해병 제6여단은 1개 군단규모 이상의 북괴군을 황해도 일대에 잡아 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NLL을 확보하지 못하였다면 이들은 DMZ일대로 집중되었을 것이 명약관화합니다. 그 다음으로 평양의 관문이자 북한의 서해안 최대 항구인 진남포 앞의 여러 섬들을 점령하기로 하였습니다.
[ 대한민국 해병대가 행동에 나섰습니다 ]
대동강 하구의 진남포를 마주 바라보고 있는 석도를 위시한 주요 도서들을 아군이 장악하고 있다면 북한의 목에 비수를 겨누는 것과 같고 더불어 해운을 통한 중공군의 보급을 완전히 차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노릴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대상이 결정되자 작전을 직접 수행할 주체가 필요하였습니다. 이때 해답으로 떠오른 것이 대한민국 해병대였습니다. ( 계속 ) [ august 의 軍史世界 ]
마지막 왕의 후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