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68회 등산 향적산(575m) 2020-16
(충남 계룡시와 논산시 경계) 2020년 5월 31일(일) 흐림
원성연 황중모 유완식 박용균 외 2명
향적산은 무속신앙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산이다. 산의 이름은 향기 향(香)자에 쌓을 적(積)자를 써 향을 쌓은 산이란 뜻을 갖고 있다. 계룡산 정상인 천황봉에서 직선으로 뻗은 능선에 솟은 향적산은 천황봉을 향해 엎드려 절을 하는 형국이다. 특히 정상에는 내용을 알 수 없는 천지창운비와 오행비가 서있어 신비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이 산에 올라 신도안의 지세를 살펴보았다고 하고 나라의 임금을 가르칠 스승이 이 산에서 나온다 하여 국사봉 이라고도 부른다.
헬기장 능선 직전에서 바라본 향적산 정상
향적산은 환상의 조망을 자랑하는 멋진 전망대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가야산, 덕유산, 속리산, 계룡산의 4개의 국립공원과 100대 명산인 운장산, 서대산, 천태산, 민주지산, 황악산 등 수많은 산들을 조망할 수 있다. 지금까지 향적산을 12번 올랐는데 특히 2001년 1월 1일 학원연합회 회원들과 함께 한 해맞이 산행에서 천혜의 조망을 누려 가슴이 벅차올랐고 지금까지 그 감동은 뇌리에 깊이 간직돼있다.
향적산은 금남정맥의 산이다. 전북 완주의 주화산부터 시작된 금남정맥 산줄기가 운장산, 대둔산 등을 솟구치고 계룡산을 불끈 들어올리기 직전에 아담한 봉우리인 향적산을 일으킨다.
(주화산부터 약 81Km)
그동안 사정상 새벽 보문산 등산 이외에는 등산 활동을 못하다가 오늘 5명의 대원과 함께 향적산 산행을 5년 만에 다시 하게 됐다. 무상사 아래 주차장서 어릴 때 동네 친구인 황중모 선생과 만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다음 산행이 시작된다.(9:46)
정상의 황중모선생(왼쪽)과 필자
오늘 오랜 만에 만난 황중모 선생은 영화배우처럼 잘생긴 얼굴과 몸매가 크고 씩씩하고 훌륭하다. 용모괴위 라는 4자성어에 딱 맞는 친구다. 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오랜 세월동안 국가에 충성한 사내대장부다. 유완식 회장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 하고 2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정암산악회 회장을 역임한 배태랑 산악인이고 박용균 대장은 정상을 어느 누구보다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준족의 산악인이다.
차량통행이 가능한 널찍한 길로 산을 오른다. 산에는 초록의 싱싱함이 더해 가고 있어 보기 좋다. 조금 후 나타난 두 갈래 길에서 직진해서 나아간다. 향적산 약수가 반기는 간이매점에서 산길로 들어선다.
금남정맥 능선의 이정표
향적산은 계룡산의 명성에 가려져 외지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계룡시민들에겐 친근하고 가까운 산이다. 계룡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있는 산이 향적산 이다. 산길은 금남정맥 능선을 향해 나있었다. 대원들을 인솔하며 천천히 10분쯤 올라가 쉼터 정자가 시설된 금남정맥 능선에 이른다. 국사봉 1.56Km, 무상사 1.13Km란 푯말이 거리를 알려준다.
10분쯤 숨을 고른 다음 나무가 박힌 조금 가파른 정맥 능선을 타고 오르자 이정표 푯말이 서있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뚜렷이 나있는 직진 길은 유순한 산사면 길로 정상 직전의 헬기장을 오르는 길이라 대부분의 산객은 이 길로 진행을 한다.
정상의 유완식 회장과 여성대원
허나 우리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급경사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산을 올라간다. 산길은 좁지만 뚜렷하다. 이윽고 삼거리 갈림길인 금남정맥 봉우리에 올라선다. 이곳은 계룡산 전망이 환상적으로 열리는 곳이다. 너무도 아름다운 계룡산 풍광이 감동적으로 다가와 환희 심을 심어준다. 발아래는 널찍한 평야지대인 논산시 상월면 일대가 평화롭게 내려다보인다. 조망에 취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금남정맥은 일직선으로 천황봉을 향해 달린다.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일직선 능선 상에 솟은 향적산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이제부터는 완만한 능선 길이라 진행이 수월하고 고즈넉한 숲길이라 대원들의 기분은 계속 업 되고 있었다.
층층바위
얼마 후 바위가 층층으로 신기하게 솟은 층층바위를 경유하여 정상 직전의 헬기장에 이른다. 이곳에서 정상을 오르는 길은 두 갈래다. 왼쪽 길은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지만 경사 급한 오른쪽 길을 선택한다. 밧줄이 매여 있는 급경사 길을 치고 거침없이 치고 올라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을 밟는다.(11:25)
정상의 탁 트인 전망은 코로나로 답답했던 마음이 단번에 뻥 뚫리는 기분이다. 흐린 날이지만 계룡산의 풍광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충남 1봉 서대산과 옹골찬 바위산인 대둔산도 흐릿하게 조망된다. 신비스런 천지창운비와 오행비의 글자를 풀이해본다. 상월면이 잘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앉아 산행의 즐거움을 누려본다.
박용균 대장과 필자
정상을 뒤로하고(11:45) 데크가 놓인 계단 길로 산을 내려간다. 데크가 끝나자 조그만 대피소가 나온다. 이어서 산 사면의 완만한 길로 헬기장으로 돌아온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하산이다. 데크 계단과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암자 터인 삼거리로 내려선다.
직진하는 골짜기 길은 경사도 급하고 좁은 산길이기 때문에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사면 길로 진행하여 이정표가 서있는 금남정맥 능선 삼거리로 돌아온다. 이제 부턴 진행했던 코스를 역으로 그래도 되 내려가 60년 지기와 함께 한 아름다운 산행을 마친다.(12:43)
◈ 도상거리 5.53Km 2시간 57분소요(48분 휴식포함)
평균속력 2.5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