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길 (대림 제2주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6
1 티베리우스 황제의 치세 제십오년, 본시오 빌라도가 유다 총독으로, 헤로데가 갈릴래아의 영주로, 그의 동생 필리포스가 이투래아와 트라코니티스 지방의 영주로, 리사니아스가 아빌레네의 영주로 있을 때, 2 또 한나스와 카야파가 대사제로 있을 때, 하느님의 말씀이 광야에 있는 즈카르야의 아들 요한에게 내렸다. 3 그리하여 요한은 요르단 부근의 모든 지방을 다니며,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4 이는 이사야 예언자가 선포한 말씀의 책에 기록된 그대로이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5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6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매년 대림절에 우리는 성령 충만한 선지자 세례 요한의 모습을 묵상합니다. 세례자 요한의 출현은 우연히 또는 갑작스런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라 구약에 선포된 하느님의 계획이었습니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키고 내가 마련한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게 하겠다.” (탈출기 23,20)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말라키서 3,1)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거친 곳은 평지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 (이사야서 40,3-4)
탈출기와 이사야서, 말라기서에서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 두 인물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구원의 두 세계를 연결하는 가교입니다. 하느님의 약속이 이루어지기 전과 약속이 성취된 후, 바로 예수님의 길을 여는 사람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강조하는 바꾸고 고쳐야만 하는 길은 인간의 마음 속에 있는 길입니다. 그리스도를 맞이하기에 합당한 삶으로 바꾸는 것이 ‘참회’입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잘못됨이 있으면 바꾸고, 구부러진 것은 바로잡고 높은 것은 낮추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하느님의 구원이 보일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례자 요한이 대림절에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나의 마음이 여전히 비뚤어지고, 울퉁불퉁하고, 실수를 정당화하려는 거짓말로 가득 차 있다면 어떻게 바꿀 수 있겠습니까?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진심으로 고칠 수 있습니까? 진정한 회개는 회심입니다. 편안함과 희생, 손실을 받아들이려는 행동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오직 참된 회개와 회심만이 하느님을 맞이하기에 합당한 영혼의 길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길을 닦고, 길을 고친다’는 것은 단순한 말이나 가슴을 치거나 옷을 찢는 것만이 아닌 ‘진실된 회개’로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바로잡겠다는 결심, 굽은 길을 바로 세우는 것은 ‘의롭고 바르게 사는 것’입니다.
영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도전입니다. 세례나 고해성사 같은 의례를 통해 길을 마련하는 것은 아주 쉽지만, 참된 회개로 이어져 자신의 영혼을 바꾸지 못한다면 회개는 단지 형식적인 행위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림절에는 마치 사막에 사는 것처럼 검소하지만 통철한 반성을 하는 고통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합니다.
참된 회개는 구체적인 삶 속에서 실천되어야 합니다.
“회개에 합당한 선행을 하라”
대림주간을 맞이하여 세례 요한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십시오. 회개와 참회의 마음으로 주님 곁에 다가가야 함을 알고 영혼의 죄를 씻고 마음의 길로 들어가야 새로운 영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작은 주님의 소리도 들을 수 있는 고요한 침묵의 시간을 가지십시오. 주님을 따라 겸손한 삶을 살아가십시오. 그러한 길을 가기 위해 자신의 뜻을 버리는 치열한 싸움을 참아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미 그 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 마음이 주님과 멀어져 있고 굽어진 길에 있어 주님께서 바로 거기 계시다는 것을 볼 수 없을 뿐입니다.
굽은 길이 곧아지고, 거친 길이 평탄하게 되는 그 날이 오면 반드시 우리는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주님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함께 생각해 봅시다
1. 마음의 길로 들어가려면 내면과의 싸움이 필요합니다. 마음의 길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2. 나의 마음의 길은 지금 어떤 모습입니까? 꽉 막힌 도로에 있습니까? 아니면 바람소리도 들을 수 있는 한적한 시골길에 있습니까?
3. 나의 마음의 길은 어디를 고쳐야 주님이 계신 그 곳을 볼 수 있는 지 돌아보십시오.
<사진 설명>
130년이 된 사이공 노틀담 대성당은 종탑과 성당 내부의 심각한 노후화로 2017년부터 복원을 시작하여 2027년 완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성탄절에는 500,000m의 LED 조명 스트링을 사용하여 대성당 전체를 덮어 장식을 했다.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신부님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아멘
오늘도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