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TIC FAVORITES FOR STRINGS
Barber·Vaughan Williams·Tchaikovsky·Mahler
(CBS)
Side A
1. Barber: Adagio for Strings, Op.11
2. Vaughan Williams: Fantasia on a Theme of Thomas Tallis for Double String Orchestra
Side B
1. Vaughan Williams: Fantasia on ‘Greensleeves'
2. Tchaikovsky: Andante Cantabile (from String Quartet No.1, Op.11)
3. Mahler: Adagietto (from Symphony No.5 in C# Minor)
New York Philharmonic
Leonard Bernstein, Conductor
(Side B-1) David Nadien, Solo Violin
바버: 현을 위한 아다지오
많은 작곡가들이 ‘아다지오’라는 이름의 현악 작품들을 남기고 있다. 물론 ‘아다지오’란 느린 속도의 기호이지만 특히 깨끗한 현악기군만으로 연주되는 ‘아다지오’는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흥을 맛보게 한다.
사뮤엘 바버는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작곡가 중의 한 사람이나 그는 다른 작곡가들과는 달리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미국적 유머와 번뜩이는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특히 그의 작품 가운데서 느껴지는 낭만적인 서정성은 듣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는데 ‘현악을 위한 아다지오’의 원곡은 현악 4중주 1번의 2악장으로 1935년 퓰리처 장려금과 아메리카 로마대상을 받아 이탈리아에 체류 중 작곡한 것이다.
원곡인 현악 4중주로도 많이 연주되고 있으나 2악장 아다지오만은 따로 떼어서 현악합주를 위한 곡으로 더 많이 연주되고 있다. 어쨌든 이 곡은 바버의 교향곡 1번과 더불어 그의 출세작이라 할 수 있으며, 오케스트라 초연은 1938년 토스카니니가 지휘하는 NBC 교향악단에 의해 이루어졌다.
전곡은 70마디로 되어 있는데 처음 조용한 화음 위에 제1 바이올린이 명상적인 주제를 연주하면 5도 아래에서 비올라가 나타나고 이를 받아 대위법적인 진행을 한다. 첼로가 주제를 노래하는 가운데 힘이 증대되면서 포르티시모의 정점에 도달하면 휴식이 있은 후 다시 아주 작은 소리로 주제가 제시되며 끝을 맺는다.
본 윌리엄스: 토머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본 윌리엄스는 1872년에 태어나 1958년까지 살았던 영국의 작곡가이다. 그가 생존해 있던 시기를 생각해 보면 분명 현대임에 틀림이 없지만, 작품의 내용상에서 본다면 낭만과 근대가 혼합된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영국 민요에 대한 관심은 독특한 스타일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하겠다.
실제로 그는 1901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학위를 수여받고 난 후부터 영국 농부들의 민요를 채보하기 위해 시골의 방방곡곡을 여행했고 그러한 노력이 그의 작품 속에서 용해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토머스 탈리스는 르네상스 말기의 영국의 음악가로서 헨리 8세, 에드워드 6세, 엘리자베스 여왕 치하에서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오르가니스트로 활약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헨리 8세 때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온 영국 교회를 위해 많은 종교 음악을 작곡해서 영국 교회 음악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본 윌리엄스는 영국 찬송가집을 편집할 때 탈리스가 그 옛날에 작곡한 그리스 선법 중의 하나인 ‘프리지아’ 조의 노래에 마음이 끌려 제1 현악 합주군과 제2 현악 합주군 즉 2개의 현악 합주군으로 연주하는 환상곡에 주제로 사용했던 것이다
이 곡은 1910년에 초연되었으나 그 후 개작해서 1919년에야 완전한 악보로 출간되었다. 악기 편성은 4개의 독주 현악기를 주체로 한 제1 현악 합주단과 9명의 주자로 조직된 제2 합주단이 함께 연주한다.
처음 서주부가 연주되면 저음 현악기에 의해 주제의 동기가 나타나고 이어서 교회풍의 토머스 탈리스 주제가 제시된다. 이것이 반복, 확대되어 나가면 독주 비올라가 제2 주제를 연주한다. 제 2주제를 바이올린이 받아 제1 현악 합주군에서 처리하면 제2 현악 합주군이 이에 응답한다. 발전부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선율들이 엉키면서 정점에 도달하게 되는데 정점을 지나면 다시 약해지면서 조용히 탈리스의 주제가 탄주되며 종결부로 들어가 끝을 맺는다.
먼 옛날을 회상하는 듯한 느낌도 나고 때로는 오래된 교회의 분위기를 느끼게도 하는 이 곡은 그래서인지는 모르나 환상적 의미를 진하게 경험하게 된다.
본 윌리엄스: 그린슬리브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에 비하면 이 곡은 소품에 지나지 않으나 일반 대중들에게는 오히려 이 곡이 더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하겠다. 이 곡의 원곡은 영국의 옛 민요인데 가장 오래된 문헌으로는 1575년에 발간된 책에 이 곡이 들어 있다. 당시에는 일종의 무곡이었다고도 하나 그 후에는 크리스마스 캐럴로도 많이 불리고 있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는 ‘윈저의 명랑한 아낙네들’이라는 희극을 발표하면서 이 곡에 대해 언급하고 있거니와 그 후 본 윌리엄스는 이 셰익스피어의 희극을 대본으로 해서 4막 오페라를 작곡했던 것이다. 그리고는 제3막에 이 ‘그린슬리브스’의 멜로디를 삽입하고 있는데 나중에 이곡만을 다시 편곡, 독립된 작품으로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 곡이다.
원곡 자체가 워낙 유명한 것이고 또 선율이 아름다워 많은 편곡 작품들이 있는데 본 윌리엄스의 작품은 오케스트라와 하프를 위한 곡으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라 하겠다. 전체는 3부로 되어 있어 처음 도입부는 독주 플루트가 하프의 반주를 타고 연주해 나가면 제2 바이올린에 의해 주제가 제시된다. 알레그레토인 중간부에는 하프는 없이 저음 악기군인 비올라와 첼로에 의해 또 다른 선율이 제시되고 다시 하프가 나타남과 동시에 ‘그린슬리브스’ 주제가 반복된다.
차이코프스키: 안단테 칸타빌레
첫 곡인 ‘아다지오’와 마찬가지로 ‘안단테 칸타빌레’도 ‘노래하듯이’라는 악상기호로 흔히 어떤 악곡의 2악장에 많이 쓰인다. 바버의 아다지오가 그의 현악 4중주 1번의 2악장인 것과 같이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도 현악 4중주 1번의 2악장이 원곡이다.
그러나 역시 여기에서도 현악 4중주 1번으로서보다는 ‘안단테 칸타빌레’로서가 더 유명할 뿐 아니라 이 곡은 따로 오케스트라로 연주되고 있는 것이다. 안단테 칸타빌레의 선율은 <러시아 민요 300곡집>에도 수록되어 있는 오래된 민요인데 1876년 12월 문호 톨스토이를 위해 이곡이 연주되었을 때도 안단테 칸타빌레에서 톨스토이가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이곡에 대해서는 더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겠으나 다만 이 민요를 차이코프스키가 이용하게 된 동기를 기술한다면, 1869년 여름 우크라이나에 있는 누이네 집에 기거하고 있을 때 이 곡을 알게 되었다고 하며 이 단순한 민요를 차이코프스키는 품격 있는 예술품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말러: 아디지에토
구스타프 말러는 1860년에 태어나 1911년에 세상을 떠난 지휘자이며 작곡가인데 특히 그는 후기 낭만주의의 마지막 문턱에서 장대한 교향곡과 독특한 어법의 가곡들을 남겼다. 특히 그의 교향곡은 거의가 한 시간 이상씩 걸리는 대곡으로 교향곡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는데 아다지에토는 교향곡 5번의 4악장이다.
처음 듣는 이들은 말러의 교향곡을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 아다지에토만은 누구나 금방 이해할 수 있는 투명한 아름다움이 넘쳐흐른다. 아다지에토 역시 아다지오보다 조금 빠른 속도 기호인데 이 곡은 영화음악으로도 사용되었다. 하프의 반주에 의한 현악기군만으로 연주되는 이 곡은 말러의 또 다른 면을 느끼게 한다.
(한상우/1983년 국내 지구레코드 라이선스 음반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