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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기가 막히는지 한기의 턱에 주먹을 날린다.
한기의 아구창에 쩍! 하고 현수의 주먹이 붙지만 한기는 현수를 상대하지 않고 눈물이 고인 선화만 노려본다.
질리는 현수.
한기가 선화를 노려보다 돌아선다.
선화: (앙칼지게) 어딜 가! 사과해!
한기: ?!……. (선화를 돌아본다.)
개새끼들 그러잖아 (곱게) 저리가 그러면 꼬리 치면서 쫓아오고(거칠게)이리 와! 그러면 무서워서 도망가구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얼굴로 그 새끼가 무슨 생각하는 지 그거 못 보면 우리 개야
문득 숙연해지는 일동
(피식 웃고 기지개 켜며) 딱 두 시간씩만 자고 움직입시다
그 때, 노크 소리와 함께 여직원이 들어오고
여직원 검사님, 댁에서 전화 왔습니다
집이라니?
여직원 오피스텔 관리인인데요, 도둑이 들었다고 와 보셔야겠다구요
됐어, 훔쳐갈 것두 없어
여직원 그렇게 말했는데
뭐? 하는 느낌으로 인상 확 구겨지는
여직원 (찔끔하면서) 그래도 확인 하시고 문도 고치고 그래야 된다고
내버려둬요 지금 못 움직여 나자야 돼
석신 (대뜸 나서며 조금 오버하고) 아, 이런 개 같은 자식들이! 거기가 어디라고, (기운 차게 을 돌아보며) 걱정 마시고 업무에 전념하십시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됐다니까
석신 아닙니다
석신이 사과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읽은 듯 피식 웃는
(자기 키 주며) 차루 가 피곤할 때 오토바이 위험하다
씩 웃으며 열쇠 받는 석신
석신이 나가고, 의자에 길게 누워 잠 잘 자세 취하는
씬 58 서울지검 주차장/밤
의 차에 올라타는 석신
출발한다
씬 59 도로/밤
기분 좋게 차를 몰고 가는 석신
적한 도로로 접어든 석신
어디서부턴가 오토바이들이 하나, 둘 쫓아온다
석신 (피식 웃으며) 라이더가 라이더를 알아보나 아 내 바이크를 갖구 왔어야 실력발휘를 해주는 데 말이야 서운하네
그러면서 길 한쪽으로 차를 붙여 길을 터주려는 석신
그러나 교묘하게 석신의 진행을 막으며 어느새 포위하는 형국이 된다
멈칫하는 석신의 얼굴
선두의 라이더 하나가 슬쩍 차를 돌아보며 차번호를 확인하는 것이 보이고
선두가 뒤를 향해 손짓을 하는 순간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석신 차의 뒤 유리가 나간다
억 놀라며 핸들을 꺾는 석신
동시에 운전석을 향해 날아오는 야구 배트
한 번, 두 번, 세 번 이어지는 야구 방망이
입술 굳게 문 석신, 핸들을 잡고 크게 방향을 돌리는데 순간 석신의 눈앞으로 쏘듯이 들어오는 급커브와 가파른 경사로가 시커먼 아귀처럼 입을 벌리고 있다
쾅! 엄청난 굉음이 들리고
씬 60 회의실/밤
엎드려 잠이 든 과 수사관들
쾅! 앞 신과 연결된 불길하게 큰 소리에 놀라 번쩍 고개를 드는 일동
문이 생각보다 세게 열린 듯 자기도 당황해서 서있는 박 계장
박 계장 죄송합니다
(길게 기지개를 켜며) 아뇨 (얼굴을 짝짝 때리며) 이제 일어나야지
하는데 울리는 의 핸드폰
씬 61 병원 주차장/밤
한 수사관이 운전하는 차가 들어와 급하게 서고
과 강력부 사람들 내린다
거의 동시에 앰뷸런스가 급하게 들어와 서고
강력부 사람들 뛰어 들어가는데 앰뷸런스 문 열리고 흰 시트가 끝까지 씌워진 베드를 내리는 의료원들
쫓아 들어가다가 멈칫하는 의 모습이 느린 화면으로 보이고
의료원들이 이동카트에 베드를 옮기며 흘러내리는 시트
그리고 드러나는 석신의 얼굴
앞을 지나가는 베드 위의 석신 얼굴이 흔들리고
운전하던 수사관1, 병원에서 다시 나오다가 이 모습 보고 멈칫
, 수사관1의 손에서 거칠게 키를 잡아 뺏어 차에 오른다
씬 62 골프장 사무실/새벽
한쪽 벽면의 대형 텔레비전에는 골프 자세 교정 화면이 흐른다
영상 자료를 보며 골프 연습을 하고 있는 승우 라운딩 나가기 전에 자세를 교정하는 연습 중인 듯하다
밖에서 와당탕 쿵탕 당신 뭐야 등등의 소리가 들리는 가 싶더니 왈칵 열리는 문
씩씩거리며 들어선 양쪽 팔과 다리에 경비원을 달고 나타난 모습이 어딘지 볼썽사나운 느낌이다
승우 이른 시간에
하는데 그대로 달려든 , 승우의 얼굴이 돌아갈 만큼 주먹을 휘두른다
소파로 나가떨어지는 승우
쫓아가서 그런 승우의 멱살을 잡는
경비원들 쫓아 들어오려 하는데 슥 나타난 정훈이 경비원들을 불러 나가고, 문을 닫는다
이른 시간이지 사람 불러내서 교통사고 일으켜 골로 보내기엔 적당한 시간이구, 이 비겁하구 잔인한 새끼야
승우 무슨 소리를
(말 끊으며 승우의 멱살을 더욱 틀어잡고) 무슨 소리? 그래 니가 보내구 싶은 내 가 사지 육신 멀쩡히 나타나 짖어대니 뭔 소린지 싶겠지 (승우의 멱살을 잡아 일 으키려하며) 가, 새끼야 니가 나대신 보낸 인간, 젖먹이 딸린 스물다섯 살짜리 인생
승우 (의 손목을 잡고) 진정하지, 김 검사
다시 승우의 얼굴을 돌려버리는
와당탕 나가떨어지는 승우
(쫓아가며) 검사? 늬 눈에 내가 검사루 뵈기는 해? 검사 무서운 줄은 아는
하는데, 쫓아간 의 가슴을 발로 걷어차는 승우
뒤로 밀려나는
그런 을 쫓아가며 조용히 발로만 걷어차서 구석으로 몰아넣는 승우
순식간에 엉망이 돼서 구석에 처박힌
그 앞으로 한 무릎 꿇고 앉는 승우
너 늬 형 사고두 결국 이렇게
승우 (천천히 일어서며) 아 형 그렇지 우리 이렇게 된 거, 안 효준이사가 형 사건 다시 조사해 달라고 해서 시작된 거지 (일어나서 홈 바로 가서 칵테일을 만들며) 그런데 어쩌지
기다렸다는 듯 울리는 전화벨소리
승우 (에게 시선 고정한 채로 전화 받고) 예, 김 박사님 (얼굴은 뺀질뺀질한데 목소리는 침통하게) 그랬군요 아뇨 괜찮습니다 형님두 차라리 그쪽을 원하셨을지 모르죠 제 고집 때문에 1년 동안 형님 붙잡고 있었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장례는 예, 아버님 때랑 같이 학교장으로 준비하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을 보는 승우
승우 수사를 의뢰한 사람은 나타나지를 않고, 피해자는 죽었고 유능한 부하도 잃었군 이제 뭘 할 거지, 강 검사?
벌떡 일어나 승우에게 달려들려 하는
그 때 노크 소리 들리고 들어오는 정훈
정훈 변호사님들, 라운딩 준비 끝나셨습니다
승우 그래
정훈이 들어와 리모컨을 누르자 옆방과 사이에 쳐진 유리벽의 블라인드가 걷혀지고
유리 문 너머에 쟁쟁한 느낌의 변호사들 십 여 명이 고급
때두 때려 맞힌 게 반이지?
보고 씨익 웃더니 누운 자세 그대로 등으로 기어 현관까지 올라가는
미나 좋게 생각하면 쥐들도 햇갈려서 많이 죽었거든요
강호 와~ 이 여자가 개념이 없네
미나 뭐? 너 지금 나한테 이 여자라 그랬냐?
강호 허~ 너 지금 나한테 너라 그랬냐?
미나 야! 씨~ 너 몇 살인데?
강호 씨~이? 씨~이?
미나 그래 씨! 뭐?
강호 야! 일루와 너 일루 안와!!
싸던 아이들 오성과 동생 얼른 강호와 미나를 양쪽에서 잡고 말린
강호 팔을 휘젓고 미나 강호에게 발길을 내젓는
그때
‘미나야~~~~!’ 하며 허겁지겁 달려오는 복덕방 배씨
배씨 미나야 헥헥 됐어 당장 계약허겄대 (강호 보더니) 어? 강호도 여 있었네?
탁! 얼굴이 굳는 미나와 강호
스르르 멍하니 서로 얼굴을 쳐본
강호 방구?
미나 와 왕따?
배씨 뭐여? 둘이 아는 사이여?
순간 후닥 도망가는 강호 그리고 허겁지겁 문방구로 뛰어 들어가는 미나
운동장 낮
음악에 맞춰 태권무용을 하는 학년 아이들
도복을 입은 태권이 아버지가 조회대에서 기합을 넣고 있
그리고 그 옆에 멍하니 정말 멍하니 앉아있는 강호
관장 (강호보며) ‘칭찬합시’ 땜에 그런가 태권이가 많이 달라졌어요 존댓말도 쓰고 하하하
강호 (멍~~~)
관장 민망해서 시 기합소리 어잇! 어잇! 넣더니
관장 자 음 두 명씩 짝져서 격파!
소영과 짝이 되는 태권 소영과 눈도 못 마주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나무판을 들고 있 소영 이얏! 하고 달려가 이단 발차기로 나무판을 깬
관장 이야~ 쩌기 저 애는 벌써 찌르는게 르네
강호 (보더니) 쟤가 소영이에요 태권이 때린
관장 아~~~~
관장 얼른 시 어잇! 어잇! 기합 넣고
강호 시 멍한 얼굴로 색지를 보더니 가위로 툭 자른
강호(NA) 방구
S자에 풀을 칠한
강호(NA) 방구
개선문이라고 쓰여진 글자 밑에 글씨를 붙인
강호(NA) 방구
개 선 문
The king of fighters
멍하니 개선문을 바라보고 있는 강호
강호(NA) 가끔씩 그 아이가 생각났
(과거) 학교 낮
계단에서 멍한 얼굴의 강호를 껴안고 있던 미나 홱 돌아 계단을 뛰어 오른
황홀한 웃음이 어리는 강호의 얼굴 강호 마치 날 듯이 계단을 뛰어 오르면
한동안 환한 빛과 함께 꽃잎이 휘날리가계단 끝에 방 입구가 보인
뛰어 들어가 미나에게 줄만한 뭔가를 찾는 강호 탁자 위 꽃병에 꽃도 빼보고 미스김 누나의 립스틱도 돌려보고 엄마의 목걸이도 목에 대보고 카세트 테이프들 중에 심신 테이프도 주머니에 넣고 그러이 강호의 눈에 마호병이 들어온
(과거) 문방구 앞 낮
미나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더니 아빠 손에 들린 크레파스를 뺏어 바닥에 내동댕이친
부러진 크레파스가 사방으로 널브러진
미나 나 아빠 싫어!! 진짜 싫어 세상에서 젤 싫어!! 왜 내가 아빠 때문에 왜 내가 아빠 때문에 방구가 돼야 돼!!!
미나의 말에 아이들 푸핫 웃음이 터지고 아빠도 빙그레 웃는
미나 벌개진 얼굴로 팩 돌아서 가고 때마침 방용 마호병을 통째로 들고 달려오던 강호 그 모습을 본
(과거) 공터 낮
어린 미나 혼자서 자전거를 타려고 끙끙댄
그러 어어어하고 넘어지려는데 그때 미나의 자전거를 잡는 손
미나 돌아보면 강호가 웃으며 서 있
cut to
미나 달리고 강호가 자전거 뒤를 잡은 채 뛰고 있
미나 놓으면 안돼 알았지? 절대 놓지마
순간 빙그레 웃으며 손을 놓는 강호
미나 달리는데 갑자기 강호가 미나의 자전거를 스쳐 앞지르더니 미나를 보고 선
강호 웃으며 미나를 향해 자신의 양손을 들어 보인
강호 짜잔~~
미나 (당황하더니) 놓지 말랬잖아 이 새끼야!!아아악
미나 흔들리며 왕좌왕하더니 그대로 강호 앞으로 돌진 강호를 덮친
쾅!!! 흙먼지가 날린
(과거) 운동장 낮
목발을 짚고 절뚝절뚝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어린 강호
저 멀리 아이들이 미나에게 콩알탄을 던지며 놀리는 모습이 보인
응 어? 저건 또 뭐여?
아이들이 일제히 강호를 쳐본
문득 미나랑 강호의 눈이 마주친 미나 미안한 눈으로 강호 리를 본
장미 뭐야? 이젠 별 짓을 하네?
응 큭큭 븅신 같은 게 진짜 븅신이 됐어 에잇! 받아라~!!
응이를 선두로 아이들이 일제히 콩알탄을 던진 그 바람에 넘어지는 강호
아이들 그 모습 보며 까르르 웃이 도망간
잠시 후 쓰러져 있는 강호에게 미나가 가온
미나 괜찮아?
강호 슬픈 눈으로 미나를 바라본
강호(NA) 정말로 화가 난 건 그 애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은 것이었
강호 저리꺼져!! 이 방구야!!
문방구 안 낮
방구야! 방구야! 방구야!
볼펜대 연습종이 위에 적혀있는 글자를 멍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미나
배씨 아 뭐혀? 얼른 와서 계약서 쓰라니께
아! 미나 얼른 볼펜 한 자루를 꺼내더니 가와 계약서를 쓴
여자 그날 왜 애들이 안 보였나 했더니 일부러 그러셨면서요?
미나 아 네 정신없을까봐
남자 하하 맞습니 그래서 저희도 저 평상부터 없애려구요 쓸데없는 놈들 죽치고 있어봤자 괜히 보기도 안 좋고 지저분해지고 아 맞! 여기 애들은 좀 어때요?
배씨 아휴~~ 애들이야 착하죠
여자 아니 그런 거 말고 생활수준이요 없는 애들은 이 손버릇도 그렇고일단 이 찾는 물건 자체가 질이 좀 떨어지잖아요
미나 (순간 못 참겠은 듯) 저기요!!!
배씨와 부부가 놀라 미나를 본
미나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결심한 듯
미나 계약금 이번 주까지 주시면 안 될까요? 물건 값을 빨리 좀 정리해야 돼서
여자 음 뭐 어차피 준비 해 놓은 돈이니까 그렇게 하죠 뭐
미나 아버지 이름 옆에 도장을 꾸욱! 찍는
cut to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 문방구 밖으로 부00부와 배씨가 나오고 잠시 후 미나가 힘없이 나오더니 평상에 앉아있던 슈퍼맨 옷을 입은 아이1에게 가간
미나 오늘은 왜 혼자야?같이 니던 놈은?
아이1 (울먹울먹) 지가 한자 8급 떨어졌이 엄마가 놀지 말랬대요 으앙
cut to
해와 산과 나무 그리고 밭을 그리고 있는 아이1
미나 어쭈? 제법인데? 미술학원 녀?
아이1 아뇨 미술학원 니믄 른 학원하고 시간 안 맞는이 안 된대요
미나 뭔 놈의 학원을 그렇게 많이 니냐? 니네 돈 많구나?
아이1 아뇨 동생이 많아요 동생이 세 명이라 지까지 집에 있음 엄마가 피곤허대요
미나 그런 아이1을 씁쓸하게 본
아이1 와~ 그렸
미나 아! 그래 봐봐 여기 그림 그렸지? 근데 어? 보여? 서진아?
아이1 (이름을 불러주자 미나를 쳐본) !!
미나 서진아 봐~ 이 안에 한자가 있잖아~
미나 아이1이 그려놓은 산위에 山 자를 쓴
그리고 빙그레 웃고 있는 해 위에 日 나무와 밭 위에 각각 木 田을 쓴
아이1 와~
cut to
엄마와 아빠와 자신을 그려 놓은 아이1
미나 엄마의 가슴에 찌찌를 그린
미나 서진이는 엄마 찌찌를 먹고 자랐어요 엄마 찌찌를 이렇게 돌리면 어미 모(母) 냠냠냠냠 찌찌먹는 서진이 입은 입 구 (口)
아이1 히히히 웃는 그때 오성과 동생이 달려온
오성 헥헥 누님 즈희 출근혔어요
미나 (가만히 오성을 보더니 얼른) 근데 니들은 한자 8급 합격했어?
오성 아니요
미나 이 눔 쉐끼들이 근데 뭘 쳐보고 있어?빨랑 안 튀어 올라와?
오성과 동생 얼른 신발을 벗어던지고 평상으로 뛰어 올라온
미나 자 이번엔 아빠 (아빠 얼굴에 수염을 그리며) 이게 뭐야?
아이1 수염이요
오성 으악~ 아빠도 수염 많은데
동생 비비면 완전 따가워요
미나 맞았어 아빠 수염은 (엑스자 그리며) 따가워서 싫어요! 아비부(父)
하하하 낄낄낄 웃는 아이들 미나가 가르쳐준 대로 따라서 써본
아비부자를 가만히 보며 문득 씁쓸해지는 미나의 눈
재활 치료실 낮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미나의 아버지 오늘도 런닝셔츠 바람 힘들어 보인 그 때 담당의사가 가온
의사 하하 오늘도 런닝셔츠네요?
아버지 아니 그게 병원이 좀 덥네요
의사 훗 많이 좋아지셨어요 음 주부턴 통원 치료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아버지 아 참말요? 아이고 아이고 고맙습니 그러지 않아도 딸애 혼자 고생이 많아 걱정이었는디
의사 그래도 아직 장사하시는 건 무리에요
아버지 에이 연필 몇 개 집어주는 게 뭐 힘들이고 헤헤
아버지의 얼굴에 아이 같은 웃음이 어린
문방구 근처 밤
강호 문방구 앞에서 서성이고 있
난데없는 양복차림
강호 들어갈까하이 시 돌아서 간 그러 시 온
머뭇머뭇기웃기웃 아용기가 안 난
그때 강호의 눈에 오락기가 들어온
갑자기 주머니를 뒤지는 강호 천원짜리 한 장을 꺼낸
문방구 안 밤
물건을 정리하며 통화중인 미나
미나 음 드디어 도장 찍었어 이제 남은 물건만 처리되면 바로 올라가야지 이번주 토요일에 볼래? 뭐? 결혼식? 누구? (표정이 확 굳어진) 어 그 그렇구나 그럼 나중에 그래 음에 연락하자 응
미나 전화기를 끊고는 한숨을 내쉬는데 그때 미나의 눈에 강호가 써 놓은 방구야!라고 쓰여 진 연습종이가 보인 미나 종이를 잡아 뜯으려는데그때
강호 방구야!
미나 (놀라서 쳐본) !!
강호 으응 아니 그냥 지나가 (천 원짜리 내밀며) 동전 좀 바꾸려고
미나 어 그래
미나 계산대로 쪼르르 달려가더니 돈 통에서 백 원짜리를 꺼내 건넨
어색한 두 사람
강호 (얼른) 아니 내가 왜 하필 여기서 바꾸냐면 여기 요 앞에 오락기
미나 ?
강호 그러니까 내가 일등을 했었거든? 맞! 사진도 찍어 놨는데(옷 뒤진)
미나 킹 오브 파이터즈?
강호 어 어 맞어 그거 하~ 근데 어뜬 새끼가 자꾸 살살 약을 올리잖아 아주 잡으면 신 오락 못하게 손가락을 뽀사버리려고 하하하
미나
강호 (어색) 저기 그럼 난 이만
강호 어색하게 웃더니 나가려는데
미나 케이비쥐 말하는 거야?
강호 어! 맞아! 케이비쥐 그 자식 알아?
미나 응 아빠
강호 !!
병실 밤
힘겹게 휴대폰을 누르는 아버지
아버지 이~ 복덕방 나여~ 문방구 하하 잘 지냈는가? 나야 많이 좋아졌제 담주에 퇴원허랴 이~ 그렇니께 하하 른 게 아니고 집 간판 말여 그걸 좀 갈어야 쓰겄는디 간판집 번호 좀 알까 혀서
cut to
식판을 들고 들어오는 아줌마 ‘저녁드세요~ 하는데
링거가 뽑힌 채 아버지가 없
병원건물 앞 밤
휠체어를 힘겹게 굴리며 나오는 아버지 눈시울이 붉
로비를 나와 길을 건넌 입구로 들어오던 택시와 승용차들이 위험하게 끽끽 선
그런 아버지를 발견하고 호루라기를 부는 경비원
아빠 그 소리에 한쪽 손으로 더 열심히 바퀴를 굴린
정문으로 통하는 내리막길 암담한 눈으로 내리막길을 보 뒤를 돌아보는 아버지
간호원과 경비원들이 뛰어오는 모습이 보인
결국 시 앞을 보더니 굳은 얼굴로 휠체어를 굴리는 아버지
빠르게 달리던 휠체어 결국 방향을 잃고 길가 가장자리 돌에 걸려 그대로 넘어간
몸을 일으키는 아버지 사력을 해 팔로 바닥을 조금씩 기기 시작한
기어이 나가려는 듯 정문을 향해 끙끙
달려와 그런 아버지를 잡는 경비원과 사람들 아버지 몸부림을 친
아버지 놔 놔 가야돼야 넘긴댜 문방구 팔린댜 문방
아버지 그대로 정신을 놓는 눈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린
문방구 앞 밤
미나와 강호가 함께 오락기 앞에 앉아있
강호 아 맞 강씨도 케이로 시작하는구나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미나 너 이름 강호잖아
강호 ?
미나 (CKH에 K자 가리키며) 이거 강 아니야?
강호 어? 맞!
미나 허~ (어이없이 보더니) 하긴 너 원래 머리 나빴어
강호 흠흠그럼 여기 비쥐는?
미나 봉근 강봉근
강호 아 그렇구나 그러고 보면 너도 참 대단하어떻게 단 하루 만에 역시 피는 못 속이는 거지 아저씨 맨날 오락기 앞에서 일등 하시려고 막 그러셨잖아
미나 그래서 더 싫었어
강호 ?
미나 오락기 처음 들어 온 날 아빠한테 그랬어내가 제일 먼저 일등에 이름 올릴 거라고 그럼 애들이 날 얕잡아 보지 않을 거라고근데 그걸 알면서도 저렇게 떡하니 자기 이름을 올려놓더라 참 유치하지? 그래 어른이 돼서 그렇게 애들을 이기고 싶니?
강호 애들을 이기고 싶으셨던 게 아니라 애들하고 같이 하고 싶어 하신 거지 아저 애들을 좋아하셨으니까
미나 그래 그랬지 나만 빼고
강호 미나를 본
미나 표정 씁쓸해지더니 어색해 일어서는데
강호 미워하는데 그렇게 해? 왜 그렇게 애들한테 잘 해주셨는데 아저씨 맨날 애들한테 부탁하셨어 미나랑 친하게 지내줄래? 그럼 도화지 두 장 더 줄게 오락 한 판 더 시켜 줄게 자전거 타는 법 가르쳐줄게
미나 스르륵 강호를 돌아본
강호 애들이 더더욱 너 놀린 것도 그래 설 거야 그럴수록 아저씨가 더더욱 잘해 주시니까
미나 !
강호 어? 근데 이거 이상하? 봐봐 봉근이면 비 케이가 맞는 거 아니야?
미나 (화면을 본)
강호 맞지? 근이니까 케이하하하 근데 뭐야 여긴 쥐잖아 뭐야아저씨도 머리 나쁘셨네?
미나 가만 생각하 열 받는
미나 봉근이? 너 방금 봉근이라고 그랬냐? (빗자루 들더니) 너 일루와 어른이 그럴 수도 있지
강호 (벌떡 일어나 도망가며) 아니 그게 아니야 난 그게 아니고아~ 미안미안!!
쫓고 쫓기는 강호와 미나 아이들처럼 정겹
그때 미나의 핸드폰이 울린
병실 밤
체념한 듯 넉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누워있는 아버지 간호사 팔에 을 놓는 미나 그런 아버지를 노려보고 선 채 주먹을 쥐고 바들바들 떨더니
미나 왜? 왜 그래 왜?!!나한테 왜 그러냐고~~~!!도대체 그 그지 같은 문방구가 뭐 길래~~ 왜 이렇게 사람 속을 쌕여~!!!
간호사 (말리며)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
얼른 강호가 뛰어 들어와 간병인과 함께 미나를 끌고 나간
문방구 낮
운동회 연습하는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평상에 아이들저마 숙제를 하거나 문제를 풀고 있 어느새 시 친해진 아이1 2도 보인
문방구 안 가판대 위에 멍하니 반쯤 누운 채로 누워있는 미나
오성은 미나의 핸드폰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
아이7 아후~~ (미나와 눈 마주치자) 사회요 고구려 백제 신라 건국 연도가 자꾸 햇갈려요
미나
아이5 누나누나! 운동회 할 때 어느 팀 응원할 거예요? 청군이죠?
아이7 백군이죠?
미나 (보이 마지못해) 이긴 팀 응원할거야
아이들 ?
미나 그러니까 이겨 이긴 팀한텐 공책 열권씩 쏠게
‘와~ 진짜요?’ 아이들 좋아한
그런 아이들을 보며 희미하게 웃는 미나 그 때
장씨 물건 왔습니
미나 됐어요 이제 물건 안 받아요
미나 멈칫아이들을 본 아이들 ‘뭐지?’ 하는 얼굴로 미나를 보고 있
장씨 그러지 말고 명함 한 장 받아요 정직과 양심 조은상사 영업본부장 되겠습니
미나 (일어난) 됐니까요!
미나 돌아서서 물건들을 정리한
장씨 헤헤 거 사장 본적 없지요? 사람이 을마나 점잖은지 몰라요 생전가야 막말을 한 번 하나 인상을 한 번 찌푸리나근데 그런 사람이 지 애새끼를 그냥 개패듯 패더라구요 왜냐? 지네 불량식품 사 먹였고십 년 보약 맥인 거 말짱 도루묵 됐이 세상에 을마나 못 먹을 걸 먹었음 3대 독자를 그렇게 패?
그때 밖에서 당탕! 으앙~!!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
문방구 앞에서 아이1을 잡고 때리고 있는 엄마인 듯한 여자
그리고 녹색 어머니회 앞치마를 두른 여러 아줌마들
서진엄마 너 학원 빠지면 알아서 허랬지? 한자도 빵점 맞은 주제에 왜 이렇게 속을 쌕여? 왜?!! 일루와~ 이 녀석
미나 뭐예요? 말로 하세요
서진엄마 나 쟤 엄마거든요? 비켜요! 너 일루 안와?!
미나 (버럭) 엄만데!!엄만데 왜 그렇게 자식 마음을 모르세요?
서진엄마 뭐요?
미나 서진이가 뭐라는 줄 아세요? 누난 살찌지 말래요 살찌면 애기 나온이
서진엄마 !
미나 엄마가 애기가 많아서 자기를 싫어한대요 그래서 학원에 보내는 거래요 귀찮아서 피곤해서 그런데 어머니 같음 가고 싶겠어요?
아줌마1 아니 근데 이 여자 뻔뻔한 것 좀 봐 그래서 그렇게 애들을 위해서 학원 못 가게 잡아 놓고 게임 시키고 불량식품 팔아먹은 거예요?
미나 !
장씨 (아줌마1에게) 아이구 어머니 불량식품이랴뇨 나라에 허가 받고 하는 건디
민의 얼굴
S#5 교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