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없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옵니다.
그 아이에게 잘해줘도 엄마의 빈자리는 채울 수 없습니다.
소외청소년을 위한 후견인 연결프로그램 “1대1수호천사”를 진행하는 가정이 있는데, 다문화가정입니다.
아빠가 나이 많아 베트남여자와 어렵게 국제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들과 딸을 낳고 1년 만에 도망갔습니다.
버려진 두 남매는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이 됐습니다.
아빠는 심한 당뇨로 인해 인슐린주사 없인 못살아갈 정도이고, 이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입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시기를 겪고 있는 이 가정이 위태위태합니다.
특히 딸아이의 사춘기는 엄마의 부재가 절대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우울하고 어둡고 근심에 찬 얼굴을 띕니다.
근데 이 아이가 코로나에 걸린 것입니다,
부리나케 아빠에게 전화를 했더니 거기도 정신없나봅니다.
아이는 무사한지, 어떻게 지내는지 모든 게 궁금했습니다.
원래는 생활치료센터로 이동해야 하는데 휴대폰이 없어 못 간다는 겁니다.
환자의 정보와 동선을 휴대폰으로 확인하는데, 이 아이에겐 돈이 없어 휴대폰을 사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작은 방에 혼자 격리돼 있는 상태랍니다.
잘 먹어야 면역력도 좋아져서 빨리 완치될 수 있을 텐데 걱정만 앞섭니다.
“혹시 제가 가지고 있는 휴대폰도 괜찮으면 갖다 줄게요.”
이랬더니 “고맙다”고 하더군요.
이 아이가 혼자서 얼마나 무섭고, 힘들겠습니까?
아이 걱정이 큽니다.
엄마라도 있으면 옆에서 힘이 돼 줄 텐데, 의지할 곳이 없는 게 서글픕니다.
“1대1수호천사” 나갈 때 “뭐 갖고 싶니?”물으면 항상 “소설책이요.”라고 대답하던 예쁜 아이입니다. 그러면 생필품과 읽고 싶은 책 그리고 생리대를 챙겨서 갖다주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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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갑에 항상 20~50만원을 가지고 다닙니다.
순간순간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교회재정에서 “선교비” 목록으로 예산 잡아 놓은 것입니다.
이것은 담임목사가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아도 되는 금액입니다.
어떤 사람도 이 금액에 대해서 “어디에 쓰셨어요? 증빙서류 주세요.”라고 할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교회 성도의 위대한 점이 이것입니다.
담임목사를 믿는다는 것입니다.
호의호식하는 곳에, 개인적으로 편취하는 곳에 쓰지 않는 걸 믿습니다.
지금 우리 동네에서 가장 비싼 과일집을 가야겠습니다.
그곳에 가서 가장 맛있는 과일로 10만원어치 사서 코로나에 걸린 그 집에 갖다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