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의 서생원과 오늘의 서생원은 어떻게 달라졌을까도 생각해 보게 한다. 일제 식민치하에서 신음하는 조선 민중들의 고통과 서러움을 호소하는 저항의 몸부림을 김정구는 노래로 분출해 냈을 것이다. 그는 또 민족혼을 흔들어 일깨우기 위해 특유의 구슬픈 목소리로 하소연했을 것이다. 그 모습이 활동사진처럼 지나가고 있다. 덕담의 소재는 돌아온 새해가 12지지(地支) 가운데 어느 동물에 해당되는가에 따라 주고받는 격려와 칭찬의 내용도 달라진다. 이를테면 소띠해에는 근면성실을 말하고, 닭띠해에는 새벽이 열리는 희망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말띠해에는 박차고 뛰어오르는 힘찬 기상, 양띠해에는 부드럽고 온순함, 용띠해에는 승천(昇天)하는 용꿈을 꾸라며 격려해 준다. 쥐는 흔히들 풍요로우며 미래를 예상하는 영리함이 있다고들 한다. 쥐는 사람 주변에서 서식하는 포유동물로 농작물을 먹어치우거나 각종 질병의 매개역할도 하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 각종 질병 퇴치를 위한 신약(新藥) 개발에 실험용으로 희생되면서 인간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양면성을 가지고도 있다. 쥐의 특성은 은밀성(隱蜜性)과 왜소성(倭少性), 다산성(多産性)에 있다. 쉴 새 없이 분주하게 쫓아다니며 먹잇감을 찾아다니는 부지런함과 다산(多産)의 왕성한 번식력이다, 몸집은 왜소하지만 민첩하게 운신(運身)하며 고양이, 올빼미, 족제비, 뱀 같은 천적으로부터 자기보호에 뛰어난 방어력을 가지고도 있다. ‘금수회의록’에서는 쥐를 ‘서생원(鼠生員)’이라 부른다. 서생원은 쥐를 의인화하여 속되게 부르는 별칭이지만 생원(生員)은 조선시대에서는 진사(進士)와 더불어 성균관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기도 했다. 쥐가 벼슬하는 초급관리의 대접을 받은 것이다. 그만큼 영리하고 약삭빠르며 귀엽고 잽싼 그의 동물적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그래서 60갑자를 설정할 때 쥐에 대해서는 쥐 서(鼠) 자를 쓰지 않고 아들 자(子)를 썼다는 것이다. 사람의 출생연도에 따른 띠를 말할 때는 쥐를 자(子)로 예우한다는 것이 전해오는 이야기이다. 쥐의 슬픈 운명이다. 한때는 사회 캠페인으로 쥐잡기 박멸 운동이 전개된 적도 있다.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東鼠一匹)’이라고 했다. 태산이 떠나 갈듯이 요란하게 떠들더니 튀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었다는 뜻이다. 예고만 떠들썩하고 실제 결과는 별것 아니라는 비유적 표현이다. 12지지를 선택할 때 고양이는 모르고 있다가 쥐가 1등 자리를 차지한 데 대한 앙갚음으로 고양이는 쥐만 보면 잡아 족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쥐새끼 같은 놈’이란 비속어도 있다. 의리를 저버리고 배신하거나 자기 자신만의 사리사욕만 채우는 이기적 인간을 낮추어 욕하는 경우이다. ‘쥐뿔도 모른다’는 소리도 듣는다. 나라의 곡간(穀簡)을 거덜내는 도둑 쥐가 되어 분탕질한다는 여론도 있다. 배부른 서생원들이 설쳐대며 노략질하는 오늘의 형국이 마치 동물왕국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동물 국회’란 모욕과 수모의 난장판이 되고 국회의장이란 자는 역적이란 비난을 받으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
첫댓글 庚子年 새해에는 鼠生員은 잘 대접하여 부지런하고 약삭 바르게 살게 할것이며 쥐새끼들은 모두 잡아서 저세상으로 보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