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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으로 형성되는 무법천지
지난 2개월은 참으로 어지러웠습니다. 소란이 없는 나라에서 조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으로 부러웠던 계절이었습니다. 사회는 무법지대를 향해 달립니다. 대로에서 한 저항력 없는 시민이 일방적으로 매를 맞고 피범벅이 되어 실신에 이르렀는데도 수많은 시민들이 지켜만 보았고 말리기는커녕 몰래 경찰에 신고해주는 사람도 없었다합니다. 방송국 앞에서 우익인사가 몰매를 맞고 있어도 경찰은 어영부영,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합니다.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일이자만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찰로 연행된 4명의 시위대를 면회하겠다며 경찰을 찾아온 또 다른 4명이 경찰을 폭행하고서도 적반하장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민변 변호사와 상의하여 고소하겠다는 협박까지 했고,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경찰에 몰매를 맞았다고 거짓사실을 유포했다합니다. 경찰은 그들을 때린 사람들을 달래서 그냥 보냈다 합니다. 2005년10월4일 시청 앞 10만 집회에서는 경찰에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폭력을 사용했다며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박찬성 반핵반김운영위원장 등을 사법처리 했던 경찰입니다.
인터넷에는 전경버스를 망치로 부수고 경찰에 소화기를 분사한 사람이 경찰 프락치라는 주장이 돌아다녔지만 붙잡고 보니 대학생이었다고 합니다. 탈진해 쓰러진 전경사진을 인터넷에 올려놓고 시위 여대생이 사망했다는 소문을 퍼뜨린 사람도 있었다합니다. 경찰이 장애여성 머리채를 잡아챘다는 사진이 돌아다녀 알아봤더니 오히려 팔목을 물린 경찰관이 물린 입에서 손을 빼내는 과정에서 머리채가 날렸던 것이라 합니다.
자기들이 폭력을 행사해놓고도 상대에게 뒤집어씌우고, 거짓사실을 조작하여 정부를 궁지로 몰려는 모략전, 과거에 빨치산들이나 불순 좌익분자들이 단골 전술로 사용하는 투쟁전술입니다. 이러한 전술을 다른 대상도 아닌 국가 공권력을 상대로 펼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의 중심이라는 서초경찰서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 판입니다. 힘없는 자연인이 대부분인 국민은 숨어살아야만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에게 힘이 없으면 경찰은 이렇듯 매를 맞습니다. 또 경찰에 힘이 없으면 국민이 매를 맞습니다. 그리고 매 맞은 사람은 팔자로 돌리며 마음의 상처를 빨리 잊어야 그 나마의 건강이라도 챙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비전입니다. 국가는 세금만 걷어가고 국민에 제공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조차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약한 정부, 강한 정부
한국 국민은 세금을 미국 국민보다 더 많이 내고 있지만 국가는 해주는 게 별로 없습니다. 미국인은 세금을 GNP의 19%대를 걷고 있지만 훌륭한 시스템과 훌륭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으며 노후에는 세금을 많이 낸 시민에게 그만큼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미국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싸우면 경찰이 이깁니다. 미국경찰, 불법시위에는 인정사정없습니다. 불법시위대는 동물 떼 정도로 취급하기 때문에 인권이라는 게 없습니다. 떼 법도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시민은 경찰을 매우 신뢰하면서도 무서워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미국정부는 국민이 내는 세금을 기억하고 그에 따라 노후에 되돌려주지만, 한국정부는 한번 걷어 가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적게 내려고 힘을 씁니다. 그런데도 GNP의 21% 대를 걷어가는 것입니다. 미국시민이 부러운 것은 미국의 정부가 부럽다는 뜻입니다.
정권에 힘이 없으면 정치 모리배들이 난무하고,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폭력이 난무하고 범죄가 기승을 부립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되고 최규하 과도정부가 들어서서 긴급조치로 구속되었던 모든 시국사범들을 풀어주고 사면시켜 주었습니다. 1년 이내에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 새로운 대통령을 뽑도록 하겠다고 수 없이 발표했습니다. 그런데도 저들 재야인, 폭력배, 학생, 노동자들은 더욱 기고만장하여 사회를 어지럽혔습니다.
카리스마가 생길 때와 사라질 때
1980년4월초, 치안본부는 계엄위원회에 무정부 상태에 대한 통계를 보고했습니다. 1980년1월부터 3월까지 발생한 범죄에 대한 통계였습니다. 살인이 64.3% 급증했고, 강도가 113.9%, 폭력이 20.1%, 절도가 21.4%, 밀수가 122.6% 급증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서정화 내무장관은 “강력범들에 대해서는 사회복귀가 불가능하도록 강제 노동이나 강제수용 등의 특별관리가 필요하니, 계엄당국이 이를 뒷받침해주었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했습니다. 대학세력과 노동세력의 폭력시위가 연일 끝 간 데 없이 치닫고 있었던 당시 사회적 인사들은 좌불안석이었습니다. 종교계, 경제계, 언론계 등에서 파국적 난국을 하루 빨리 수습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겸 중앙정보부장서리는 세상물정에 너무나 어두웠던 최규하 대통령에게 계엄 시에만 한시적으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는 대통령 자문기구의 필요성을 보고했습니다. 이른바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였습니다. 1980년5월21일 권정달 보안사 정보처장은 국보위 설치 요강을 마련하여 이원홍 청와대 민원수석비서관에게 제시했고 이원홍 수석은 이에 대한 조문화 작업을 마친 후 5월25일경 국보위 설치에 대한 대통령령을 성안했습니다. 이는 계엄법과 정부조직법을 근거로 한 것으로 합법적인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정부에는 모두 446개의 위원회들이 있었지만 그 때는 이것이 처음이고 유일한 위원회였습니다. 참으로 위원회다운 위원회였던 것입니다.
국보위에는 4대 기본목표가 있었습니다. 안보태세강화, 정치발전, 경제시책, 사회기강확립이었고, 추진 지침으로는 계급선동 근절, 국가전복기도의 제거, 불법시위 근절, 사회비리 척결, 정치풍토 쇄신, 국가이익을 우선시하는 언론풍토, 종교를 빙자한 정치활동 통제, 건전한 노사관 확립, 사회악 근절, 과외과열 진정 등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오늘날에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6월18일 계엄사는 권력형 부정축제 혐의자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혐의자들은 당국의 정화 의지에 순응하여 853억 원의 부정축제 재산을 자진 헌납하기로 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였습니다.
그리운 사회정화의 힘
7월초 전두환 국보위 상임위원장과 김만기 정화 분과위원장은 최규하 대통령에게 2급 이상의 공무원에 대한 숙정 결과를 마련하였다고 보고했고, 최규하 대통령은 적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관계부처의 장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공정하게 처리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보위 상임위원회는 7월9일 장관1명 차관6명 도지사 3명을 포함 2급 이상 공무원232명을 숙정하였다고 발표했고, 그 후 7월31일까지 입법부11명, 사법부 61명 행정부 5,418명 등 공직자 5,490명과 국영기업체 금융기관 및 정부산하단체 등 127개 기관 임직원 3,111명 등 총 8,601명이 사임했습니다. 정치 모리배들을 청소하기 위해 국회도 해산시켰습니다. 7월30일 국보위는 과외금지, 대입본고사 폐지, 대학졸업정원제 등을 골자로 하는 교육정상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8월4일 국보위는 사회악일소를 위한 특별조치를 발표하고 불량배 소탕에 관한 삼청계획 제5호에 따라 11월27일 제4차 단속까지 모두 57,561명을 검거하여 그중 3,052명을 재판에 회부하고 38,259명을 ‘군부대 정화교육’ 이른바 ‘삼청교육’에 회부했으며 16,250명을 훈방 조치했습니다. 그밖에 국보위는 부정불량 식품 및 약품단속을 실시하고 전과기록을 말소하는 등 신원 기록에 대한 정비작업을 단행했고, 해외인력 송출절차와 수출입 절차를 간소화했고 ‘연좌제’를 폐지했습니다.
1980년대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지금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강력한 정부’에 대한 향수를 가졌던 많은 보수인사들은 지금도 이렇게 정부가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씀들 하십니다. 미국 쇠고기를 문제 삼는 것은 배고픔을 모르고 자란 사람들이 배부른 투정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 촛불세력은 불순세력이 배후조종하여 형성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 정부에 강력한 법시행을 주문합니다.
그런데 생각해야 할 게 있습니다. 1980년 당시 만일 유약하기로 이름난 최규하 대통령이 이렇게 강력한 법시행을 강행했다면 제대로 되었겠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에 이렇듯 서슬 퍼런 법집행을 실천 할 수 있었던 것은 전두환 위원장에게 약점이 없고,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카리스마의 본질은 신뢰와 능력과 언행입니다. 신뢰는 쌓아올리는 데 평생이 걸리지만 부수는 데는 불과 1분도 안 걸립니다. 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신뢰는 한번 잃으면 다시는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이것이 현시국의 핵심인 것입니다. 그래서 비전이 없다는 것입니다.
보수의 길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날로 확산되는 공산주의자들과 싸워야 합니다. 그들을 상대로 싸우면 혼란만 가중됩니다. 대다수 국민을 그들의 영향권으로부터 떼어놓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그들보다 더 열심히 배우고 더 열심히 전파해서 그들을 이론적으로 이기고 그들보다 더 기발한 방법으로 감성적 접근을 해야 합니다. 이제는 “때려잡자 공산당” 식으로 싸울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보기엔 조-중-동이 좌경매체들보다 정보전달을 게을리 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언제나 헝그리정신으로 싸우는데 우리 보수들은 늘 배가 부르고 게으릅니다. 오직 “빨갱이는 때려잡아야 한다”는 말들만 합니다. 그러면 누가 나서서 때려잡습니까? 때려잡으면 검찰과 법원이 가만둡니까?
지난 60여 일간 조-중-동과 대부분의 우익인사들은 쇠고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했습니다. 수많은 광고들까지 냈습니다. 이 광고문들을 읽은 아이들과 주부들은 이런 우익단체들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인 대통령과 정부가 두 차례씩이나 잘못했다며 머리를 숙였는데, 어째서 우익들은 문제가 없다고 하느냐? 참으로 이상한 사람들이다“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쇠고기에는 살코기만 있는 게 아닙니다. “쇠고기전면개방” 이게 무슨 뜻입니까? 살코기만 수입하는 게 아니라 창자, 뼈, 뇌, 혀 등 모든 부위를 전면적으로 수입하는 것을 말합니다. 살코기만을 따진다면 저는 미국산 살코기가 한국산 젖소보다 더 싸고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질긴 젖소를 한우로 속아 사느니 정육점에 가서 아예 “미국산 쇠고기를 달라”할 것입니다. 하지만 위험물질이 들어 있다는 부위로 만든 설렁탕, 곰탕, 소머리국밥, 곱창 등은 수입이 재개되는 날로부터 아예 멀리 할 예정이었습니다. 쇠고기 협정에 문제가 처음부터 없었다고 주장한 것은 우익의 신뢰를 스스로 허문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이 추가협상으로 많은 걱정들이 해결됐지만 아직도 기분은 그리 개운치만은 않습니다.
우리는 이제 미국에서 풀지 못하는 문제를 안에서 풀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먹거리 일반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개혁해야 할 것이며, 우리는 이런 정부의 갈 길에 채찍을 가하고, 촛불 뒤에서 이득을 얻으려는 좌경세력에 대해서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의 홍역은 한국에 참으로 엄청난 문화를 새로이 창조하게 되었습니다. 전국의 모든 식당이 예외 없이 쇠고기에 대한 원산지를 표시하고 쇠고기 거래의 이력을 기록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 지구상에 이 희한한 문화는 아마도 우리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는 기록문화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이 사회에 새로운 기록문화를 창조하고 그것이 모든 분야로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여기에는 식당을 찾는 우리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 일만큼은 우리가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평양 전쟁 전후에 일본 부자들이 세금을 포탈하였습니다. 맥아더는 부자들이 낸 세금 액수를 부자들의 대문 앞에 붙이도록 했습니다.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저 집은 아니다” 하면서 고발을 했습니다. 주민들의 힘으로 부자들의 세금포탈행위를 바로 잡은 것입니다. 이번 쇠고기 원산지 표기가 바로 이와 유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호에는 쇠고기 문제, 광우병 문제를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그 전에는 운하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두 개의 주제에 대해 사실 저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각 주제에 대해 10일 이상에 걸쳐 공부를 했고, 그 결과를 요약하여 회원님들께 알려드린 것입니다. 여러 회원님들로부터 “쇠고기 공부, 광우병 공부 많이 했다, 고맙다” 이런 인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번 호에는 쇠고기시국과 역사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제가 언제까지 회원님들 앞에 더 머무르게 될지는 모르지만, 제가 이 일을 중단하는 날부터는 제가 만들어 올렸던 책들에 더 많은 애정이 가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책들을 모으시는 분들 중에 결본을 찾으시는 분들이 더러 계십니다. 늘 격려 해주시고 도와주시는 회원님들이 계시기에 저는 오늘도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날이 점점 더워집니다. 특히 음식을 조심하시기 바라며, 회원님들 가정 가정에 행복이 깃드시기를 빌어드립니다.
2008.6.25.
국민의함성대표 지만원 올림
첫댓글 시스템클럽의 글을 일부 수정하여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