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과 훈육의 미묘한 간극
아동학대란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근거하여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 규정되어 있습니다.
아동의 권리보호에 민감한 만큼 아동학대에는 적극적인 가해행위를 포함하여 소극적 의미의 단순 체벌 및 훈육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 유형 및 징후에는 기본적으로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 학대, 방임이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계시겠지만, 가정에서 아이에게 교육을 할 때에 체벌을 해보신 부모님이라면, 훈육의 ‘적절한 기준’이 무엇인지 헷갈리고 혹여 내가 학대를 하는 게 아닐까 걱정되시는 부모님들 계실 것 같습니다. 혹은 아이는 때리면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훈육과 체벌을 구분하려면 체벌의 기준, 아이가 체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체벌의 수위 등 다차원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단순하게 분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훈육은 의지나 감정을 함양하여 바람직한 인격형성의 주목적을 달성하는 교육입니다. 반면, 체벌은 일정한 교육적 목적으로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행위입니다. 다시 말해 체벌은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며 잘못된 행위를 억제하려는 행위입니다. 분명 교육적 목적으로 체벌을 가했는데, 아이는 오히려 반항하거나 겁을 먹는다면 이는 당연한 겁니다. 체벌은 아동이 주체적인 사고를 하여 스스로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지 못합니다. 즉, 체벌은 아이가 그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거나 잘못을 자각하지 않는 한 교육적인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체벌은 부모가 아이들 때문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날 때 때리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시작되곤 합니다. 물론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겠지만,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 방향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이렇게 체벌을 가장한 학대 속에 키워진 아이들은 애착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겪습니다. 타인의 감정상태에 매우 민감해서 눈치를 보며 위축되거나, 대인관계에서 지나치게 친화적인 모습으로 다가가서 타인을 당황스럽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며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무가치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유년기 시절 학대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신체, 인지, 언어, 사회성 발달도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성인기의 성격 발달과 정신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체벌로 가지 않도록 나의 마음을 다스리고 훈육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부모 입장에서 훈육은 이렇게 해주세요.
1. 정중하게 요청해주세요.
아이를 키우며 문제나 갈등이 생길 때마다 엄격하게 훈육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아동과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맺어져 있다면 정중히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부모인 우리는 종종 자녀에게 함부로 말하기 때문에 힘겨루기를 하곤 합니다. 나보다 어리다고 해서, 내 자식을 소유물로 여기지 말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며 정중하게 요청하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내가 존중 받고 싶다면 나부터 자녀를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OO아, 아침에 일어나고 나면 이불 정리를 하면 좋겠다.
그러면 네가 나중에 자더라도 먼지 쌓이지 않은 이불에서 쾌적하게 잘 수 있단다.”
2. 나-전달법으로 이야기해주세요.
정중한 요청이 효과가 없다면, ‘나-전달법’을 사용하여 아동의 문제행동이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해보세요. ‘나-전달법’은 ‘나’를 주어로 삼아 이야기하는 방법입니다. 아이의 인격과 자존감을 공격하는 화법은 아이의 자존감만 떨어지게 만듭니다. 따라서 잘못된 행동에만 집중하여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주고 부모의 진실된 감정을 전달한다면 아이도 충분히 이해할 것입니다. 단, 감정을 전달하되 비난이나 비평이 없어야 하며, 행동보다 행동의 결과에 감정을 표현해야 합니다. 또한, 따라오는 결과의 책임감을 알려주신다면 아이가 스스로의 행동에 더욱 책임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OO아, 네 주변을 청소하지 않으니 지저분해지는구나.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네가 지저분한 아이라는 안 좋은 인식이 생길까봐 걱정돼.
그리고 이대로 방치한다면 벌레들이 꼬여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단다.
앞으로는 곧바로 잘 정리하고 깨끗이 청소하면 좋겠다.”
3. 충분한 보상을 주세요.
아이의 긍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보상해주세요. 아이의 문제행동을 수정하기 위해선 적절한 보상으로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시켜 주어야 합니다. 대신, 부정적인 행동은 적극적으로 무시하여 관심을 보이지 않아야 진정 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보상에는 사회적 보상(미소, 안아주기, 칭찬하기 등)과 활동적 보상(좋아하는 만화 보여주기, 좋아하는 게임 하기 등), 물질적 보상(아이스크림, 용돈, 장난감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물질적 보상만 준다면 잠깐의 욕구만 채워줄 뿐 아이의 내적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므로 사회적 보상을 통해 심리적인 성취감과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안겨 주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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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김효원, “정신건강칼럼 6월 체벌, 훈육과 학대 사이”,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규희, “훈육과 학대의 경계: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 살펴본 자신과 타인의 체벌 기준”, 한국보건사회연구 (2021): 1-18.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바람직한 훈육방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2015).
홍효석, “내외재적 동기유발과 보상시스템의 관련성”, 경남대학교 (2014): 264-268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