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반 고기 반, 그냥 반두로 건져올리기만 하면 돼.
'불타는 금요일'에 오줌 쌀 시간도 없이 손님이 많을 때면 동료들과 으레 이런 말을 했다.
그런데 근래 들어서는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없다. 매너리즘에 빠져서인지 아니면 예전의 날고기는 실력이 다 죽어서인지 금요일에도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나만 그런 걸까?
그렇다면 정말로 푸닥거리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근데 나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금요일 밤 자정 무렵엔 신사역 주변엔 3·1만세 운동 때처럼 택시 타려는 인파로 들끓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주 5일제와 음주문화의 변화로 예전 같은 금요일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이 밤이 금요일밤이긴 한 거야? 하며 고개를 갸웃할 정도이니 뭐가 문제일까.
길 가장자리엔 빈택시들로 도배를 했고 그다음 차로는 어슬렁거리는 빈택시들로 도로는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을지병원사거리에서 콜을 기다리다 지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앙드레김 매장을 넘어오니 이 밤이 '불금'이 아닌 '물금'이라는 걸 여실히 확인하고 결국 길빵모드로 돌아섰다. 1차로로 붙어 신사역사거리에서 U턴을 했더니 여자 2명이 포착되었다. 앞에도 빈차가 지나갔지만 그 차량은 그녀들을 외면했다. 아메리칸인지 유러피안인지 모를 외국여자이기에 영양가가 없다고 판단하고 외면했으리라. 나 또한 평상시 같으면 쳐다보지 않았을 텐데 콜을 기다리다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기에 애가 타는 것은 속일 수 없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내국인들보다 더 멀리 가지 않는다는 것은 택시 핸들을 잡고 한 달만 일하면 알 수가 있다. 이태원에서 외국인을 태워봤자 해방촌, 이슬람사원, 버티고개등 가깝고 꼬불꼬불 오르막을 올라가는 돈 안되는 코스가 대부분인지라 이왕이면 그들보다 내국인 앞에 차를 대게 된다. 그러니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택시타기가 정말로 힘들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그들의 하소연에 안타까운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는 굶주려 똥줄 타는 지경인데 우리의 어려운 현실은 외면한 채 택시인의 도덕성과 인성을 운운하는 것은 너무나 비열한 처사이다.
가끔가다 강남에서 홍대를 가는 준척을 낚기도 하지만, 이태원이나 가겠지 하며 그녀들 앞에 차를 세웠다.
젊은 여자 둘이 이내 내 차에 오르더니, 안녕하세요, 신도림요, 한다. 지난달에 황학동을 화곡동으로 잘못 알아듣고 확인사살을 하지 않고 가다가 다시 차를 돌려 갔던 우여곡절이 있기에 다시 물어보았다.
구로구 신도림이죠?
아니요. 신드롬요, 하는 것이다.
우리말을 못할 줄 알았는데 말하는 본새가 몇 년을 거주한 듯싶다.
안 물어보고 그냥 갔다면 또 한번 사달이 날뻔했다. 신도림, 신드롬.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로 애매하긴 애매하다.
신드롬? 잘 모르겠는데요. 어디에 있는 거죠?
압구정로데오역이나 압구정역 근처인 것 같은데요.
그 둘은 꽤 차이가 나기에 콕 집어주세요. 압구정로데오역 or 압구정역? Where to?
그럼 주소를 불러줄게요. 신사동 587-1번지.
손님이 이 주소를 불러주기 전에 대충 감이 왔었다. 그래서 네비가 검색 로밍을 하는 중에 내 차는 상황을 파악하고 벌써 좌회전 차로에 붙었다. 내 생각이 맞았다. 다름 아닌 선샤인호텔의 클럽이었다.
클럽신드롬의 입구 http://blog.naver.com/jiop1019?Redirect=Log&logNo=220097895814
선샤인 뒤편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은 클럽을 찾은 젊은 남녀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대로변에 차를 세웠다.
여깁니다, 했더니 아니라고 하며 손사래를 친다. 기껏 10미터밖에 안되는 골목길을 들어가 달라는 말이냐 하며 고개를 돌리니 손님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지도 검색을 하고 있다. 그 옆에 탄 또 다른 여자는 술이 됐는지 허튼소리를 하고 있고, 기껏해야 그 시간이 1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성질 급한 내 속엔 서서히 불길이 타오른다.
여기 맞습니다. 보세요. 네비가 여길 가리키잖아요. 이 젊은이들도 다 클럽에 온 거라고요.
내 말에 머리를 들었다가 이내 숙이고 자신의 지도를 보더니 이곳이 아니라며 직진하잖다.
미치겠다.
딱 봐도 여기가 맞는데 더 가면 압구정역인데 그곳엔 클럽을 눈 씻고 봐도 없는데 말이야. 계속 우기니 가뜩이나 일이 안 된 나로서는 서서히 부아가 치밀었다.
그렇게 우기니 어쩔 수 없이 직진을 했다. 압구정역에 다 다다를 즈음 어디로 가느냐며 재차 물으니 그녀도 혼란스러운지 아무 얘기를 못한다. 스마트폰의 네비가 GPS수신을 제대로 못해 버벅대는 것일 터. 그러니 나의 닦달에 아무 말 못하고 그녀도 안절부절못했다. 압구정역 앞에 비상깜박이를 켠 채 차를 세우고 룸밀러로 강한 레이저를 쏘아 채근했더니 그제야 네비가 제대로 알려주는지 에러, 쏘리를 연발한다.
그래서 다시 U턴을 해서 되돌아올라 갔다.
내 말이 맞는데 사람 말을 믿지 않은 것에 화가 나서 엑셀에 가지껏 힘을 주고 가속했더니 나의 불편한 심기를 읽었는지 그녀들은 주눅이 들어 조심스레 천천히 가달라고 말을 한다.
차마 다시 U턴을 해서 아까 그 자리에 세워달라는 말을 꺼내지는 못하고 맞은편에 그냥 세워달라고 한다.
내리면서 Calm down(진정하세요), Sorry, 하며 미안함을 표시하기에 조금은 언짢은 마음이 풀어졌다.
그나마 이 두 서양 여자들은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를 아는 염치를 가졌지만 한국의 젊은이였다면 어땠을까?
아저씨! 그럴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첨 가는 길 모를 수도 있고 네비가 버벅대어 이렇게 된 건데 서비스업에 계시면서 손님한테 너무 막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다고 내가 돈을 안 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이렇게 나오는 것이 요즘 젊은 친구들의 모습이다.
자신밖에 모르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없고 오로지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 그들을 이렇게 만든 게 우리 사외와 어른들이기에 할 말은 없다.
그렇기에 이런 모습을 보기가 싫어 클럽에서 나온 젊은것들은 태우고 싶지가 않아 그 근처에는 얼쩡거리지 않는다.
첫댓글 반대로 난 어제 이태원서전부쌩까고 녹사평서 양복쟁이태웠는데 남영역가자고차타기힘들었다고고맙다고하네요 기본요금인데 내릴때 천원짜리 접어서내길래3천원인줄알았는데 6천원이었음 ㅎㄷㄷ그래서 크락숀울리고 많이주셨다하니 다받으라하심 시크하게 또
이태원은외국놈쌩깜 해방촌 경리단 이슬람(따블줘도싫은길) 지네나라에선 택시요금비싸 걸어댕길팔자들이 여기선 깝침 그리고 클스마스엔 커플은무조건 쌩까야함 십중파쿠 가까운 mt병신들이택시못다면따블부르던가 모범타던가 정작모범은 쌩까는 주제에
"공감"
어제도 빈차등켜고 이태원에서지나가는데 깜둥이 안태우니 깜둥이가 가운뎃손가락 올리던데요? ㅋㅋ 그러거나말거나
택시가 그 나라의 얼굴 운운 하는 놈이 있길레
요 따구 요금으로 얼굴 노릇해야하나라고 반문하기
이닥하는 인간이 생각납니다
ㅡㅡ
절대 이태원에서 차 문 잠그세요!.
꽐라 외국인 걍 무단횡단도 모지라
걍 도로위 택시 차문 열어요.
손이 있던지 말던지.
손 태우고도 문 잠그세요.
손 놀랍니다, 정체지역이라 걍
도로 가로질러 문 여는거 다반사.
암튼 이태원에선 절대 외국인
승차 시키지 마셈!!!
거 외국인들 한국인 개좆으로
보는 애들 입니다.
한국여자들이 워낙 잘 대(?)주니깐
도매급으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