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자들 만나 소주 한 잔 했습니다.
서울시청에 근무하는 제자가 과중한 업무로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오늘 얘기를 들어보니 정말 화가 났습니다.
행시에 합격하고는 관악구청에 근무하다가 구청장이 바뀌면서 서울시청으로 옮겨서 복지과에서 두 달을 근무하고는 또 자리이동이 있었는데 그 두 달 근무한 복지과 업무 때문에 징게 처분을 받을 것 같다는 얘기였습니다.
전 시장 적에 보훈단체에 10억을 지원했는데 이 10억이 단체장 횡령으로 얘기가 나왔다가 우리 제자가 환수 명령을 내려 환수가 되었지만 오랜 시간 그 집행을 감리하지 않았다고 그 라인 일곱 사람이 징계위원회에 회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원한 돈이 원활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확인을 하지 않은 성실한 근무 이행에 저촉이 된다는 것인데 갓 5급 공무원이 무슨 권한이 있다고 걸고 넘어지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시장이 바뀌고 나더니 괜히 만만한 곳에 손을 대는 게 아닌가 싶은데 만약에 정말 징계처분을 내리면 저도 가만 있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그 지원금이 단지 보훈단체에 나간 거라 딴지를 거는 것인지는 몰라도 다 환수까지 된 금액인데 징계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자기가 시장을 하면서 생긴 일도 아니고 먼저 시장 적에, 그것도 여러 해 전에 집행된 것을 가지고 책임을 묻는 것은 그먀말로 보여주기 위한 일일 뿐입니다.
마루
첫댓글 5급이면 엄청난건데요?^^
공무원,경찰등등이 시민을 위해 일하고 정권에 눈치 안볼때 복지부동이 사라질거 같습니다.
별의별 이상한 단체들이 많던데 그 보훈단체라는 집단이 아주 밉상이였나 봅니다^^
너무 분개하지 마시길.. 잘못된 조치라면 소명의 기회가 있을겁니다. 관료제도에서 발생되는 일과성 트러블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을겁니다.
그리고.. 아무리 이제 갓 부임했다해도 5급이면 그 나이와 경력에 관계없이 객관적으로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게 되는겁니다. 중앙부처에서는 조금 덜하지만, 자치단체의 경우 아무리 서울시라해도 사무관이면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런자리는 권한과 책임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사무관정도의 지위가지면 그 경험여부와 관계없이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책임도 함께해야 합니다. 그래서 명칭에 관(官)이라는 간부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니까요.
깔끔한 글이네요^^ 마루님 제자라 조심스럽게 글썼는데 이렇게 글을 쓰는것도 부러운 능력중 하나입니다.
소명기회가 주어진다해도 이미 징계에 회부가 되면 계속 따라다니는 혹이 된다고 합니다. 제가 제자라고 편을 드는 것은 아니고 그 상황이 누가 봐도 부당하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래봤자 아무 도움이 안 되다는 것입니다. 저야 제 3자지만 제 제자가 억울하게 징계를 당하면 저도 모든 인터넷 매체를 동원해서 부당성을 널리 알릴 생각입니다.
전후 속사정을 확실히 모르시고 인터넷에 알리는 것은 매우 조심하셔야됩니다.
제자 얘기만 듣고 어떻게 다른 내막을 알수 있는지요?
내용파악은 다 했습니다. 저는 저보다 제 저자를 더 믿는 사람입니다.
마루님/ 뭐라 드릴 말씀은 없지만, 징계라는게 철회되어도 기록에는 남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철회된 기록이라도 남는게 아예없는것보다 찜찜하긴 하지만, 일단 엮여있다면 감수해야할겁니다. 억울하겠지만, 그걸 극복해 내는게 본인의 능력이고 조직적응력이구요. 마루님이 인터넷에 올려서 해명이 된다해도 그 역시 기록의 찌꺼기가 남을겁니다. 시간이 약입니다. 시간 지나면 차츰 잊혀져 갑니다. 또 그정도 기록은 인사에 별다른 패널티를 받지도 않을겁니다. 잘못 표면화시키면 오히려 털이 박힐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집안이 공무원집안이므로 관료시스템의 메카니즘을 조금은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 특히 고위 공무원일 수록 자신도 모르게 이런저런 일들에 엮이게 됩니다. 서기관 이상되면 자신이 처리하는 업무모두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하기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엉뚱한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구요. 와중에 본인은 알지도 못한 비리들이 묻어 다니게 됩니다. 그래도 일이 터지면 주로 담당 서기관과 사무관이 책임을 지게됩니다. 이사관이나 관리관 정도되면 이미 다 빠져나가고 없을것이며 이 정도 직급자가 관여될 정도의 문제라면 신문방송에서 제법 시끌벅쩍하게 떠들어댈 사안입니다. 공무원으로 산다는게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것 보다는 쉽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