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악(方岳)-설매(雪梅)
有梅無雪不精神(유매무설부정신) 매화 피어도 눈 없으면 생기가 없고
有雪無詩俗了人(유설무시속료인) 눈이 있어도 시심 없으면 속물이다
薄暮詩成天又雪(박모시성천우설) 저녁 무렵 시도 짓고 하늘에서 눈까지 내리니
與梅倂作十分春(여매병작십분춘) 눈, 시, 매화 세 가지가 어울려 봄을 마음껏 즐긴다
*방악[方岳, 1199년 ~ 1262년, 남송 휘주(徽州) 기문(祁門) 사람. 자는 거산(巨山)이고, 호는 추애(秋崖)]-이종(理宗) 소정(紹定) 5년(1232) 진사(進士)가 되어 일찍이 문학장교(文學掌敎)를 지냈으며, 나중에 원주태수(袁州太守)에 임명되었고 이부시랑(吏部侍郞)까지 올랐다. 그러나 권력자이던 사숭지(史嵩之), 정대전(丁大全), 가사도(賈似道) 등의 미움을 받아 일생을 마칠 때까지 벼슬길이 여의치 못했다. 저서에 『추애집(秋崖集)』 40권이 있다. 시는 처음에 강서시파(江西詩派)로부터 시작하여 나중에는 양만리(楊萬里)와 범성대(范成大)의 영향을 받았다.
*위 시는 문학비평가이신 ‘김희보’님의 편저 ‘중국의 명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입니다. 재기가 넘치는 작품으로 기구에 매화와 눈, 승구에 눈과 시, 전구에 시와 눈, 결구에 다시 매화와 나와 기구에 이어지는 연쇄적인 수법을 쓰고 있다 합니다.
*형식 : 칠언절구(七言絶句)
*俗了(속료) ; 범속해진다.
*薄暮(박모) : 해가 진 뒤로 껌껌하기 전까지의 어둑어둑하여 지는 어둠, 땅거미, 황혼(黃昏). 해거름
*十分春(십분춘) : 완전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