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으로
살아있는 청정해역 성산포 바닷가/1박2일간의 체험
온평리에서 20년 가까이 성산포 바닷가를 무대로 고기를 잡으려 살아가고 있는 온평리의 강성백씨(금영호 선장, 43세)를 만나 1박2일간의 고기잡이 조업 체험을 부탁했다. 제주바다를 한번 몸으로 느껴 보고, 좀 더 생생한 성산주민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지면에 담고싶어서 였다. 또한 우리가 먹는 은갈치, 고등어 등이 어떻게 잡히는지 직접 체험을 하여 회원들과 나누고 싶었다. 다행히 강성백 선장이 흔쾌히 동의하여 8월 16일 오후4시, 신양리 포구에서 금영호에 올랐다.
선원은 강성백 선장 포함 총 다섯명이다. 처음 인사를 하니 다행이 조업에 도움이 안 되는 불청객 일텐데 불편한 기색 없이 모두 반갑게 맞아 주었다. 캄보디아 청년 기태씨(30세) 빼고 모두 친척들이어서 그런지 화기애애하고 호흡이 잘 맞아 보인다.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한시간 남짓 바다로 나가자 물살이 예사롭지 않다. 물살이 좀 높아진다. 강선장도 “오늘 마파람이 좀 부네요”라고 말하며 처음 배를 타보는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마치 세 시간 후의 일을 예견한 것처럼~~~
청정 제주바다의 싱그러운 바다내음을 맡으며 조업준비를 완료하고 오후7시에 저녁을 맛나게 먹었다. 굵은 소금을 적당히 뿌려서 구운 생선과 돼지고기를 숭숭 썰어 끓여낸 김치찌개가 이 왜 이리 맛있는지, 바다위의 특별한 분위기에서 먹는 밥이어서 더 맛있었던 것 같다.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했다.
완전 기분 최고~~~
조업준비를 하고 있는 금영호 선원들
드디어 기다리던 조업 시작이다. 집어등을 환하게 밝혀 고기들을 모으고 낚시 하나에 미끼를 15개 정도 달아서 던지니 은빛 갈치가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한다. 투명한 윗 지느러미를 파르르 떠는 은갈치가 왜 이리 예쁜지, 너무 신비롭다. 흥분 속에 셔터를 누르는 나에게 선원들이 “아직 멀미 안 하느냐”고 의미 있는 웃음을 짓는다.
금방 올라온 은갈치와 고등어, 싱싱함에 눈이부시다.
아니나 다를까 30여 분이 지나자 못 견딜 정도의 멀미가 시작된다. 기운이 하나도 없고 맛있게 먹은 저녁을 성산바다에 모두 반납했다. 성산포 바다를 우습게보지 말라는 용왕님의 경고인가? 먹은 것을 모두 토한 후에도 빌빌거리는 나를 보고 강선장님이 “한곳에 집중을 하면 멀미가 덜 할 수 있다”며 한치 낚시 대를 주었다. 세심한 배려가 고맙다.
한치 낚시는 다른 선원들이 하는 갈치와 고등어 낚시에 비해 비교적 쉽다.
미끼를 끼우지 않아도 되니까~~~ 유인하는 미끼 10개 정도가 달린 낚시줄을 바다에 던지고 좀 기다리면 손에 감촉이 온다. 얼른 끌어 올리니 맑고 탱글탱글한, 투명하기까지 한 한치가 두 마리나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이런~~ 내가 평소에 잡고 싶어 했던 한치가, 안주로 즐겨 먹으면서도 좀 비싸서, 아까워서 아껴먹던 한치를 이렇게 잡는 거 였구나”
다 커도 한볌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한치라나,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차돌바위가 직접 잡아 올린 한치들
10시가 좀 넘었을까? 한참 한치를 잡고 있는데 간식으로 라면을 준비했다고 부른다. 저녁 먹은 것을 모두 바다에, 용왕님에게 반납했던 터라 출출하기는 해도 먹으면 또 멀미를 더 할까봐서 안 먹겠다고 했지만 옆에서 먹는 라면 냄새가 자꾸 유혹을 한다. 국물만 좀 달라고 했더니 남 먹는 양의 1/3정도를 퍼 준다. ‘에구~~ 이걸 먹는 게 아니었는데’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배 옆에 머리를 쳐밖고 라면 먹은 것을 모두 토해 내야 했다. 오늘 제주바다의 매운 맛을 제대로 경험한다.
낚시줄을 던지고 있는 캄보디아 청년 기태씨
다른 선원들은 모두 끄떡없는데 배 탄지 몇 달 되어 간다는 캄보디아 청년 기태씨는 아직도 멀미를 하나보다. 이제 서툴게 한국말을 하는 기태씨는 “먹고 자는 비용이 들이 않고 용돈까지 따로 주기때문에 백만원 남짓 받는 월급은 대부분 모을 수 있다”고 말하며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키워 가고 있다. 기태씨가 돈을 많이 벌어서 건강하게 고향으로 돌아 갈 수 있기를 빈다.
너무 힘들어서 들어가 쉬고 싶어도 배가 많이 흔들리니 들어가 누워 있으면 멀미가 더 할까봐 들어가 쉴 수도 없다. 그냥 앉아서 한치 낚시줄을 잡고 있으니 한치는 계속 올라온다. 앙증맞고 귀여운 한치들~~~
한참을 낚시줄 드리우고 있자니 12시가 훌쩍 넘어 갔다. 선장님이 커피 한잔 마실꺼냐고 묻는다. 여기서 또 안 마신다고 해야 했는데 진한 커피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설마 커피 한잔이야 어떠랴 하는 심정으로 “예 한잔 주세요”하고 대답했다. 5분 후 커피향의 유혹을 참지 못했던 댓가를 톡톡히 치뤘다. 이번엔 먹은거 다 내보내고 더 이상 토할 것이 없자 쓴 위액까지 목으로 넘어오는 것이 아닌가? “용왕님, 이거 너무 한 거 아닙니까? 라면 국물까지는 내 놓겠지만 한 모금 마신 커피까지 반납하라시니~~ 이제 더 이상 내 놓을 것도 없습니다. 한번 봐 주십시오”
배가 심하게 흔들리자 무서운 생각도 들었지만 내색 못하고 그저 시간 가기만을 기다린다.
“아~~ 괴롭지만 참자, 몇 시간 안 남았다” 정신을 차리고 옆을 둘러보니 갈치 제법 큰 놈들이 막 올라 온다. 성산바다는 참 대단하다. 낚시만 던지면 갈치, 고등어, 한치가 올라 오니~~~, 은빛 자태를 뽐내며 지느러미 짓을 하는 갈치 옆에서 고등어 몇 마리가 힘차게 뛰고 있다. 비실비실 일어나 카메라를 가지고 와 또 한 컷 찍어 본다.
위기감을 느낀 복어가 배에 바람을 잔뜩 불어넣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대낮같이 밝은 집어등을 보고 배 주위로 많은 것들이 몰려온다. 물속에는 고등어 비슷한 고기들이 떼지어 다니고 작은 날치들이 몇 미터식 물위를 날아다닌다. 물 위에는 갈매기들이 고기 몇 마리 잡아보려고 몰려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학꽁치도 보인다. 성산앞바다가 살아 있음을 실감한다. 이 순간에도 다섯 명의 선원들은 연신 미끼를 갈아 기우며 갈치와 고등어 잡이에 여념이 없다. 정말 대단하다. 이렇게 밤에 한 숨 자지 않고 고생한 결과로 우리의 밥상에 싱싱한 갈치와 고등어가 올라오는 것이다.
최소한 오늘, 배멀미에 절은 내 눈에는 파도 위에 우뚝 서서 열심히 일하는 이 사람들이 영웅이다. 거친 바다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워나가는 모습이~~~~ 지금 기분으로는 갈치 1kg에 3만원을 해도 비싸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어려운 작업을 거쳐서 제주 명품 은갈치가 우리 밥상으로 올라 오는 거였구나.
싱싱하고 토실토실한 갈치는 쌓여가고
일을 도와주지는 못하고 어슬렁거리는 사이 어느덧 새벽이 되어간다. 새벽 네시가 되니 선원들은 마무리 고기잡이에 여념이 없다. 내 눈에는 고기가 꽤 많이 올라 오는 것 같은데 선원들은 “어제는 훨씬 많이 올라왔는데 오늘은 어제의 반도 안된다”며 아쉬워 했다. 하지만 강선장은 “고기야 더 잡는 날이 있으면 덜 잡히는 날도 있는법이니 아쉬워 하지 말라”고 말하며 해맑게 웃는다. 하지만 내가 나온 날 전날보다 훨씬 덜 잡혔다니 너무 아쉽다.
막바지 조업, 밤새 고기를 잡아서 그런지 피곤한 기색이다
이제 선체 청소를 하는 등 조업을 마무리 하며 육지로 돌아 갈 준비를 한다. 멀미에 지친 나로서는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한시간여 돌아오는 중에도 파도는 여전히 죽지 않고 배를 심하게 흔들어 대더니 신양리 부두에 가까워지자 잔잔해지기 시작한다. “휴 살았다^^” 안도감이 온 몸을 감싼다.
부두에 도착하여 잡은 고기를 분류하는 선원들
부두에 도착하자 강성백 선장의 부인이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이한다. 잡은 생선들을 크기 별로 골라 분류하는 작업을 마지막으로 1박2일간의 여정을 마무리 했다.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처음 해 보는 성산포 바다체험에 기분은 뿌듯하다. 바다체험에 기꺼이 협조 해 주신 금영호 강성백 선장 이하 선원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건강과 풍어를 빈다.
아울러 늘푸른한라에서는 금영호 강성백 선장과 계약을 통해 금영호에서 잡은 고기들을 판매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늘푸른한라에서 판매 할 고등어, 갈치, 한치 등 수산물의 맛과 신선도는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하다.
금영호에서 잡은 싱싱한 은갈치와 고등어를 판매합니다.
가격요? 아마 다른 곳보다 좀 쌀겁니다. 한번 비교 해 보세요.
생선의 신선도요? 이건 말도 하지 마세요.
봉지 여는 순간 고등어 토막이 튀어나올지 모르니 조심하세요 ^^(심했나?)
추석선물용 생선 주문 받습니다.
** 제주은갈치: 12팩(3kg정도(4~5마리내외) 갈치의 가운데 토막 포장
- 갈치다듬을 때 머리, 꼬리, 내장 빼내고 손질하면 무게는 줄어드는거 아시죠?
: 55,000원
** 제주고등어: 11~14마리(5kg내외): 43,000원(위 사진, 한마리 통 포장)
제주고등어(뼈 발라서 반마리 포장 한것): 15~23쪽(3kg): 43,000원
(택배비 별도, 2개 이상 구입시 택배비 무료)
** 아래의 주문서나 카드결재, 또는 카페 상단 주문하는 곳에 주문을 하시면 됩니다.
전화문의 011-692-2700(차돌바위), 010-3693-8007(탐랑) 또는 쪽지주문도 가능합니다
첫댓글 잊지못할 아름다운추억의 사진과 글 즐감하였어요
멋진 사진 잘 감상하고 갑니다아름다운 추억이네요
청정해역 성산포 바닷가 1박2일간의 체험기 상세하게 설명하셔서 잘 보고 내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