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수고한 당신에게! 💖
매사에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타의 모범이 되는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에요.
이름 없는 들꽃 한 송이조차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아름다운 마음의 눈을 가진 당신보다
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이는
아마 없을 거예요.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열심히
도전하는 열정을 지닌 당신은
참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에요.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며
나눔과 베품을 몸소 실천하는
당신이 있기에
아직은 살맛나는
아름다운 세상이지요.
그 어떤 찬사의 언어로도
당신을 다 표현할 수가 없어서
아쉽지만,
무엇보다도
이렇게 훌륭한 당신을
사랑하는 난 정말 행운아인 걸요.
-지인이 보내준 톡에서-
💜세월은 부지런히 앞으로 가는데
https://m.cafe.daum.net/dreamt/Snn0/6217
똑똑똑
낙숫물 소리
따뜻한 햇볕에
눈 물 떨어진다
일어나니 새벽 4시
한숨 더 자려다가 떨치고 일어나 일기 마무리해 톡을 보냈다
귀촌해 오기 전날부터 시작해 매일 새벽이면 하나의 의무인양 톡을 보낸 일이 어언 10년이 넘었다
처음 톡을 시작할 땐 나이 들어가며 두뇌가 녹슬어선 안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는데
톡을 받는 지인들이 귀촌생활을 대리만족한는 것 같다는 이야길 전해 오고 삶의 끈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는 말을 해 이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작은 자기 사생활이라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지인이 있다는게 삶의 행복이 아닐까?
아직까진 새벽에 하는 이 작업이 힘들다거나 지루하고 의미 없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언제까지나 이 작업을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나이가 먹어 갈수록 좋아지는 것보다 나빠지는 게 더 많아지니 언제 내 정신줄을 놓아 버릴지 모르겠다
그러기 전 더 많이 사색하고 즐기며 주위와 어울려야겠지
이제 여섯시
오늘은 체조만 하고 스쿼트는 쉬기로
일주일에 한번씩은 스쿼트를 쉬기로 했다
그게 더 운동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아직 어스름하고 춥다
잠을 한숨 더 자는게 좋겠다며 이불속으로
일어나니 여덟시가 다 되간다
집사람이 식은 밥 데워 아침을 차리고 있다
동물들 챙겨 주고 오는게 좋겠다
부엌에서 따뜻한 물을 떠서 병아리장에 가져다 놓고
닭장에 내려가 연못에서 물을 떠 와 미강을 버무려 주고 싸래기를 주었다
녀석들 배고픈지 정신없이 먹어댄다
내가 모이를 적게 주고 있나?
알도 낳지 않는 녀석들이라 그 정도만 먹어도 괜찮겠다
병아리장에 있는 닭들도 미강과 싸래기
이 녀석들도 모두 먹어 치웠다
알을 하나 낳았는데 쥐구멍 옆에 있다
어제 쥐구멍을 피꼬막 껍질로 막아 놓았는데 치워 버렸다
돌맹이를 주워다 막고 알을 꺼내 왔다
쥐에게 뺏기지 않으려면 알은 보는 족족 꺼내야겠다
아침밥 한술
김에 싸 먹으니 먹을 만하다
주일 미사에 다녀 오자니
춥고 몸이 아파 쉬고 싶단다
나라도 가야하는데 발바닥 신자라 집사람이 가지 않는다니 나도 가기 싫다
1월 1일 의무축일 미사때나 가자며 오늘은 집에서 쉬자고
추우면 뭐든 하기 싫은게 나이탓인가 보다
집사람이 오늘 메주를 쑤자고 한다
년말이라 메주를 쑤어 말려 놓아야 설쇠고 말날에 장을 담근다고
시골에선 된장과 장을 담궈 먹으면 좋다
공기가 좋아서인지 시골에서 담아야 맛이 더 좋다
푹 쉬자던 사람이 한숨 자고 나니 일을 하고 싶나보다
그럼 야외 솥을 씻어야한다니 수돗물이 안나오면 다용도실에서 물을 떠다 씻으란다
집사람은 노열동생 집에 가서 메주콩을 가져 온다고
난 솥을 씻어야겠다
솥에 있는 가물치 곤 물을 찜솥에 담았다
큰 찜솥과 작은 찜솥 두 개나 나온다
한번 끓여서 다용도실에 놔두고 매일 마셔야겠다
수돗물을 틀어보니 물이 나온다
닭모이 주러 나왔을 때는 얼어 있었는데 그사이 녹았나 보다
집사람은 메주콩 반말을 가지고 왔다
메주콩 한되에 1만원이라고
작년 가격과 같다
모든 물가는 오르는데 농산물 가격은 별로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농촌의 삶이 팍팍한 거겠지
집사람은 메주콩을 씻어 이루고 난 솥을 닦았다
가물치 곤 냄새가 나서 퐁퐁을 두 번이나 풀어 씻고 따뜻한 물로 헹구어 냈다
씻은 콩을 솥에 넣고 집사람은 콩이 푹 잠길 때까지 물을 붓는다
오늘 오후까지 은근하게 불을 때 푹 삶아야 메주가 잘 뜬단다
계란판으로 불을 땐다기에 난 대밭에 가서 대나무를 잘라왔다
대나무가 눈을 못이겨 밑으로 축 처졌다
처진 대나무 몇 개를 잘랐다
이건 어차피 그늘지게 하니 잘라 버리는게 좋다
대나무 긴토막 몇 개를 가지고 내려와 불쏘시개 하기 좋게 작은 토막을 내었다
내가 불을 때겠다니 집사람이 부엌을 치워가며 때겠다고
나보다 훨씬 불을 잘 땐다
저번 고창시장에서 사 온 오리 모래주머니를 손질해 볶았다
마늘과 양파 참기름 간장 까나리 액젓 고추장을 넣어 볶았다
모래주머니를 볶는 동안 찜솥에 따라온 가물치 곤 물을 다시 한번 끓였다
큰 찜솥에 든 걸 옮기려니 허리가 묵직하게 아프다
세상에 찜솥 하나 들 수 없으니 몸이 다 되가는 것같다
집사람이 끓기 시작해 작은 장작 하나 넣어 놓고 들어왔다
점심을 먹자니 고구마 한조각으로 때운다고
난 모래주머니 볶은 것과 남은 닭죽으로 때웠다
내가 볶았지만 맛있다
가끔 사다가 볶아서 술안주 한면 딱 좋겠다
가물치 곤물이 팔팔 끓는다
불을 끄고 찜솥을 다용도실에 옮겨 놓고 작은 찜솥을 가져와 끓였다
이렇게 끓여 놓으면 일주일 동안은 끓이지 않아도 괜찮을 것같다
무안공항에서 비행기 추락사고가 났다는 톡이 올라왔다
어? 무슨 소리
티브를 켜보니 속보가 뜬다
태국에서 무안으로 오는 제주 항공에 181명이 탑승했는데 공황에 착륙할 때 랜딩기어가 내려가지 않아 활주로에 몸체가 부딪혀 부서지며 불이 나 사상자가 발생했단다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한 정국에 이 무슨 날벼락인가?
생존자 둘에 수습한 시체는 85구라는데 나머진 아직 찾지 못해 수습을 못하고 있단다
한분이라도 더 살아 나왔으면 좋겠다
한해를 마감하는 이 시점에 왜 이런 엄청난 사고가 터졌을까?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사고기에 탄 분과 주고 받은 톡에서 새때에 부딪혀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한다고 했다는데 새때로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까?
삼가고인의명복을빈다
낮잠 한숨을 자고 나니 세시가 다 되간다
낮잠은 1-20분 정도만 자면 좋다는데 요즘은 잤다 하면 1-2시간이 보통
왜 이리 잠만 잘까?
집사람이 콩이 잘 삶아지고있단다
이제 남은 장작만 타면 된다고
불이 있다기에 고구마 하나를 씻어 호일에 싸서 꺼져가는 불 속에 넣어 두었다
다 타고나면 고구마가 맛있게 익겠다
콩이 다 삶아졌다며 그만 건지잔다
바케스 위에 바구니를 놓고 삶은 콩을 건졌다
콩물이 바케스로 빠진다
콩물이 빠진 콩은 고무통에 담았다
고무통을 베란다로 옮겨 큰 비닐을 가져다 담는다
삶은 콩을 비닐에 담아 발로 밟아 이기면 콩이 잘게 부서진다고
예전엔 절구통에 넣고 콩을 찧었는데...
요즘엔 콩을 분쇄기로 갈기도 한다
그런데 집사람은 이렇게 밟아도 잘 이겨 진단다
난 콩을 삶은 솥을 깨끗하게 씻었다
바케스에 받은 콩물을 가지고 닭장으로 내려가 미강을 콩물에 버무려 주었다
콩물이라 영양가가 있을 것같다
병아리장에도 콩물로 미강을 버무려 주고 남은 건 솔이에게 주었다
콩물이 넘 진해 식으니까 묵처럼 엉긴다
주변을 정리하고 났더니 다 이겼다며 가지고 방에 들어가 메주를 만들어 널어 놓잔다
고무통 하나를 더 가지고 들어가 이긴 콩을 큰 네모 그릇에 담아서 고무통에 부은 뒤 다져서 네모 모양을 만든다
그걸 짚을 깔아 놓은 바닥에 일렬로 놓아간다
참말 일을 잘한다
모두 크고 작은 메주 10덩이를 만들었다
메주 만들기도 꽤나 힘이 든다
이걸 푸른 곰팡이 나게 잘 띄워야 장맛이 좋단다
라디에터를 가져다 옆에 켜 놓는다
공기가 따뜻해서 빨리 마를 거라고
메주를 만들 때 사용한 그릇과 고무통을 수돗가에서 깨끗이 씻어 엎어 두었다
수도가 얼지 않도록 수건으로 감고 스티로폼 박스로 덮어 두었다
집사람이 큰 일 하나 끝냈단다
그래 고생했다
저녁은 볶은 모래주머니와 고구마로 때웠다
군고구마가 찐 것보다 훨 더 맛있다
집사람은 김밥 하나
저녁은 간단히 먹는게 좋다
돈잔거려서인지 허리와 고관절이 꽤 아프다
거꾸리를 3셋트
자세를 바르게 해야 아프지 않을 건데 일을 하다 보면 바른 자세가 어렵다
내일은 서울처형네가 장성으로 내려 오신다고 했다
모시고 강진이나 다녀오잔다
오랜만에 강진가나보다
강진 처형이 건강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셨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니 곧 좋아지시겠지
하루 일과 대충 정리하고 잠자리로
가로등 불빛이 뿌옇다
님이여!
갑진년도 막바지 고개에 오르고 있네요
한 해의 마지막에 너무나 끔찍한 사고가 터졌다는게 믿기지 않네요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서로 따뜻한 마음 나누면서
평화가 님과 함께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