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4. 27. 토요일.
오전에 로젠택배 회사에서 보낸 문자가 내 핸드폰에 떴다.
외출 중인데도 오후에 문자가 또 왔다.
물품을 배달했다고.
나는 아내와 함께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놀이마당에서 오늘서부터 시작한 탈춤 구경을 하다가는 나 혼자만 집으로 왔다.
내가 사는 아파트 현관에 택배가 있기에 무겁게 두 손으로 껴안고는 집안으로 들어왔다.
<한국국보문학> 사무실에서 보낸 '한국국보문학 2024년 5월호 통권 189호)'.
또 고민이 생겼다.
다음 달 6월호에 낼 글을 하나 고르기 시작해야 하니까.
오래전에 써 둔 일기장에서 아래 글을 발견했기에 퍼서 여기에 올린다.
지금 서울 송파구 잠실 내 아파트 안에는 무척이나 큰 다육식물인 '알로에'가 있다.
자구(새끼)도 많이 증식 중이다.
내가 언제부터 알로에를 화분에 재배했는지를 아래 일기를 보고서야 알 수 있었기에 퍼서 여기에 올린다.
성공하는 것도 있었어?
최윤환 16. 10. 29.
오늘도 아파트 실내 베란다에 나가서 알로에를 들여다보았다.
일전 충남 보령시 웅천읍 구룡리 화망마을 고향집에서 자동차로 싣고 온 화분 속의 알로에.
올봄 성남 모란시장에서 중간 크기의 알로에 한 뿌리를 9,000원 주고 샀다.
새끼손가락 크기도 덤으로 얻었다.
시골집으로 가져간 뒤 방치했는데도 저 혼자서도 잘도 컸다.
햇볕, 비, 바람 등 자연조건 때문일까 잘도 자랐고, 또 곁순도 몇 개가 보였다.
한 포기의 알로에서 곁순(자구)을 5포기나 떼어서 작은 화분에 이식했더니만 몇 개월이 지난 지금에는 제법 많이 컸다.
서울로 도로 가져온 큰 화분 속의 알로에 곁순을 오늘 헤아리니 곁순이 또 여덟 개가 자란다.
내년 해동이 되면 시골로 되가져가서 곁순을 뜯어서 증식시켜야겠다.
내 짧은 경험으로는 알로에 번식이 무척이나 쉽다. 성장률도 상당히 빠르고.
엉터리 농사꾼, 건달 농사꾼인 내가 작물재배에 성공한 것도 있다는 물증이다.
아파트 베란다의 비좁은 공간에서도 화분으로 식물을 재배한다면 남들은 비웃으려나.
3주일 전이던가.
아내가 잠실 새마을시장에서 어린 쪽파를 사 왔다.
내가 큰 것은 다듬고, 실낱같은 작은 뿌리 한 줌은 나눠서 화분에 심었다.
베란다 유리창문을 통해서 들여온 햇볕 탓일까? 성장률이 아주 나쁘다. 가느다란 줄기는 많이도 말라서 죽었다. 살아 있는 줄기는 길쭉하게 자랐지만 모양새가 별로다. 시골 텃밭에서 싱싱하게 자라는 모양과는 전혀 다르다.
아내는 굵은 것보다는 가려린 쪽파를 선호한다. 덕분에 내가 실낱같은 쪽파를 남겨서 화분에 심었는데도 결과는 영 시원찮다.
대도시 아파트 베란다의 환경이 시골 텃밭과 천지 차이라는 것을 새삼 경험하고 있다.
하나의 예다.
시장에서 사 온 감자에 싹이 있기에 싹눈을 조심스럽게 잘라서 화분에 예닐곱 개 흙에 묻었다.
처음에는 싹이 터서 제법 잘 크는 듯싶더니만 한 달이 지난 지금에는 줄기 하단이 썩어 문들어져서 죽었다.
햇볕 부족일까? 시원한 통풍 부족일까? 아니면 제한된 화분 속의 영양 부족일까? 빗물이 아닌 수돗물을 자주 부어서 생긴 수분과잉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한 결과이겠지.
아파트 실내공간에서 화분 열 개 쯤에서 화분농사를 지으면서 나는 배운다.
식물은 하늘이 키워준다는 사실을. 하늘이 키워준 것들이 인간이 인위적으로 키운 것보다는 훨씬 싱싱하다는 것을.
1주일 뒤에 시골에 내려가거든 텃밭을 둘러보아야겠다.
올 9월 2일 시골 5일 장날 사다가 심었던 배추 모종 72포기가 더욱 컸는지를 확인해야겠다.
일전 시골에서 내려갔으나 바빴기에 배추를 돌보지 못했다. 배추흰나비 애벌가 배추 속잎을 잔뜩 갉아먹는 것을 보면서도 애벌레를 잡지 못한 채 서울로 서둘러 왔다.
지금쯤에는 속잎이 다 절단났는지도 모르겠다.
밭에서 날아다니는 나비류는 예쁘지만 농사꾼한테는 참으로 지겨운 해충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나는 농약을 전혀 살포하지 않은 자연농법으로만 농사 짓는 새내기 농사꾼이기에, 이들 해충으로부터 피해는 극심하기에 이들 나비, 나방 등에는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오늘은 매 4일과 9일에 열리는 경기도 성남시 모란장날(5일장)이다.
모란시장에서 중학교 동창 친구를 만난 뒤 알로에 새끼 두어 뿌리를 넘겨줄 계획이었는데 오늘은 움직이가 싫었다. 친구네 3평인 성남시가 운영하는 실버텃밭에 가 보았자 친구의 배추 30여 포기가 자라는 것 이외에는 별것 없다.
특히나 건달농사꾼인 내가 친구한테 텃밭 농사짓는 요령을 조언할 시기도 이미 지나갔다.
기온이 무척이나 서늘한 늦가을인 지금 철에는 배추농사란 그저 벌레나 잡아주는 것 이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다.
내가 모란시장 인근에 있는 도시텃밭에 가서 친구가 농사짓는 3평의 텃밭을 구경을 한다고 해도 별로이다.
나한테 즐거운 고민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자꾸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알로에 새끼(자구)를 어떻게 처분해야 할 지...
과수, 화초와 약초 등 작물재배에 늘 실패하기만 하던 나도 알로에만큼은 재배에 성공하는 사례도 생겼다!
혼자서도 잘도 크면서 줄기가 상당히 더욱 굵어지면, 낱장을 뜯어내서 요리하고, 그래도 남으면 설탕 부어서 발효시키는 방법도 덤으로 배워야겠다.
2016. 10. 29. 토. 해비치(최윤환)
알로에
설탕가루 부어서 효소화해서 마심.
*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무단 게재를 용서해 주실 게다.
'세상사는 이야기방' 제5134번에는 '알로에 재배는 쉽다'(2023. 10. 28.) 제목의 글이 있기에 참고 바람.
'세상사는 이야기방'에 '알로에' 용어로 검색하면 내가 쓴 글이 상당히 많다.
이 글 쓴 2016년 10월 당시에는 화분 숫자가 10개 남짓하였고,
2024년 4월 27일 현재에는 140개를 훌쩍 넘었을 게다.
2024. 4. 27.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