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연애에 목숨을 걸다.
1-2. 더치페이
전역한 헌동.
물론 기다려준 여자는 없었다.
아니, 애초에 여자가 없었지.
일병 꺾였을 무렵,
외박 나와서 불러본 여관바리 아줌마가 인생의 첫여자였고
지금까지는 마지막 여자다.
그날 막내이모뻘 아줌마를 품고 애써 눈물을 참았던 기억은
아직도 잊지 못하고있다.
그렇게 수없이 보빨을 시전했건만
헌동을 받아주는 봊은 없었다.
전역 후 집에서 한참을 뒹굴거렸더니 살이 찌기 시작했고 피부도 안좋아졌다.
예전에 스스로가 생각했던 극혐 히키 이미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바닥을 치는 자존감, 속에서 뭔가 부글거리는게 있으면
키보드로 풀게 되었다.
한때 '오늘만 산다'는 그린야갤러로 활동했었다가
문득 두려워진 고소미 때문에 주갤로 적을 옮겼다.
모솔게이다. 아.. ㅅㅂ 나도 연애하고 떡치고 싶다.
여자 사귀어본썰 은 여관바리
이런 여자가 홀딱벗고 드라군 자세로 덤비면 어쩔거냐?
윾싀머튽 횡령따리 겸손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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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반이상을 주갤과 야갤을 왔다갔다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때
걸려온 한통의 전화
고등학교 친구놈이다.
"임마, 너는 복학안하냐? 알바라도 하지 그르냐?"
전화 받자마자 속을 긁는게 거슬린다. 대충 끊어야겠다 생각한다.
"왜.. 또... "
"마, 여자 소개 시켜줄까?"
오옷!
생각치도 못한 소개팅 제안이 반갑다.
ㅇㅇ, 흔쾌히 예스를 날리고
사진을 요구 한다.
괜찮다. ㅍㅌㅊ.
약간 김슬기 삘이 나는것 같기도 하다.
다리를 달달떨며 손톱을 물어뜯는다.
생각해보니 뭐 부터 해야될지 모르겠다.
주갤럼들아 나 소개팅 잡혔다. 김슬기 삘나는데?
Re: 주멍
아이 개샊기들.
기대한 내가 병신이지.
3일후에 잡힌 약속이다.
옷도 사고 해야될거 같다.
거울을 본다.
덥수룩한 머리
뿔테안경
런닝과 트렁크만 입은 히키하마 한마리가 서있다.
갑자기 자신감이 급다운된다.
의자에 앉아 곰곰히 생각한다.
이걸 나가야되나.
나가면 또 무슨말을 하지?
옷은 어떡하고.
돈은... 아... 씌발... 쨸까 그냥?
갈등이 된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왠지 이번에 밖에 걸어나가는걸 실패한다면
세상과는 영영 조우를 하지 못할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에이 몰라 가자.
머리를 자르고
오랫동안 연락을 안하고 지내던 클럽 죽돌이 친구에게 코디를 부탁한다.
어... 엄마... 나 사실 소개팅이 잡혔는데 돈좀....
쭈뼛쭈뼛 거리며 어머니께 말을걸었다.
예상했던것과는 다르게 어머니 얼굴에 화색이 도신다.
아이고 그럼 그럼 돈 줘야지.
뭐하는 아가씨니.
몇살.
어디가고.
집에 한번 데리고 와 응?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아들놈.
이놈이 여자를 만나러 나간다니,
마치 옥같은 며느리라도 얻은 기분이신가 보다.
아냐 아냐 그런거 하면서 돈을 낚아채듯 받아
방으로 들어온다.
또 고민.
음... 뭘해야 되지? 음...
주갤럼들아. 한번만 도와줘. 소개팅 나가서 무슨말 하냐.
Re: 따먹
Re: 꿀잼드립 ㄱㄱ
Re: 드립 자제하라 이기야. 베츙이 티 내지 마라 이기야.
역시 별도움은 안되지만,
인터넷 용어를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약속 장소에 30분이나 미리 도착했다.
김슬기삘 봊이 저 멀리서 걸어오는게 보인다.
어색한 미소로 웃으며 인사를 건낸다.
봊도 생긋 웃으며 인사를 한다.
나쁜 여자 같진 않다.
여자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스타벅스에 가자고 한다.
미리 연습한 대사를 그대로 읊으며 뭐 드시겠어요?
아, 저는 아메리카노요.
아메리카노 두잔요.
계산을 한다.
속으로 내심 , 이 여자는 더치페이를 안하는가 보내.
아마 밥은 자기가 사겠지?
주갤문학에 나오는 그런년들은 흔히 있는게 아닐테니까 말이야.
서로 호구조사를 간단히 마치고
관심사나 학교 이야기등을 하는데
이야기가 꽤 통하는 편 같다.
툭툭 내가 날리는 조심스런 잽드립도 먹힌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쌩긋 웃는 모습이 이쁘다고 생각한다.
저녁드시러 가실까요?
페북에서 보니 여자들은 남자가 '뭐 먹으로 갈래요?' '아무거나 괜찮아요'
하는걸 싫어한단다.
그래서 미리 식당을 봐오긴했다.
예의상, 어떤거 좋아하세요? 물으니
여자가 대뜸 '초밥욧!' 한다.
원래 여자의 대답을 '호호 아무거나요'라고 정해놨었다.
그래서 경양식집을 알아봐놨는데
약간 당황.
그래도 커피만 마시고 도망가는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안심한다.
부랴부랴 스마트폰으로 찾아 간 일식집.
조금 비싸 보이긴 하다.
여자한테 돈을 다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가격대다.
일단은 먹는다.
이런 저런 얘기를 더한다.
생각 보다 즐겁다.
에프터를 신청할법 한 사이즈라 생각한다.
식사를 다 마치고 자리를 일어나려는데
이 봊이가 약간 쭈뼛쭈뼛 하면서 화장실을 간다.
왠지 자기가 화장실 간 사이에 계산을 마쳐놓으라는 사인 같다.
아무리 보빨을 하러 나왔다해도 주갤럼은 주갤럼.
기분이 유쾌하지만은 않다.
그래도 나와 밥을 먹어줬다는 자괴스런 고마움에,
그래! 다음에 내가 얻어먹으면 되지 안그래?!
둘이 밖으로 나오니
얻어먹은게 당연하다는 듯 '잘먹었어요 오빠'.
순간 보혐으로 움찔했지만, '오빠'소리에 기분이 좋다.
허허 웃으며 그래 그래 ~
집으로 룰루랄라 돌아오는길.
왠지 잘 될것 같다.
어머 아들 왔어? 어땠어 어땠어?
대답대신 식 웃고 방으로 그냥 슥 들어온다.
까톡
헌동: 난 집으로 들어왔어 ^^ 잘 들어갔니?
20분간 답장이 없다.
왠지 초조하다.
그렇다고 전화를 하는건 오바인듯.
다시 확인해보니 숫자1이 없어졌다.
갑자기 초조하다.
설마.
설마.
그때
"까톡"
오오오
박동수: 윈드러너 초대 이벤트 ! 바람을 달려라 !
아... 개샊기.
또 자신감이 없어진다.
엄마 한테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때 전화가 걸려온다.
옷! 그 봊이다.
엽세여? 네.. 오빠 ㅎㅎ 네 금방 왔어여 네네~ 네~
다행이다.
문자보다 더 비중있는 통화가 걸려오다니.
왠지 기분이 좋아 자랑하고 싶다.
주갤럼들아 오늘 소개팅한애다. 드립좀 먹히더라.
Re: 10%0%안전 12바13카123라 안114심번호 제공
관심없노..
암튼
그날 이후 시간날때마다 카톡을 센딩 센딩.
바로 바로 답장은 안온다.
그래도 항상 답장을 빼먹지 않는 친절한 아이다.
어느새 주갤럼의 보혐지수는 제로에 가까워 지고 있다.
주선자 친구 녀석도 꽤 좋은 신호를 줬다.
자신감이 붙는다.
그래 할 수 있다.
과감히 에프터 신청.
예스를 받아냈다.
받아내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돈이 제일 문제다.
내가 그래도 얘보다 나이도 많은데 얻어먹는건 문제가 있는것 같다.
이건 보빨이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해주는거다! 생각한다.
알바자리를 알아봤다.
단기간에 비교적 안전하고 쉽고 착하게 돈버는 직종(이라고 생각을 했다)을 찾았다.
택배 상하차.
누구는 힘들거라고 했지만, 어떤가 살도 빼고 좋은데?
드디어 본격 연애시즌에 돌입한것 같다.
돈 벌고 잘꾸며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잘 보이고 싶다.
아자 아자!
제1장 연애에 목숨을 걸다.
1-3. 내가 왜 화난지 몰라?
그래 진짜 모르겠다고 진짜 시팔연아!!!!!!
라고 목까지 차오른 말을 뱉을 뻔했다.
내년이 되어버린 이년은 정말 알아갈수록 골때린다.
어떻게 골때린건지 그걸 또 설명하기가 그렇다.
노랑색인줄 알고 쭉짰더니 검은색이 쭉 나오는,
매사에 종잡을수 없는 감정을 가진년이다.
사귄지 1년
이봊을 내봊으로 만들어 감격에 젖어 있던것도 잠시.
사랑이라는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것을 느끼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티비에 나온 연예봊을 이쁘다고 했다고 삐지고
다이어트 하는데 치킨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고 삐지고
아무리 봐도 인디언 추장같은 치마를 입어놓고는 이상하다고 했다고 삐지고
오목두다가 졌다고 삐지고
살찐거를 안쪘다고 해서 삐지고
또 막상 왜 삐졌냐고 물어보면 알려주지도 않아요.
그래도 항상 비는건 헌동쪽이었다.
헌동은 이봊을 어렵게 꼬셨다.
처음에 들이댔더니, 저만치 달아나고
나중엔, 아 내가 싫은가보다 하고 체념할려니
모해 ㅇ_ㅇ?
이딴 문자나 보내서 심란하게 하고...
군대가기전 짝사랑했던 무용과봊보다 더 숭악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자꾸 휘둘리는 이마음을 어쩌겠는가.
이 불편한 잦을 떼버리고 불가에 귀의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왜 어중간하게 태어나서는,
말한방에 여자들을 뻑뻑 넘기는 존잘들처럼 살 수 없을까.
-그... 그래 윤미야... 그게...
-뭐? 뭘 잘못했는데?
-아니 그래.. 내 잘못은 말야...
-그것도 모르지? 응?
욕이 또 목구녕 언저리까지 차올랐다.
이럴때 말빨조지는 주갤럼 한명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것을.
SNL 김구라편에서 봤던 욕 대행서비스가 간절했다.
여자박사 주갤럼들도 이런건 해결을 못한다.
일단 무조건 헤어지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횽들이다.
선택지에 오답밖에 없다 이거다.
헌동한텐 이런 상황이 안올줄 알았다.
연애 초창기,
공부한다고 애쓴다며 도시락을 바리 바리 싸들고 온 그년을
헌동은 천사라 생각했다.
보혐보혐 거리는 주갤럼들도 꼴보기 싫었다.
디씨도 끊었었다.
헌동은 인생을 다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로 감정소모가 심해지니
보이지 않던것이 보이고
염두하지 않았던 것이 느껴졌다.
데이트 비용도 거의다 부담했고,
기념일에 선물도 헌동쪽에서만 챙겼다.
애초에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헌동은 남자고, 남자는 힘쓰는 일로 돈을 금방 벌수 있다 생각했으니까.
데이트 통장?
말조차 꺼낼수가 없었다.
자존심,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가끔은 눈치빠른 여친봊이 알아서 척척 돈을 썼으면 싶을때가 있었지만
계산대 앞에만 가면 팔짱을 끼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니
어쩔수가 없었다.
남자는 자존심 때문에 불편하다 생각했다.
특히 이 헬조센의 체면남, 격식남들 말이다.
첫쎆도 만난지 3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했다.
목석처럼 굳어서 멀뚱 멀뚱 올려다 보는 여친봊의 눈빛이 거슬렸지만
사정후 정성스럽게 키스해주는것을 잊지 않았다.
사랑 받는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물론 이 봊은 처녀가 아니었다.
헌동도 엄연히 말하면 숫총각이 아니긴 하지만,
여관바리한테 페이강간 당한 세미 총각 아니겠는가.
그 부분이 좀 쫀심상하는 대목이긴했다.
하지만 과거를 묻진 않았다.
자존심 때문에.
아니, 어차피
너 왜케 허벌해라고 주갤 식으로 표현했다간 차일께 뻔했으니까.
아무튼 이젠 조금씩 지쳐간다.
오랜만에 주갤에 접속했다.
주갤럼들아, 이 씌빨 여친 봊을 뚫어버릴까?
존나 지맘 몰라준다고 염병을 떠는데?
조금은 과격한 표현 같지만, 주갤럼들은 이런 자극적인 떡밥이 아니면
관심을 안준다 (속으로 미경아 미안해, 를 잊지않는다).
Re : 초대남 줄서 봅니다.
Re : ㅗㅜㅑ
Re : ㄴㄷㅌ
Re : ㄴ ㄴㄷㅎ
Re : 네 여친부터 만드시구요
Re : ㄴ 리얼 여친있다.
Re : 주작은 뭐다?
예상했던대로 크게 진도는 안나가네.
암튼, 고향같은 주갤에 돌아오니 보혐이 충전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 기분을 내일 만나는 여친봊에게 꼭 풀어내야겠다.
화이또!
첫댓글 미친ㅋㅋ이거 진짜 쓰나보네 ㅋㅋㅋㅋ
ㅠㅠㅠ 아시발 전혀 웃기지않다 이젠 슬퍼지려한다 ㅠㅠㅜㅠㅠ
내말이 슬퍼서 안웃긴 자료실 올리는데 이새끼들은 계속 웃고있어
몇년후네 자기가 저렇게 될지도 모르고
재밌드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