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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대는 국내에서 동문회 모임이 가장 활발한 대학으로 유명하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남가주대 출신 인사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두 아들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모두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컬럼비아대 한국동문회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동문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모교 관계자가 내한하거나 석·박사 과정 재학생들이 방문하는 행사는 적극 후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컬럼비아대 출신 재계 인사로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이 있다. 정 명예회장은 컬럼비아대에서 1964년 전기공학, 1969년 산업공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 최기호 영풍그룹 창업주 아들인 최창걸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은 모두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아들인 이해욱 부회장도 지난 1995년 컬럼비아대 대학원(응용통계학과)에서 석사를 끝마쳤다.
반면 삼성그룹은 특정 대학의 쏠림이 덜하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65년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이듬해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도 와세다대 출신이다. 김재범 와세다대 한국교우회 이사는 “이병철·이건희 회장 모두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재정적인 후원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한 재계 인사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나 이건희 회장이 일본 내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게 된 배경에는 와세다대 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와세다대 출신이며 현재 한국교우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맡고 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와세다대의 라이벌로 꼽히는 게이오대 출신이다. 1995년 게이오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이 부회장은 1997년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항간에는 이건희 회장이 “미국을 먼저 보고 나서 일본을 보면 일본 문화의 섬세함과 일본인의 인내성을 알기 힘들다. 유학을 가려면 일본에 먼저 가라”고 권유해 이 부회장이 게이오대에서 석사를 하고 박사과정은 하버드대에서 했다는 설도 있다.
이 부회장과 함께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을 다닌 한 대기업 계열사 사장은 “과묵하다 싶을 정도로 조용했으며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깊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범(汎) 삼성가에서 하버드대 출신 인사로는 사촌누나인 이미경 CJ E&M 부회장, 외삼촌인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 등이 꼽힌다.
범 현대가는 굳이 꼽자면 조지워싱턴대 출신자가 많다.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이 1982년 조지워싱턴대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은 데 이어 막내아들인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도 이 대학 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이다. 형제 중에는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두 아들인 정몽진 KCC 회장과 정몽익 KCC 사장이 모두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했다.
이병철·이건희 전·현직 삼성회장 와세다대 동문
고 정주영 회장 밑에서 현대건설 사장을 역임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999년 이 대학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지낸 인연이 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도 조지워싱턴대 출신이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MIT 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밟은 뒤 존스홉킨스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범 LG가는 2~3세 경영자들은 시카고대 출신이 많은 반면 그 이후 세대는 스탠퍼드대 출신들로 채워지는 모습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경우 지난 1982년에,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아들 구자은 LS전선 사장은 1990년에 각각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GS그룹에서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시카고대 대학원 출신이다. 허남각 회장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친형이다. 허동수 회장은 위스콘신대 출신이다.
스탠퍼드대 출신은 구본무 회장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부장이 있다. 구 부장은 미국 로체스터공과대를 졸업한 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스탠퍼드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LS그룹에서는 구자홍 LS미래원 회장의 외아들 구본웅 포메이션8 대표가 스탠퍼드대를 졸업했다. 스탠퍼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경영대학원 석사를 끝마친 구본웅 대표는 대학 동기 3명과 함께 벤처캐피털펀드 하버퍼시픽캐피털펀드를 만들었으며 지금은 또 다른 펀드 포메이션8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재계인사 중에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모교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987년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서 회장은 현재 코넬대 한국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아들인 문윤회 아주그룹 차장도 코넬대에서 공부했다.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4남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의 아들인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도 코넬대 동문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