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골수성 급성 백혈병) 투병 구백일흔아홉(979) 번째 날 편지, 4 (이슈-issue, 정치) - 2023년 5월 13일 토요일
사랑하는 큰아들에게
2023년 5월 13일 토요일이란다.
한-일 외교당국이 12일 국장급 실무협의를 열어 23~24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현장 시찰단 파견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을 논의하면서 시찰단 윤곽이 잡히고 있다네.
정부는 안전규제 분야 전문가 20명 안팎의 규모로 시찰단을 꾸려 오염수 방류 과정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일본이 민간 전문가 파견에 부정적인데다 이번 시찰이 관련 시설을 눈으로 보고 오는 ‘현장 확인’ 성격이라는 점에서, 시찰단 파견을 둘러싼 ‘들러리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검토의 핵심은 오염수 시료 채취와 분석인데, 정부는 시료를 채취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시찰단은 오염수 정화와 방류 시설 전반의 운영 상황을 ‘현장에서 확인’만 하고 올 것으로, 일본 쪽 입장도 다르지 않다네.
일본 외무성은 전날 낸 보도자료에서 한국 정부의 시찰단 파견에 대해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의 현재 상황에 관한 브리핑 형식의 설명회”라고 선을 그었는데, 시찰단 파견이 원전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평가·검증을 위한 성격이 아니라, 사실상 견학에 가깝다는 취지라네.
시찰단이 방문 결과를 바탕으로 검증 결과를 도출해도 구속력이 없다는 점도 한계고, 특히, 일본은 한국 시찰단에 민간 전문가나 시민단체가 포함되는 것도 반대하고 있다네.
한편에서는 정부 입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민간 전문가나 시민단체의 경우, 일본에 우호적인 현 정부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껄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데, 정부는 시찰단을 정부 관련기관 및 산하기관의 원자력안전·해양환경 등 분야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20명 안팎으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네.
이날 실무협의에서 한-일 당국은 현장 시찰에 나설 한국 전문가 시찰단의 일정과 이들이 둘러볼 시설 등을 구체적으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 쪽은 외교부 윤현수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 일본 쪽은 외무성 가이후 아쓰시 군축불확산과학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시찰단이 일본에 머물 기간은 후쿠시마 원전을 둘러볼 1박2일을 포함해 최소 3박4일이 될 것이라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정부가 심화하는 고령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자 관련 협의체를 출범했다는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2일 서울 중구 비앤디파트너스서울역점 강당에서 ‘백세사회정책기획단’ 착수회의를 열었고, 보건복지부도 함께했다네.
백세사회정책기획단은 2024년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000만명을 넘는데, 1년 뒤인 2025년엔 초고령사회로 들어섰는데, 기획단은 총괄반, 일자리·소득반, 의료·돌봄·요양반, 주거·시설반, 기술·산업반, 축소사회대응반 등 6개 작업반으로 나눠 각 분야별 핵심 정책과제를 발굴한다네.
기획단은 앞으로 소득·일자리, 돌봄, 주거,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체회의와 작업반별 회의를 여는데, 결과는 정책 발표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공개한다는데, 착수회의에선 전체 운영계획과 고령사회 정책에 대한 향후 방향에 대해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네.
사랑하는 큰아들아
아무튼, 오늘 오후 편지 여기서 마치니,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건강하고, 늘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며, 주님 안에서 안녕히…….
2023년 5월 13일 토요일 오후에 혈액암 투병 중인 아빠가
핸드폰에서 들리는 배경음악-[외국곡] Irish Waltz-Charlie Landsborou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