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이불 밖은 위험한 시기다. 매서운 추위에 꼼짝도 하기 싫다. 그렇다고 정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 출퇴근이나 가정사 등 꼭 필요한 걸 제외하곤 웬만하면 밖에 나갈 일은 만들지 않는다. 끼니도 가급적이면 집에서 해결한다. 그런데 그마저도 문제다. 쌓여가는 설거짓거리 말이다. 가뜩이나 귀찮은 설거지인데 따뜻한 물은 왜 이리 천천히 나오는지. 배달음식이나 일회용품도 생각해 봤지만 그리 탐탁지가 않다.
이런 귀차니즘을 해결할 수 있는 게 식기세척기다. 식기류를 자동으로 세척하고 건조하는 주방가전으로 가사에 바쁜 주부나 맞벌이 부부의 시간을 절약하고 수고를 덜어준다. 피부가 예민한 사람에게도 고마운 물건. 오죽하면 빨래건조기, 로봇 청소기와 함께 신의 물건인 ‘가전 3신기’로 꼽히겠는가.
물론 과거에는 잘 안 씻겨 다시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세척력이 좋아지고 다양한 부가기능이 추가됐다. 사전 불림 기능이 있는 경우 눌어붙은 음식물도 거뜬하다. 고온 강력 스팀 기능으로 온수기 없이도 살균 효과를 내기도 한다. 사용하기 편한 건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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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다나와리서치
덕분에 판매량도 늘고 있다. 다나와리서치에서 지난 2013년부터 판매된 식기세척기 데이터를 취합해보면 해마다 차이는 있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올해는 11월까지만 모았을 뿐인데도 지난해 전체 판매량보다 18.6% 많은 양을 기록했다. 유독 7월과 10월에 많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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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다나와리서치(2016년 1~11월, 판매량 기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식기세척기를 제조사별로 나누면 SK매직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SK매직은 SK네트웍스에 인수된 동양매직의 새 이름이다. 3단 세척 날개와 4중 펌프 직수압 물살로 세척력을 높인 DWA-7303D와 3단계 세척 코스, 자외선 살균 등의 기능을 앞세운 DWA-1675P 같은 제품이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역시 SK매직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점유율은 31.3%. 올해는 디오스 D1260과 D0633 시리즈가 많은 인기를 누렸다. 큰 접시를 넣을 수 있는 넓은 수납공간과 80도의 고온 세척 살균, 불림, 6가지 세척 코스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도 식기세척기를 내놓기는 하지만 3%의 점유율로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제품별로 보면 10위권 안에서는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