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5. 3. 금요일. 맑음
<한국국보문학카페> '등단 시인방'에는 '초포 황규환' 시인님의 시가 올랐다.
보리고개에 서서
초포 황규환
너와지붕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햇살에 반짝이면
지난날의 슬픔이
모두 사라지면 좋겠어요
식구들 몰래 훔치던 어머님의 눈물은
가난이 가져온 비애로
엄마 입만 바라보던 새끼들의 초라함이
엄마를 울게 했었지요
텅빈 쌀독을 채우질 못해
넘기 힘든 고개의 굶주림이
아욱죽마저 사치스럽게 고개를 넘고
피자와 스테이크에 싫증난 오늘이 걱정이다
청보리밭은 바람에
출렁이는 바람을 쫒아
풍성한 음식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보리고개를 잊은 지 얼마 안 되지만
세월이 가도 잊혀지질 않는
보리고개의 추억으로
다시 살아나는 옛생각에
엄마를 그리는 늙은 호박이 애처롭다.
내가 위 시 전부를 퍼서 '세상사는 이야기방'에 올려서 내 글감으로 삼는다.
내 댓글 :
'보리 고개'로 떼어서 쓰면 2개의 낱말.
'보리고개'로 붙여서 쓰면 1개의 낱말(특별한 뜻을 지님)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합니다.
* 보릿고개 :
이전에,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의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으로, 묵은 곡식은 다 떨어지고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서 농가의 식량 사정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비유적으로 이르던 말
요즘 '국립국어원'은 사잇시옷(ㅅ)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병폐가 있더군요.
천천히 발음하면 사잇시옷(ㅅ)이 귀에 들리지 않겠지요.
저도 1950년대의 배고픈 시절을 떠올립니다.
해동되는 이른 봄철에 동네 아낙들이 보리밭, 밀밭에 들어가서 신발 신은 채로 어린싹을
잘근잘근 밟아서 새싹이 흙속에 묻히도록 했지요. 동절기에는 살얼음으로 흙이 들뜨게 마련이지요.
6월 초/중순에 낫으로 보리를 베어서...
위 시 정말로 고맙습니다.
엄지 척! 합니다.
위 '초포 황규환 시인님'의 시는 지나간 과거 시대상을 나타낸다.
* 옛 시골집 지붕의 재료 : 초가집, 너와집(나무기와), 굴피집, 청석집(돌지붕)
어린 학생들이 동원되어 보리밭에서 보리밟기를 한다.
보리, 벼를 훑는 탈곡기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용서해 주실 게다.
잘 활용하겠습니다.
내가 기억하는 1950년대, 60년대의 농촌(산촌 강촌 어촌 등)은 정말로 가난했고, 배고팠고, 고단했던 시절이었다.
나는 시골 국민학교(요즘에는 초등학교) 다녔는데 해동되는 이른 봄철에는 학교에서는 단체로 학생들을 동원해서 인근의 밭에 들어가서 보리싹을 잘근잘근 밟도록 했다.
늦가을철에 씨앗 뿌려 싹이 튼 보리 밀의 뿌리는 겨울철 살얼음으로 땅이 들뜨게 마련.
밭에 들어가 두 발로 잘근잘근 밟아서 보리 새싹의 뿌리가 흙에 묻히도록 해야 했다.
6월 초순에는 보리가 채 익지도 않았는데도 배고픈 사람들은 청보리를 베어서 풋보리를 털어서 식량했다.
6월 중순에 보리(밀, 귀리 등)이 익으면 낫으로 베어서 지게로 져 날랐으며, 바슴을 해야 했다.
6월은 여름철 우기가 시작된다.
비는 쏟아지고.... 보리바슴은 해야 하는데....
정말로 힘이 들었던 농촌생활이었다.
* 바슴 : 표준어는 '바심'. 곡식의 이삭을 떨어서 낟알을 거두는 일을 타작(打作), 바심, 풋바심이라고도 한다.
2020년대를 사는 내가 기억하는 1950년대, 60년대의 시대상황을 떠올린다.
'지난 세기와 지금의 세상을 비교하면 마치 천지가 개벽한 것인 양 많이도 변했고, 발전했다'라고 말한다.
내 고향 충남 보령시 웅천읍 구룡리 화망마을에서는 보리, 밀, 귀리 등의 곡물농사는 1970년대에 사라졌다. 동네에 있던 방앗간도 없어졌고, 농경지도 많이 없어졌다. 마을 뜰이 토지수용되어서 농공단지, 산업단지, 지방도로로 변해버렸고, 그 많던 마을사람도 객지로 떠났고, 객지로 떠나지 못한 마을사람들은 늙어서 거의 다 죽었다.
농토가 크게 줄어들었고, 일꾼(머슴)들은 1970년대 초에 떠나갔기에 산골 마을은 자꾸만 쓸쓸하게 사그라지고 있다.
내가 기억하는 1950년대 ~ 1970년대 초의 벼농사, 밭농사는 천지개벽한 것인 양 많이도 변했다.
옛 풍속은 거의 다 사라졌다.
내 기억도 자꾸만 흐릿해진다.
이제는 늙은이들이나 옛기억을 회상할 게다. 그나마 얼마 뒤에는 죽고....
2020년대인 지금.
시장에 가면, 마트에 가면 먹을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해외 수입산도 엄청나게 다양하다.
은행카드나 돈만 내밀면 그 어떤 물품 물건이라도 쉽게 살 수 있다.
예전 배가 고파서 남의 집에 어릿거리면서 동냥하던 가난한 사람들은 이제는 없다.
모두가 다들 부자이며, 다들 잘 먹고, 잘 산다.
나중에 보탠다. 쉬자...
2024. 5. 3.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