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도심속 나들이 배웅하고 들어와 펜을 듭니다.
마당 은행나무 잎이 제법 노랗습니다. 채 물들기 전에 떨어지지도 않고, 늦게라도 물이드니 참 곱습니다.
까치밥으로 남긴 감이 좀 많은 듯하여, 새가 앉아 먹기 어려운 건 따야겠습니다~ 땄습니다.
반쯤 땄는데, 감 2개에 파먹은 자국이 있네요. 워낙 가벼워 가는 가지에도 앉나봅니다.
새로 딴 감들은 아직 땅땅합니다. 새가 파먹은 것만 익었어요. 얼마 전 직바꾸리 감 먹는 걸 보니, 서너 번 쪼아 먹고 맙니다.
대림절, 시작입니다. 교회 달력으로 대림절은 새로운 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8세기 이래 대림절은 교회력의 시작입니다. 성탄절까지 네 주간 동안 대림 절기입니다.
대림(待臨), 오심을 기다린다. 이렇게 교회력, 교회 달력은 기다림으로 시작합니다. 마라나타!
대림절 묵상집에 따라 주일 말씀 본문을 삼습니다. 대림 첫 주일은 종말이야기, 올해 순서는 마태복음 24장입니다.
3년마다 돌아오니까, 2016년에 마태복음 24장으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작년에는 누가복음 21장을 다루었고, 재작년에 마가복음 13장 차례였으나 다루지 않았기에, 올해 마가복음 13장을 본문으로 삼습니다. 마태복음 병행구절이기도 합니다.
마태 24-25장, 마가 13장, 누가 21장은 작은 묵시록입니다.
예수께 묵시-종말론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임박한 종말을 살았던 제자들은? 2천년 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기후 위기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인류는 그 몸살을 어찌 감당할지 기도가 절로 나오는 때,
말세를 어떻게 살아야할지 마가가 전하는 말씀을 깊이 묵상합니다.
창밖이 까맣습니다. 깊어가는 겨울 밤, 대림 전야에 샬롬~
2019.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