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지면서 감기환자가 부쩍 늘었다.병원 소아과·내과에는 평소보다 많은 감기환자들이 줄을 잇고 보건당국은 독감 유사환자가 늘고 있다며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를 내렸다.
우선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고 잦은 송년 모임과 과로로 인해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나려 할 때는 갈근(葛根)차가 저항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갈근은 해열작용외에 술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고 특히 설사를 멈추게 해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갈근 50g을 물 2ℓ에 넣고 끓여 물만 따라낸 다음 꿀을 약간 타서 식기 전에 마신다.
생강대추차도 감기기운이 있을 때 좋다. 특히 손발이 차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하는 사람은 수시로 마시면 몸이 따뜻하게 된다. 생강은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고 땀을 나게 하며 노폐물을 자주 배출시키는 이뇨작용을 도와준다. 생강 20g과 대추 16개를 물 800㏄에 넣고 은근하게 오래 끓인뒤 꿀을 약간 타서 하루 2∼3회 복용한다.
목감기에 잘 듣는 재료는 도라지다. 기침을 가라앉히는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는데 기침과 가래약으로 널리 알려진 용각산의 주재료도 도라지다. 감기 때문에 목이 부어 음식을 삼킬 수 없고 열이 많이 날 때 도라지와 감초를 각각 12g씩 취해 물 두 대접을 붓고 1시간 정도 달여서 커피 한잔 분량으로 졸인다.이 물을 입안에 물고 있다가 천천히 삼키면 기침을 덜 하게 된다.
기관지천식으로 숨을 몰아쉬고 목에서 쇳소리가 나는 사람은 도라지 60g을 잘게 썰어 2시간 정도 달인 물을 마시면 증상이 가벼워진다 .만성해수,노인성 해수,백일해 등에도 효과가 있다. 도라지 겉껍질에 사포닌이 많이 있으므로 벗겨내지 말고 깨끗이 씻어 달이도록 한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호흡기내과 이형구 교수는 “평소 파와 도라지 모과 오미자 생강 유자 등을 반찬이나 차로 꾸준히 섭취해도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감기기운이 느껴질 때는 파 머리를 진하게 끓여 마시고 열을 내면 해열이 된다. 이교수는 “콧물이 날 때는 생강을 갈아 따뜻한 물에 넣고 꿀을 타서 마신 후 땀을 내라”고 조언했다. 파 머리 달인 물을 맛이 없어 먹기가 괴로운 이들은 파 머리를 짧게 썰어 된장에 버무린후 죽이나 수프로 끓여 먹어도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도 목감기로 인한 통증과 갈증이 심할 때 효과가 있다. 무를 강판에 간 뒤 물을 조금 붓고 꿀을 타 마시면 된다.
구운 매실은 기침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다. 매실 2개를 약한 불에 충분히 구운 뒤 흑설탕 5g,뜨거운 물 반컵을 붓고 따뜻할 때 마신다.이교수는 “마늘 콩나물 부추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흰 쌀죽이 거의 다 끓었을 때 부추를 듬뿍 썰어 넣고 다시 푹 끓여서 먹으면 된다. 단 설사가 잦은 사람은 부추를 피해야 한다.
“감기 초기에는 식사할 때 야채를 많이 먹고,고기는 적게 섭취하는 게 좋다”며 “한방차는 감기가 금세 뚝 떨어진다기보다는 약이 잘 듣지 않는 감기에 대한 몸의 저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