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초 동탄신도시가 생기기전 동탄은 '전원일기'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아담한 동네였다.
당시 입시학원 강사시절.
"원장님...이런 곳까지 홍보 해야 하나요?"
"이곳에 사는 부모들은 공부보다는 소외되어 있다는 감정을 갖고 있어... 그래서 이런 곳에 붙이면 잘 가르친다는 인상보다 도시와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을 갖지..."
그런 곳이 지금은 경기 남부지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조건을 갖춘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
넓은 도로와 높다란 건물, 수억을 넘는 고가의 아파트...
나루교 밑에 앉아 지난날 이곳에서 낚시바늘에 미끼 끼우려 앉았던 기억을 떠올리다 미소 짓는다.
20년도 안돼 콘크리트로 덮인 도시, 과거속 동탄을 기억하기에 여기 나루교 주변에 나비길을 만들러 왔다는 행사가 어색하기만 하다.
"○선생... 두바퀴 축제 있잖아..."
"오산천에 좌판벌리듯 늘어놓는다는 건... 아닌거야...고쳐야 해... 그런데 알아야 할게 있어..."
"??..."
"2000년 초반 오산천 하천 정비할때, 그때 박시장은 주차장을 만들려고 했어. 예전처럼... 그런데 환□□이 반대한 거야.
잔디 깔자고...그때 얘기한게 행사할때 쓸 수 있다는 것이었지...과거를 알아야 해..."
"그런가요. 회원으로 온지 얼마안되서 그때 일은 모릅니다. 단지 과거속의 말로 오산천에서 남발하는 행사가 합리적이라 여기진 않습니다."
...
"내년에 천오백명의 사람을 초청해 하천 세미나를 열려고 해..."
"깨어 있는 활동가 한 사람이 관청과 연결되면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는걸 알게 됐어..."
남촌마을 축제때 ◎◎◎씨가 함께 한 자리에서 건낸 말이다.
"○선생... 어떻게 생각해..."
"보다 크게, 보다 화려하게, 보다 많은 비용으로 접근한다는게 환경보다는 인간, 그 중에서도 그런 시간과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관' 중심의 행사답습니다.
내세우는 모토가 환경이란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할 수 있다면 보다작게 보다 초라하게 아주 적은 비용으로 아무것도 안한 것처럼 다가서야 한다고 봅니다."
'식물의 '잉여'가 없으면 동물은 살 수 없다.'
최재천교수가 인간의 경제학에게 자연이라는 공존 질서는 반대로 움직인다고 평가하면서 했던 말이다.
우리가 치루는 행사가 '그린 워시'라는 환경소비를 충족하고 또 다른 부가가치를 심어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시대욕망이지만, 처음부터 부가가치를 내세우며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에 씁쓸해진다.
늦은 봄날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이사가 한참이다.
분리수거장에 넘쳐나는 쓸만한 물건들을 보면 말이다.
'허리쯤오는 높이의 책장과 정리함은 없을까... 있다."
몇개를 수거해서 사무실에 포장조차 뜯지못한 환경잡지를 꽂아놨다.
"사무실에 와봐요... 우리 사무실이 아닌 줄 알았다니까..."
CF대사속...
"로션하나 바꿨을 뿐인데..."
와 비교되는
"책장 몇개 가져왔을 뿐인데..."
다들 좋아하니... 좋다.
서로 값비싼 무엇보다 환경을 중요시 하기에
'주워오면 안돼요...'
보다는
'다시 쓸 수 있다.' 는 이심전심이리라.
"전에도 환경보호라는 말을 종종 무기로 썼습니다. 그때는 자본의 논리를 깨기 위한 방편으로 대입했죠.
사실 그 시절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여겼죠.
그런데 환□□에 들어오고 나서 '발전이라는 환상'으로 문제를 풀어선 안된다는 것을 알았죠.
기본적으로 보존/복원을 외치는 우리에게 '발전'이라는 프레임으로 정치권력을 탐하는 기존 정당과는 함께 발걸음을 맞출 수 없다는 거죠."
"개별 정책 중에서 함께 할 부분이 있다면 그일을 할 뿐입니다."
더 말하고 싶은 자리였다.
미래를 꿈꾸는 일을 우리는 준비하고 있다고 말이다.
건강한 논의는 기본적으로
'여러 색이어야 한다.'
"아무리 다른 색을 첨가해도 변하지 않는 색이 있어요... 그게 검정과 흰색입니다.
검정은 인간이 만든 모든 색을 합치면 나오는 색깔이고 흰색은 태양이 만든 모든 가시광선을 모으면 만들어 집니다."
...
"반사되는 빛을 우리는 색으로 본다."
바꿔 말하면 반사하는 빛이 만약 가시광선 이라면 다양해야 자연스런 백색광으로 되돌아 온다.
"우리가 만약 한가지 색을 낼수 있는 존재라면 서로 다른 색깔로 있어야 태양같은 빛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어제 밤 오산천을 걷다가
'쥐방울 덩굴'처럼 보이는 식물을 찍어서 올렸더니... '박주가리' 란다.
밤이라서 착각할 수 있다 위안 삼지만
'상처는 늘 내게서... 나에게로 온다.'
정확한 눈은 남의 눈임을 인정하고 살아야지.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와 꽃이 되었다."
고교시절 김춘수의 <꽃>을 기억한다.
알아야 사랑한다 하지만 아는 것의 출발은 너의 이름임을 다시 새긴다.
더워지는 날...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약수터앞 농성장은 평화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