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에서 열리고 있는 대하축제가 호객행위와 끼워팔기, 원산지 미표시 등 불법천지로 돌변했으나 단속기관은 뒷짐만 지고 있어 관광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더욱이 주말이면 외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차량이 서로 뒤엉켜 교통지옥으로 돌변했는데도 관련기관의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해안 최대의 대하 집산지인 안면도 백사장항에서는 지난 13일부터 오는 28일까지 16일간 대하축제가 열리고 있으나 개막 첫날부터 아예 원산지표시를 하지 않아 방문객들의 의구심만 증폭시켰다.
특히 일부 식당은 가족단위 손님이 ㎏(대략 1㎏당 6만 원 정도) 단위가 아닌 5만 원 이하를 주문하면 주문을 거부하는 등 축제장이 불법천지로 변해버렸다.
게다가 길을 막고 손님을 잡아끄는 수십 명의 호객행위꾼들이 극성을 부려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으며, 대하 가격도 태안지역 타 항·포구보다 비싸게 파는 등 배짱장사가 판을 치고 있지만 축제추진위원회는 물론 관련기관이 모두 이를 방관하고 있다.
심지어 축제 참가객이 주최 측에 수산물 원산지 미표시를 항의해도 파악조차 나서지 않아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14일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장 모(서산시) 씨는 "H식당(태안군 안면읍)에 들어가 대하 5만 원어치를 주문했지만 식당 주인은 4명이 와 1㎏ 정도는 먹어야지, 5만 원어치로는 매상도 못 올리고 자리만 차지한다며 판매를 거부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분개했다.
또 네티즌 이 모 씨는 태안군 홈페이지에 올린 '안면도 대하축제 개판'이란 글을 통해 "원산지표시도 없이 팔고 5만 원 이하를 주문하면 안 파는 안면도 대하축제장은 상인들이 관광객을 봉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관련기관의 단속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상인들의 배짱영업을 단속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주차질서와 원산지 표시, 호객행위 단속은 관련기관의 도움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태안군 관계자도 "주민들 간의 축제개최 합의가 늦어져 짧은 기간에 축제를 준비하는 바람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추진위원회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서해안 최대의 대하집산지로서의 명성을 되찾고 관광객 유치와 이미지 쇄신을 희망하는 주민들은 "안면도 대하축제가 올해로 8회를 맞았지만 현실은 축제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상인들만 배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박기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