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입 재개 결정으로 빠르면 이번 추석부터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 대량 유통될 예정이다.
정부는 '미국의 광우병 검사체계가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예찰검사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작 미국언론과 시민단체들은 미국 정부가 무수히 많은 광우병 의심 소를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공식 기록은 2003년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지만, 사실은 더 많은 광우병이 발병했었고 이 사실이 교묘히 은폐되어 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 정부조차도 자신들의 광우병 검사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시인하고 있다.
미 농무부 보고서, '광우병 의심소 식육처리 사례 무더기 적발'
올해 2월 1일 작성된 미 농무부 감사관(USDA OIG)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6월부터 2005년 4월까지 감사대상 도축장 12개 소 중 2개 소에서 29마리의 주저앉는 소를 식육처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식육처리한 29마리 중 △유방염(mastitis) 1마리, △탈구(splay) 5마리, △외상(injury) 3마리 등 9마리를 제외한 20마리는 왜 주저앉는 증상이 발생했는지 원인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소가 주저앉는 증상은 광우병 걸린 소에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 이 때문에 흔히 광우병을 ‘앉은뱅이병(downer cow diseas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보고서는 또 △도축장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제거 관리가 부적절하고, △광우병 검사방법이 육안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며 헛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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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1일자 미 농무부 감사관(USDA OIG) 보고서.
감사대상 도축장 12개 소 중 2개 소에서 29마리의 주저앉는 소를 식육처리 했으며, 이중 20마리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USDA |
미국의 농장들에서는 광우병 위험때문에 법으로 금지된 육골분 사료 투여는 물론, 도축 후 남은 쓰레기들이나 소 피, 심지어 배설물까지 소에게 먹이는 일이 여전히 암암리에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광우병 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도처에 깔려있는 것이다.
미국 시골의 농장 지역들에서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소들이 정부 몰래 도살, 매장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한 신문의 보도는 충격적이다.
광우병 소를 신고하면 목장 전체가 방역 대상으로 지정되어 소를 팔 수 없게되기 때문이다.
2005년 7월 3일자 '휴스턴 크로니클(Houston Chronicle)'은 "광우병 문제에 대해 농림부가 뭘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운송비용을 목장주가 부담해야 하고, 광우병 소가 한 마리라도 발견되면 목장 전체가 방역 대상으로 지정되어 소를 팔 수 없기 때문에 목장주들이 광우병 의심 소를 발견하고도 정부에 보고하는 대신 그냥 도살 후 묻어버린다"고 실태를 고발했다.
광우병 소 발견하면 신고하는 대신 몰래 도살, 암매장
신문은 "목장주들은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격언을 통해 정부의 규제를 어떻게 피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총을 쏴서 죽여라. 그리고 입을 꾹 다물고 있어라"가 그것이라고 규제 능력을 상실한 정부의 무능을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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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휴스턴 크로니클' 2005년 7월 3일자 기사.
“광우병 소가 한 마리라도 발견되면 목장 전체가 방역 대상으로 지정되어 소를 팔 수 없기 때문에, 목장주들이 광우병 소를 신고하는 대신 그냥 도살 후 묻어버린다”고 쓰고 있다. |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과 '식품 및 물 감시(Food and Water Watch) 등 미국의 이름있는 소비자 단체들이 미 농무부에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확인한 '광우병 관련 위반 사례'는 미국의 축산 기업들이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제거나 나이 확인 등 광우병 여부 판단에서 아주 중요한 사항들을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04년 1월부터 2005년 3월까지 광우병 관련 규제 위반 사례는 모두 829건.
이 중에서 소의 나이를 엉터리로 판정한 사례가 24개 주 63개 도축장에서 86건,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되었다는 기록이 아예 없는 사례도 100건이나 됐다.
소의 나이가 30개월 이하인지를 판정하는 것은 특정위험물질 제거와 수출용 쇠고기 선별을 위해서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사실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중추신경계의 이상을 보이는 소 680 두 중에서 162 두만 광우병 검사를 실시했다는 것.
더구나 미국 정부는 광우병 위험성이 높은 소의 75% 이상을 검사에서 제외시켰으며, 광우병 고위험 지역에서 별도의 조사도 시행하지 않아 광우병 발생을 축소ㆍ은폐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