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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의 봄] 22 - 봄은 또 오고, 꽃은 또 피고!
1. S# 태봉의 회상 몽타쥬.
1. 1부> 태봉 달자, 첫만남.
“비켜!”를 외치며 달려오다가 부딪히는 태봉과 달자,
서로 쳐다보는 두 사람의 시선위로
태봉E 애인이 없으십니까?
가족 행사나, 각종 환갑, 회갑, 생일파티 및 커플모임이 괴롭습니까?
2. 1부> 공사장 안.
태봉 (달자를 보며) 그렇다면 전화하십쇼,
여러분의 친절한 애인이 되어드리겠습니다.
3. 1부 61씬> 호텔 바안.
달자 (전화기에 대고) 저기요, 지금 잠깐 와줄수 있어요?
4. 1부 65씬> 호텔 복도.
위선주와 신세도 커플을 앞질러 오는 태봉과 달자, (1부)
달자E 삼백?
5. 2부 6씬> 호텔 방안.
태봉 하루 세시간에 십만원씩 한달이면 삼백,
시간이야 매일매일 써도 상관없고, 일주일치 몰아써도 상관없고.
달자 좋다고, 까짓거! 하자고! /
달자 (두 손을 움켜쥔채) 다 부?버릴거야!
태봉E 그렇게 시작된 만남이었습니다.
6. 2부 35씬> 화장실 안.
달자 내가 지금 사랑 때문에 이러는줄 아니?
미안하지만 나 사랑 때문에 이러는거 아냐, 자존심 때문이지!
태봉 (쳐다보는 표정위로)
태봉E 처음엔 그냥 자존심에 목숨거는
깡깐하고 고리타분한 노처녀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7. 2부 앤딩쯤> 거리. 태봉과 함께 달리는 달자, 기분좋게 웃는 표정,
4부 3-1씬> 레스토랑안.
턱을 괴고 태봉에게 개인종목 날리는 달자의 표정,
발가락으로 벅벅 긁기까지, 태봉, 어이없이 쳐다보는 표정하며,
(태봉 달자, 귀여운 씬들 몇 개 사진 느낌으로 휙휙 지나가는위로)
태봉E 점점 함께 있는게 재밌어지더라구요,
툭하면 화도 잘내고,
9. 3부 13씬> 통화하다 말고 달자, “야! 됐다! 끊자”
4부 14씬> 달자, “됐다고 글쎄!”
9부 7씬> 달자, “당장 내 집에서 나가아!!!”
태봉E 툭하면 손부터 날라왔지만...
10. 1부 공사장씬> 걸어나오다가 퍽! 태봉을 걷어차는 달자, (짧게)
2부 화장실씬> 퍽! 가방으로 태봉을 걷어차는 달자, (짧게)
3부 19부12씬> 태봉이 무사한걸 알고 툭툭! 때려버리는 달자에서.
태봉E 사실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여자였어요.
11. 5부 36씬> 위선주에게 죽을 갖다주고 먹어보라는 달자,
7부 37씬> 장애인집에 물건을 직접 배달해주는 달자,
19부 13씬> 태봉에게 “사랑해” 말하는 달자의 얼굴에서,
태봉E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 보고싶어지고...
12. 11부 앤딩> 달자를 기다리는 태봉, 달자를 돌아보며 씩 웃는 얼굴,
태봉E 같이 있고 싶어지더라구요.
12. 12부 앤딩> 달자를 꼭 끌어 안아주는 태봉,
16부 30씬> 달자에게 쪽! 뽀뽀해주는 태봉,
2. S# 호텔 로비라운지. (2009년, 현재)
맞선녀1 (완전 얘기에 몰입, 두 손으로 손수건을 꼭 잡은채)
그러다 결국 사랑하게 되버린거군요,
태봉 ... (얼굴은 보여주지 않고 뒷모습만, 검지반지낀 손가락 하나 정도)
맞선녀1 (안됐다는 듯) 그런데도 그 여자분은 떠나버린건가요?
가지말라고 붙잡지도 않으셨나요?
3. S# 티켓팅 하는곳.
그 한쪽에서 짐을 부치고 티켓팅을 마친 달자, 표를 들고 쭉 걸어나온다.
사람들 무리 사이로 쭉 걸어나오는데 그 위로
태봉E 가지마!
달자 (멈칫... 멈춰선다. 돌아보는 시선에서)
4. S# flash-back> 21부 앤딩씬 연결.
태봉 내가 가지 말라면 가지 마!!!
달자 태봉아..
태봉 (OL) 사랑한다구!
달자 ! (본다)
태봉 내가...!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구! 아직도 모르겠어?
달자 ...! (본다. 놀라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태봉 (간절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달자 (본다. 보더니,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그래두 내 인생에서 단 한번은 사랑이었네.
그게 너라서 참 다행이다.
태봉 ! (보면)
달자 기다리라는 말은 안할께.
너한테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도 안할거야.
태봉 달자씨..!
달자 우리 아무런 약속도 하지 말자,
아무런 장담도 하지 말자.
지금 이 감정이 2년뒤까지 변치 않을거라고 서로를 속이지두 말자.
그런 약속으로 널 2년이나 묶어두는건 내 욕심이야.
(보며) 지금 니가 해준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해.
내 인생... 최고의 한마디였어.
태봉 ...! (본다)
달자 (본다. 두 눈에 맑은 눈물 그렁그렁해지며) 사랑해. 태봉아.
태봉 (같은 기분, 같은 감정으로 바라보면)
5. S# 다시 티켓팅 하는 곳.
사람들이 오가는 그 사이에 서 있는 달자의 표정위로
달자E 사랑해... (여운있게 한번 더....)
달자, 조용히 돌아서서 출국수속장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면,
잠시 후, 저쪽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쭈욱 올라오는 태봉의 모습,
다급하게 성큼성큼 걸어올라오면서 티켓팅쪽으로 간다.
두리번 거리며 달자를 찾는 태봉, 그의 손에 반지케이스가 들려져 있다.
6. S# 출국수속하는 입구,
직원에게 여권과 티켓을 보여주는 달자,
직원, 확인한 뒤 다시 달자에게 돌려준다.
달자, 마지막으로 한번 더 뒤를 돌아본 뒤 안으로 들어간다.
자동문이 열렸다가 도로 닫히면,
간발의 차이로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태봉,
번쩍 뛰어서 사람들 사이로 열심히 달자를 찾는다.
그러나 달자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그렇게 쭉 걸음을 옮겨
출국수속하는쪽으로 가까이 다가서는 태봉,
뛰어온 듯 숨을 몰아쉬며 돌아본다. 그 위로 한번 더
달자E 사랑해... (여운있게 한번 더)
태봉, 순간 맥이 탁! 풀어진다. 결국... 그냥 가버렸구나...
허탈하게 손에 쥐어진 반지 케이스.
태봉, 그렇게 수없이 오가는 사람들 한 가운데 멍하니 서 있는 위로
E. 날아가는 비행기의 굉음길게 겹쳐지면서.
7. S# 태봉의 사무실.
가방안에 이것저것 자신의 물건들을 담다가
마지막으로 반지케이스를 집어들어서 보는 태봉,
본다. 보다가 가방안에 툭 던져넣고는 지퍼를 쭉 잠근다.
가방에 둘러메고 방문을 나서려다가 멈칫... 보면
장수진 정말... 가려구?
태봉 음. (보면)
장수진 한다홈쇼핑 인수합병건은 한다쪽의 거부로 결국 백지화됐어.
태봉 음.. (그럴거라고 생각했다)
장수진 (보며) 그 여자... 진심이었니?
태봉 (수진을 본다. 보더니) 음.
장수진 (본다.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런데 왜 진작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어?
태봉 마음보다 말이 앞서게 될까봐.
사랑이 가벼우면 가벼운만큼 말도 가볍고 쉬워지지만..
사랑이 깊으면 깊은만큼 말도 깊어지더라.
장수진 잔인한 녀석..! (곱게 흘기며)
그래도 한땐 열렬히 좋아했던 여자친구한테
너 너무 솔직한거 아니니? 매너없는 놈!
태봉 너니까 더 솔직하게 말하는거야.
그게 너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니까.
장수진 (어이구.. 피식 웃더니, 조용히 다가가 꼭 한번 끌어안아준다)
넌 아니었을지 몰라도 나는... 진짜였어 태봉아.
나는 너 때문에 정말로 가슴이 뛰었구,
살아있는거 같았다구.
태봉 더 좋은 사람 나타날거야.
나두 만났으니까... 너두 만나지겠지.
장수진 (피식.. 웃지만 눈물이 글썽하며) 끝까지 잔인한 녀석...
(그러더니 떨어져 서며) 그래두 가끔은... 볼수 있지?
태봉 음.
장수진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래, 잘가 그럼.
태봉 음. (그러더니 조용히 수진을 지나쳐 나간다)
장수진 (왠지 마음이 서운해온다. 돌아본다)
8. S# 복도.
밖으로 나와서 바라보는 장수진, 멀어지는 태봉의 뒷모습을 본다.
아쉽고 그리운 그녀와는 달리,
떠나는 그 녀석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벼워보이는 느낌에서 dis.
9. S# 다시 호텔 로비라운지 (현재, 2009년)
현재의 강태봉, 좀 더 남자답고 멋스러워진 모습으로 나타나면,
맞선녀1 그럼 그 뒤로 그 여자분하고는 연락같은것도 안하셨나요?
강태봉 미국으로 떠난 지 한달쯤 됐을땐가...
엽서 한장 온거 말고는 없었어요,
맞선녀1 2년 내내 한번두요?
강태봉 한번두요.
맞선녀1 그럼 지금쯤 서울에 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네요?
강태봉 글쎄요. 그야 모르는 일이죠,
어쨌든 그래서 저는 당분간 다른 여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어머니 성화에 못이겨 어쩔수 없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양해를 구하는게 그 쪽에 대한 예읜거 같아서요.
맞선녀1 (완전히 태봉의 로맨스에 빠진 듯 간절하게)
그 여자분을 기다리고 계신건가요?
강태봉 (본다. 보더니) 그 여자가 믿는걸 나도 한번 믿어보려구요.
맞선녀1 (....? 보면)
10. S# 호텔앞.
로비현관문을 밀고 밖으로 나오는 태봉,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스쳐지나가면서 툭...!
그러면서 발밑으로 엽서 한 장이 팔랑~ 떨어진다.
태봉, 알아채지 못한채 한쪽에 세워둔 자전거에 막 올라타는데
그 뒤로 호텔직원 “손님!” 하고 그 엽서를 주워 가져다준다.
태봉 아...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엽서를 받아들고 한번 더 본다.
미국 뉴욕의 소인이 찍힌 엽서.. 그 위에 적힌 글씨 한줄.
“운명이라면... maybe?”
태봉, 본다. 짐짓 웃으며 엽서를 안주머니에 집어넣더니
자전거를 출발시키면서 쭈욱 타고 내려온다.
11. S# 거리 일각.
자전거를 쭉 타고 남산길을 내려오는 태봉,
시원해보이는 표정으로 기분좋게 한쪽으로 쭉 달려와 지나가면,
화면, 천천히 하늘위로 틸-업.
저 위로 구우우우우!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비행기가 보인다. 그 위로
자막, “2년 뒤...”
12. S# 한다홈쇼핑 로비,
경비, 문을 열어주면 그 안으로 들어서는 누군가...
안내 데스크의 직원들, 돌아본다.
지나가는 사람들 하나 둘, 돌아보는 그 한가운데로,
제일먼저 로비안으로 덜덜덜 구르는 바퀴들이 보이고,
또각또각 걷는 구둣발이 보이고,
손잡이를 잡은 손가락에 신세도가 선물한 반지가 보이고,
짙은 썬글라스를 낀채 핸드폰을 꺼내드는 위선주의 얼굴,
위선주 응, 그래... 지금 로비야. 물론 같이 왔지.
동시에 너무나 멋진 블랙코트에 블랙썬글라스, 블랙구두의 위선주,
블랙유모차를 한손으로 밀며 걸음을 옮기는 모습,
마치 유모차를 밀고 위킹하는 모델처럼,
당당하고 도도하게 유모차를 밀며 걸어들어오는 그녀!
위선주 지금 올라갈테니까 대기해.
(탁! 핸드폰 접으면서 쭈욱 유모차를 밀고 프레임-아웃 되면)
13. S# 엘리베이터앞 출입로비,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그 앞에 서 있던 신세도, 돌아서며
신세도 어! 자기야! 지금와? 애기 데리고 오느라구 힘들었지?
위선주 아니, 별루.
하면서 유모차를 신세도에게 넘긴다. 나란히 걸어들어오며,
위선주 전략회의는?
신세도 아직 십분정도 시간 남았어,
위선주 늦은줄 알았는데 다행이네,
애 때문에 일에 지장준다는 소리 듣기 싫었거든.
신세도 (그러면서 빠르게 유모차 밀고 쭉 앞서가는데)
위선주 또, 또! 또 빨라진다!
신세도 응? (돌아보면)
위선주 내 보폭에 맞춰서 밀랬잖아, 너무 빠르면 애기 멀미한다구.
신세도 아, 또 깜빡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싸모님.
그러면서 위선주의 보폭에 맞춰 유모차를 밀며
위선주와 함께 쭉 복도로 들어오면,
14. S# 메인로비.
화면 가득 유모차를 들여다보는 직원들,
송영희, 전현숙, 안지훈, 윤호준, 이주미 일제히,
일제히 아우우우!!! 예쁘다아아!!!! (하면서 유모차 주위로 몰려든다)
위선주 (순간 허걱! 하는 표정으로 보는 순간)
송영희 (다가와서) 아유 예뻐라 뽀뽀..! (하며 입술 쭉 내미는데)
위선주 잠깐!
송영희 (입술 쭈욱 내민 채 멈춤동작..! 쓰윽 올려다보면)
위선주 우리 국민 열명중 여덟명이 가지고 있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키스를 통해 전염이 된다는 사실 알고 있어? (M. C.S.I 주제곡)
송영희 (민망해져서) 아뇨, 모르는데...
위선주 실제로 약 60%의 사람들이 자신이 헤르페스에 걸려있다는 것과
남에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 (단호하게) 물러서!
송영희 예에... (머슥하게 쓰윽 뒤로 물러서는 그 옆으로)
전현숙 아이고 이뻐라.. 요 손 좀 봐, 어쩜 이렇게 귀엽니이?
(하면서 아기의 손을 만지려는데)
위선주 잠깐!!
전현숙 (놀라서 멈칫..! 쓰윽 쳐다보면)
위선주 더러운 손에 노출된 아이는 이삼일간 열이 나며 구토와 설사를 병행하는
세균성 장염에 걸릴 수도 있어. (단호하게) 물러서!
전현숙 좀 전에 씻었는데에.. (그러면서 슬그머니 물러서는데)
신세도 (왠지 어색하게 웃으며) 이해해줘, 워낙에 늦게 생긴 아이라서,
선주씨 사랑이 각별해서 그런거니까 흐흐흐... (하는데)
안지훈 (엣취! 하면서 재채기!)
위선주 잠깐! 지금 뭐하는거야? 우리 동이앞에서 재채기를 해?
안지훈 (재채기 하던 포즈 그대로 멈칫...! 돌아보면)
위선주 아기가 걸릴 수 있는 가장 흔한 병이 감기라는 걸 몰라?
감기는 모든 병의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심한 감기 후에는 중이염까지 올 수 있어.
그러다 인두 편도선염이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안지훈 인두... 편도선염이요? (뭔가 대단히 무서운 병인가..? 겁먹는데)
신세도 쉽게 말해서 목감기.
안지훈 아아.. (썰렁해지면)
위선주 목감기라고 우습게 보지마. 편도선염에 잘 걸리는 아이는
고열, 식욕부진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아, 다들 물러서! (단호)
동시에 쓰윽 뒤로 물러서는 직원들,
바로 그 때 흐으응..!! 아이가 잠시 칭얼대는 소리에
위선주 멈칫! 유모차쪽을 돌아보더니 이내 썬글라스를 착! 벗으며
유모차앞에 쪼르르 다가 앉으며 이제까지 볼수 없었던 애교띈 표정으로,
위선주 아이구 우리 동이, 왜 그래요? 어디 불편하니? 배고파?
엄마랑 같이 첫출근한 소감이 어때요? 좋아요?
아이구 이뻐라 우리 동이... 까꿍!
돌변한 위선주의 모습에 직원들, 허걱! 하는 표정으로 본다.
신세도, 유모차를 잡은채 머슥하게 웃으며
신세도 이해해줘, 늦게 생긴 아이라.. 흐흐흐... (웃는데)
달칵! 문이 열리면서 밖으로 나오는 강신자와 남대수.
남대수 아이구, 위선주씨 애기도 같이 왔네요? (아이를 보며)
이야, 이목구비가 수려한게 선주씨를 딱 닮았네,
위선주 (빙긋 기분좋게 한번 웃는데)
강신자 (흘끗 보더니 딱 한마디) 고 녀석..! 튼실한게 딱 장군감이군요, (순간)
신세도 (허걱! 고개들어 강신자를 본다)
위선주 (찌릿! 홱! 고개들어 강신자를 올려다보더니 천천히 일어선다)
강신자 (? 위선주를 본다)
위선주 (똑바로 강신자를 노려보며)
아이를 앞에 두고 그런 모욕적인 발언을 하시다니...
정말이지 참을수가 없군요.
이런 기분으로 도저히 전략회의에 참석할수 없을 것 같네요. 가겠어요!
(하더니 유모차를 탁! 나꿔채듯이 잡아들고 그대로 밀고 나간다)
강신자 (? 쳐다본다)
일제히 (??? 쳐다보면)
신세도 (머슥하게) 죄송합니다... 사실은 딸입니다. 허허허허....
일제히 (딸....???! 어머어머 어떡해! 하는 표정, 수근수근...)
강신자 (앗차! 실수했군... 쓰윽 시선 돌리는데서)
15. S# 엘리베이터 안.
유모차를 내려다보며 흥분을 가라앉히는 위선주
위선주 괜찮아 우리 애기. 걱정하지마.
엄마가 알아서 트레이닝 시켜줄테니까.
오늘의 이 모욕만은 절대 잊지 말자! 알았지 동이야?
(하면서 불끈! 각오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드는 표정)
동이 (그런 엄마를 천진하게 빤히 쳐다보는 남자같은 동이 얼굴에서)
16. S# 강신욱의 집 주방. N
앞치마 두른채 후라이팬에 시뻘건 낙지볶음을 하고 있는 강신욱,
그 뒤로 들어서는 손만득옹,
손만득옹 강박사, 뭐하나아?
강신욱 아, 예 아버님! 밤늦게 출출해서 낙지볶음 좀 만들고 있습니다.
손만득옹 (뒤에서 슬쩍 넘겨보며) 낙지 볶음에는 국수사리가 들어가야 제맛인데에,
강신욱 아, 그럼 국수도 삶을까요? (하는데서)
시간 경과>
낚지 볶음에 국수사리 가운데 살포시 얹어놓은 큰 접시를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마주앉은 손만득옹과 강신욱,
소주잔을 쨍! 부딪히며 원샷!
손만득옹 키야! 이거 좋구나, 좋아, 응? (하면서 낚시 한입)
아니, 자네한테 이런 요리솜씨가 있었나?
강신욱 요리책에 있는대로 만들어봤는데 드실만 하십니까 아버님?
손만득옹 드실만 하다뿐인가, 낙지가 아주 입안에 착착감기네, 허허허
강신욱 사리 좀 비벼드리겠습니다. (썩썩비비며 앞접시에 담는 위로)
손만득옹 그런데 우리 영심인 요즘 밤마다 출타가 잦구만? 또 거기 간건가?
강신욱 예, 아버님.
손만득옹 너무 자주 가는거 아닌지 몰라.
강신욱 친구 없이 지내다가 간만에 뜻맞는 사람들끼리
재미가 붙은 모양입니다. 그냥 두십쇼, (손만득옹 앞에 접시 놔주며)
얼마나 좋습니까, 이렇게 아버님하고 오붓이 한잔도 하구요,
손만득옹 그런가? 허허허허... 한잔 더!
강신욱 예, 아버님.
손만득옹과 강신욱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쨍! 부딪히는것과 동시에
17. S# 정정애네 집 거실. N
철썩! 매화홍단을 내려치는 손영심.
손영심 호호호! 홍단 비상입니다 어머니! (가져다 먹는다)
정정애, 이끝순, 손영심, 세여자 모여앉아 고스톱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끝순 어멈! 저 짝은 홍단 비상이란다,
정정애 알고 있어요 어머니,
이끝순 솔 없으면 내가 짤라먹고,
정정애 없는데요 어머니, (머리를 긁적긁적)
손영심 지금 뭐하십니까? 지금 두 분이 저 하나를 상대로 짜고 치시는겁니까?
이러면 안되지요? 엄연한 법치국가에서 페어플레이를 하셔야지요!
이끝순 웃기디 말라, 원래 강대국이 하나 생기면,
약소국은 연합전선을 형성하게 마련이야, 잔말말라!
하면서 광으로 솔껍데기를 먹은 뒤,
자신있게 뒤집는 순간 허걱! 홍단 솔이 뜬다. 뻑이다!
허걱! 하는 이끝순, 멀뚱하게 바라보는 정정애,
손영심 (혼자 좋아서) 어머! 어머머머머! 싸셨네요 어머니임? 호호호호호
이끝순 (약이 바싹 올라) 웃디 말라! 경망스럽기는...
(하다가 정정애에게) 어멈 정말로 솔 없네?
정정애 솔 진짜로 없는데...
손영심 솔이 있을수가 없지요, 솔은 바로 제손안에 있는걸요, 호호호호
이끝순 (약오르려고 하는데)
정정애 먹을거 없는데 그냥 이거라도 먹어가야겠네에...
(하면서 매조 십끝짜리를 먹어간다)
이끝순 (흘끗 본다, 가져가는 정정애의 패를 보는 그 위로)
손영심 자! 그럼 마음의 준비들 단단히 허세요오오?
(하면서 솔을 끄집어들어 최대한 높이 치켜드는데)
이끝순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스토오옵!!!!
손영심 (솔을 들어올린채 멈칫! 본다)
정정애 (? 이끝순을 보면)
이끝순 어멈이 났다!
정정애 예? 제가 났어요? 어디...? (본다)
손영심 (솔을 든채) 어디?
이끝순 보라우! 고돌이 아니네! 고돌이이!!!
정정애 어머? 진짜 고돌이네?
손영심 어머어머! 세상에 너 고돌이 걸어놓고 비상선포도 안했니?
아우 기집애 응큼한 것 좀 봐, 이거?
정정애 나두 몰랐다야, 내가 뭐 고스톱 생각하구 치는줄 아니?
이끝순 오점이면 오백원이다, 날래 바치라우, (하면서 오백원 정애에게 준다)
손영심 이번엔 홍단에 양피박에... 크게 나는건데,
아우 아까워죽겠네, (백원짜리 다섯개 던져주면)
정정애 (좋아라 하면서 받으며) 어이구 이걸로 어깨품값은 나오겄네,
이끝순 (웃는 낯으로 영심을 보며) 어칼래? 그만하까?
손영심 그만하긴요, 저 벌써 삼천이백원이나 펐단 말이예요,
안돼요! 돌려요! 고! (하는데서)
18. S# 강신욱의 집 침실, N.
손영심 에구구구구...
힘들어하면 그 어깨를 주물러 주고 있는 강신욱
강신욱 그러게, 살살 좀 치지...
손영심 도대체 페어플레이를 몰라, 페어플레이를! 고부가 쿵짝이 맞아가지구는...
강신욱 오늘은 또 얼마나 잃었는데,
손영심 사천 칠백원이요.
강신욱 그 돈 내가 용돈으로 줄게, 그만 아까워해요.
손영심 다음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설욕전을 해주고야 말겠어요!
강신욱 (피식 웃다가) 그나저나 달자는 언제 온대요?
손영심 글쎄요, 다음주, 다음주 넘어간게 벌써 한달이 넘어가네요,
이번주엔 진짜로 올라나?
(하다가) 아이고 거기요, 거기! 아이구 시원하다... 녹는다, 녹아아..!
강신욱 (웃으면서 열심히 주물러주는데서)
19. S# 정정애네 집, 손영심의 방안. N
손영심의 어깨를 꼭꼭 주물러주고 있는 정정애,
손영심 어이구 시원허다. 어이구...
그나저나 고 에미나이래 우리집에 재미들려 큰일이다.
어드렇게 왔다하면 열시를 넘겨서 가니?
정정애 덕분에 토요일만 되면 심심치 않아서 좋죠 뭐.
걔가 좀 무식하긴 해두 뒷끝없구 괄괄하니 괜찮은 애거든요.
손영심 (피식 웃더니) 됐다. 이제 그만 하고, 잠깐 이것 좀 보라우.
정정애 (? 보면)
돌침대위에 꺼내 놓는 두 장의 남자 사진.
정정애 (? 보다가 고개들어 이끝순을 보며) 이게 다 뭐예요 어머니?
이끝순 이쪽은 이십년전에 홀애비가 되가지고
고저 장사하랴 애들 키우랴 여자쪽은 넘보지도 않다가
얼마전에 막내 장가보내고나서야 사람을 찾는다 기러드라.
정정애 (본다)
이끝순 이쪽은 삼년전에 상처한 홀애빈데
인물은 이쪽보다 떨어지지만서두 일단 가진게 많아,
노년엔 뭐니뭐니해도 머니가 최고 아니갔서?
정정애 (빤히 본다)
이끝순 어카고 싶니, 어느쪽이 더 땡기니?
정정애 둘 다 별루네요.
이끝순 에미나이래 눈이 머리꼭대기에 붙언?
어떻게 가져오는 족족 별루라 기래? 사람 힘빠지게스리...
정정애 저 원래 눈 높잖아요 어머니, 이 정도로 절대 제 양에 안차죠,.
이끝순 기러믄 팔자 고치기 힘들어야.
정정애 지금 팔자도 괜찮아요, 괜찮은데 뭐하러 또 고쳐요?
이끝순 평생 늙은이 수발드는거.. 피곤하지두 않니?
정정애 어머닌, 저 무뚝뚝하고 퉁망스러운거.. 피곤하지 않으세요?
이끝순 내래 왜 니가 피곤하니? 니가 나한테 어떤 며느린데,
정정애 어머니야 말루 저한테 어떤 어머닌데 이러세요?
제발 그만하세요, 자꾸 그러심 저 정말 섭섭해요.
이끝순 (본다. 보다가) 내래.. 염치가 없어서 기렇지 뭐.
정정애 (그런 시어머니를 조용히 바라보며)
저는요, 이 세상에 어떤 남자보다 어머니가 훨씬 더 든든하고 편해요.
저한텐 어머니야 말루 남편 이상, 친구 이상, 애인 이상이예요,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이끝순 (괜히 시큰시큰해지는걸 참으며)
고 에미나이래 승질머리하구는... 싫음 관두라우!
하기사 고놈에 승질머리 가지구 또 누구 속 썩이갔니?
내래 혼자 평생 썩구 말아야디, 안기렇니?
정정애 (같이 시큰해지며) 그럼요 어머니..
제 승질머리 받아주실분 세상에서 어머님밖에 없으세요.
(하면서 다시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하면)
이끝순 (따뜻해지면서) 그나저나 달자래 언제 온다 기러니? 보고싶구나야,
정정애 온다고 했으니 오겠죠, 오자마자 선부터 좀 보게해야겠어요,
제가 서둘지 않으면 저거 마흔까지 그냥 가게 생겼어요 어머니,
이끝순 (허허허 그저 웃는다)
그러면서 꼭꼭 시노모의 어깨를 주무르는 정정애,
그렇게 두 고부간에도 밤이 깊어간다. 모습에서.
20. S# 정정애네 밥집 앞. N.
스르르르 와서 멈춰서는 택시,
내려서는 구둣발,
차 뒤 트렁크가 열리면서 내려지는 두 개의 트렁크 가방.
보이는 익숙한 그녀의 손톱, 익숙한 뽀글이 파마머리,
익숙한 입술과 익숙한 눈빛....
양손에 트렁크 하나씩 잡은채 서서 달자네집이라는 간판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뒷모습, (얼굴은 정확히 안보여준 상태로)
달자Na 그리고 나는 다시 돌아왔다!
어머니이! 할머니이!!! 제가 돌아왔습니다.
오달자가 돌아왔습니다아아!!!!
달자 (양팔을 들어올리는 뒷모습위로 크게) 오마니이이이!!!!!
그 뒷모습에서, 타이틀, “달자의 봄”
일러스트위로 서브타이틀,
“제 22 부, 봄은 또 오고, 꽃은 또 피고,”
21. S# 거리 한복판. D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거리 한복판,
그 저편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는 태봉,
귀에는 이어폰을 꽂은채 기분좋게 바람을 맞으며 쭉 달려오다가
신호등앞에 멈춰선다. 사거리 교차로.
잠시 멈춰서서 파란불이 켜지길 기다리는 그,
쓰윽 고개를 돌리다가 순간 멈칫...
대각선방향 건너편으로 걸어가는 달자를 본듯하다.
모퉁이를 돌아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
점점 사람들 사이로 사라진다.
태봉, 고개를 쭉 빼고 본다. 보다가 파란불이 켜지자마자
재빨리 대각선방향으로 달자가 사라진쪽을 향해 자전거를 달린다.
22. S# 거리 일각1.
건너편으로 건너온 태봉, 달자가 간쪽으로 쭉 자전거를 몰고
달려오지만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뿐.. 달자는 보이지 않고,
태봉, 방향을 바꿔 오른쪽으로 가면
잠시 뒤, 편의점에서 나오는 달자,
태봉이 사라진 반대방향으로 걸어간다.
신호등의 파란불이 켜지면서 길을 건너는 달자,
태봉, 저만치 가다가 달자 안보이자 다시 휘 돌아본다. 보다가
저쪽으로 신호등을 건너고 있는 달자의 뒷모습을 본다.
태봉, 재빨리 자전거의 방향을 바꿔 달자쪽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태봉이 거의 신호등앞으로 다가서는것과 동시에 빨간불로 바뀌면서
부르르릉!!! 그 앞으로 지나가는 버스들...
할수 없이 멈춰서는 태봉, 계속 고개를 빼고 달자를 찾는다.
달자, 길을 건너 저편 모퉁이로 막 사라지려는 찰나,
태봉 달자씨이이!!!!
순간 정적.... 모퉁이를 막 돌려던 달자, 멈칫...! 한다.
태봉, 달자의 뒷모습을 본다.
달자,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일단 다른쪽을 본다.
그러다 다시 고개를 돌려 태봉쪽을 돌아보는 순간
빠아아앙!!! 하면서 태봉앞으로 지나가는 버스.
달자, 휘이 돌아보는 시선 (태봉은 보지 못한채)
그 길 이편에 서 있던 태봉앞으로 버스가 지나가버리고,
태봉, 얼른 고개를 쭉 빼고 달자가 있던 자리를 보면,
이미 그 곳에 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23. S# 거리 일각2.
아까 달자가 멈춰섰던쪽으로 쭉 자전거를 끌고 오는 태봉,
멈춰서서 돌아보지만 달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태봉, 왠지 허탈한 기분...
정말 달자를 보긴 본걸까? 하는 기분마저 드는 표정에서.
24. S# 한식집 주방안.
뒷문을 열고 하얀 조리복을 입고 주방으로 들어서는 태봉
태봉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아!!
조리사1 얌마! 너 이제 2년차라고 슬슬 개기냐? 이새끼 빠져가지구!
태봉 오다가 잠깐 아는 사람을 만나서요,
담부턴 늦지 않도록 하겠슴다!
(하면서 재빨리 앞치마를 두르면)
조리사1 (쓱 그 옆으로 다가서서) 그래서, 이번엔 어땠냐?
태봉 예?
조리사1 지난주 토욜날 맞선본 여자 말야, 이뻤어?
몇살이냐? 체중은? 키는? (가슴쪽 가리키며) 빵빵하냐?
태봉 선배님, 지금 재료 고르십니까?
어떻게 사람을 칫수와 질량으로만 판단하실라 그러십니까?
그러니 여자만 만났다 하면 두 번을 못가죠,
조리사1 그러는 너는 임마!
그 놈에 삘만 찾다가 2년 내내 독수공방만 한 주제에,
지금 누구한테 충고냠마?
태봉 칫수와 질량보단 삘의 무게가 그래도 좀 있어보이지 않습니까?
조리사1 잘났다 임마! 빨리 고기 손질이나 햄마!
태봉 예! 알겠습니다! (하면서 고기 손질을 하는데)
저쪽에서 “야! 또 왔다! 또 왔어!”
소리에 태봉, 냉장고에서 고기그릇 꺼내다가 ? 돌아보면.
조리사1 오늘도 그 분께서 또 오셨군.
태봉 누구요?
조리사1 수요일의 남자.
태봉 아아... 오늘이 벌써 또 수요일이구나.
조리사1 이걸로 매주 수요일마다 우리집에서 선본지 어언 48회,
50회때는 특별써비스로 무료 식사를 제공할까 생각중이다.
내가 봐두 느끼한데, 여자들이 볼땐 얼마나 느끼할까? 어?
태봉, 피식 웃으며 쓰윽 홀쪽으로 난 문으로 내다보더니
재료그릇을 들고 쓱 지나간다. 지나가다가 다시 홱! 되돌아와 본다.
뭔가 자기 눈을 의심하는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면, 설마...?
태봉의 시선으로 보이는 홀 안쪽>
느끼남의 얼굴이 정면으로 보이고,
그 느끼남과 마주앉아 있는 여자의 뒷모습....
낯익은 뽀글이 파마.. 머리를 만지는 낯익은 손톱과 엄지반지...
다시 주방안>
바라보던 태봉, 순간 피식...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러면서 계속 시선을 떼지 못한채 바라본다.
다시 태봉의 시선으로 보이는 홀 안쪽>
느끼남, 연신 땀을 닦아가며 뭐라뭐라 얘기하면
고개를 끄덕이며 아, 예! 아 그러시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flash-back> 엽서위로 “운명이라면... maybe?”
(그 위로 달자 E. “운명이라면... maybe?”)
다시 주방안> 태봉, 씨익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표정에서.
25. S# 홀 안.
아삭아삭! 맛있게 음식을 먹는 달자의 입술,
그 맞은편에 앉아 있는 느끼남(까메오),
느끼남 그래가지구요, 제가 그랬죠.
달자 (또 다른 반찬을 입에 넣고 맛있게 먹는 입술)
느끼남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왜 인연이 없냐!
달자 (또 다른 반참을 한입 가득 넣고 맛잇게 먹는 달자의 입술, 그 위로)
느끼남 이 지구상에 인구가 60억명이 넘는데,
달자 (후루루룩! 찌개국물도 떠먹는 입술)
느끼남 그 60억명중에 당신하고 나하고 이렇게 마주앉아
식사하게 될 확률은 60억분의 1이 아니겠느냐... (하다가 멈칫... 보면)
달자 (맛있게 한입가득 입안으로 넣는데)
느끼남 그런데 참... 맛있게 드십니다?
멈칫..! 멈추는 젓가락..
흘끗 느끼남을 쳐다보는 달자의 두 눈,
한입 가득 씹고 있던 음식, E. 꿀꺽..! 삼켜지는 목선.
그러더니 냅킨을 집어들어 쓰윽 입가로 문지르면서 쓰윽 고개를 들면,
처음으로 화면 가득 나타나는 달자의 얼굴,
상냥하게 베식 웃으며
달자 죄송합니다, 제가 서울에 돌아온지 얼마 안되서...
한국 음식만 보면 잠시 정신을 깜빡깜빡 놓네요,
어디까지 말씀하셨죠? 끊지 말고 계속 말씀하시죠? 예?
느끼남 아뇨, 아닙니다, 어서 드세요.
저는 음식 맛있게 먹는 여자분을 아주 좋아합니다.
복있어 보이고 좋잖습니까? 하하하...
달자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런데 혹시 제 나이는 제대로 알고 나오셨나요?
느끼남 아, 그럼요, 서른셋이라고....
달자 예에? 아우 잘못아셨다, 서른셋이라뇨, 그건 2년전 나인데요.
느끼남 예? 2년전 나이요? 그러면....
(잠시 계산하다가 허걱!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내며) 아아... 그러시구나.
달자 예에! 그렇죠오, 아이구 제가 안물어봤으면 큰일날뻔 하셨다, 그쵸?
(전혀 거리낌없이 웃으며)
느끼남 (다시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썰렁하게 허허허 웃으면)
달자 좀 드세요? 여기 진짜 맛있네요.
(하면서 다시 맛있게 음식을 한입가득 먹는데서)
26. S# 화장실 칸막이 안.
느끼남 (핸드폰에 대고) 엄마! 어떻게 된거야?
나이가 서른셋이 아니구 서른 다섯이래, 서른 다서엇!
나보다두 한 살이 더 많잖아! (그러는 본인은 정작 40대로 보인다)
난 몰라요! 엄마가 책임져! 씨이... (하면서 탁! 끊는다)
27. S# 화장실 안.
쏴아! 물내리는 소리와 함께 밖으로 나오면
태봉, 수돗가에 손을 씻고 있다.
그 옆으로 가서 나란히 손을 씻는 느끼남.
태봉 (페이퍼 타올로 손을 닦으며) 물어볼게 있는데요.
느끼남 (? 돌아본다) 저.. 말입니까?
태봉 (느끼남을 돌아보며) 두 여자가 있습니다.
느끼남 (?? 보면)
태봉 한 여자는 스물 아홉인데 생긴건 서른 다섯처럼 생긴 여자구요,
한 여자는 서른 다섯인데, 생긴건 스물 아홉이예요.
(보며) 어떤 여자를 택하시겠습니까?
느끼남 수수께낍니까?
태봉 아니 그냥 물어보는겁니다.
느끼남 글쎄요, 좀 어려운데요? (손가락을 이마에 대고 골똘하게 생각하면)
태봉 (끄덕이더니) 역시 아저씨한텐 어려운 문젠가요?
느끼남 (보며) 정답이 뭐죠?
태봉 (본다. 보더니) 어느 쪽이든 나이는 상관없다!
필이 오는 오는 여자를 택할 것! 그게 정답입니다.
(그러더니 빙긋 웃으며 다시 돌아서서 나간다)
느끼남 (??? 쳐다보는데서)
28. S# 다시 홀 안.
왜 이렇게 느끼남이 안오나, 손목 시계를 들여다보는데
그 앞으로 녹차와 함께 케? 디저트가 놓여진다.
달자 (? 보더니) 어? 케익이다!
여직원1 보통은 수정과와 한과가 나오는데요,
저희 조리사중에 한분이 손님께서는 케?을 좋아하실거라고 하셔서..
특별히 준비해드렸습니다.
달자 (그 말에 순간 멈칫.. 하는 표정으로 본다. 보다가 쟁반위로 시선을 주면)
디저트쟁반 한쪽에 놓여있는 명함크기만한 카드.
집어들어서 펴보면 그 안에 써 있는 태봉의 글씨로
“운명이라면... maybe!!” (물음표가 아니라 느낌표다)
순간 가슴 한쪽이 찌르르르하고 전율이 번져온다.
고개를 돌려 조리실 쪽을 돌아보는 그녀, 설마....?
주방쪽이 설핏설핏 보이지만 태봉이처럼 보이는 남자는 없다.
달자, 그러나 알고 있다. 그 너머에 태봉이가 있다는걸 느낄수 있다.
카드를 손에 꼭 쥔채 짐짓 미소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짧은 시간경과>
화장실에서 돌아오는 느끼남, 테이블앞으로 오면 텅 비어있다.
느끼남 어? (돌아보면) 여기 여자분 어디갔습니까?
여직원1 일행분께서는 먼저 가셨습니다.
느끼남 아니, 뭐 이런 경우없는 여자가 다 있어?
아니 어떻게 밥만 얻어먹고 그냥 가? 양심두 없이? (하는데)
여직원1 계산도 여자분께서 다 하고 가셨거든요?
(하면서 아래위로 훑어본다. 당신 차이셨어요! 하는 눈빛)
느끼남 ....! (본다. 썰렁한 표정에서)
29. S# 주방안쪽,
한쪽에서는 자기들끼리 내기를 한 듯 조리사1,
다른 조리사들로부터 만원씩 받고 있고
그 한쪽에서 쓰윽 고개를 내밀고 홀쪽을 내다보는 태봉의 얼굴,
짐짓 미소짓는 표정에서.
30. S# 도로.
시원하게 길을 달리는 달자의 차.
31. S# 달리는 달자의 차 안.
(다른 차로 바뀌어도 좋고, 그대로여도 무방함)
운전하면서 네비게이션을 작동시키는 달자, 이지모드 버튼을 누르면
네비E. 네! 회사까지 길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계속 직진입니다.
달자 직진 오케이! (속도를 내는 위로)
달자Na. 더 이상 길을 잃고 헤매지는 않겠다.
오늘부터는 이대로 직진!
쭈욱 길을 타고 시원하게 달려가는 달자의 차에서,
32. S# 거리 일각.
쭈욱 길을 타고 시원하게 달려오는 태봉의 자전거.
한쪽모퉁이를 돌아서다가 끼이익! 멈춘다. 다시 자전거를 질질질
뒤로 빽하면서 되돌아와 보면,
비어있는 가게 앞으로 붙어 있는 글씨 “가게 세놓습니다”
태봉, 고개를 들어 가게를 보면 네다섯평 남짓한 작은 가게다.
태봉, 자전거 핸들에 천천히 몸을 기대면서 그 가게를 올려다본다.
시선에서.
33. S# 엘리베이터 앞, 출입로비.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나오는 엄기중,
그 뒤로 한비서와 서너명의 일행들이 엄기중의 뒤를 따른다.
34. S# 회의실.
화면앞으로 프레임-인 되는 엄기중,
엄기중 안녕하세요, 더 로에 이어 이번에 새로운 브랜드를 오픈하는
더 캣츠 대표, 엄기중입니다.
그 맞은편으로 프레임-인 되는 달자
달자 안녕하세요, 이번에 엄대표님의 새브랜드를 맡게 된
제1팀 과장, 오달잡니다.
엄기중 돌아온걸 환영합니다. 오달자씨.
과장승진도 축하하구요,
남대수 (그 옆으로 쓰윽 나타나며)
참고로 저는 제1팀 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하하하하...
송영희 (그 옆으로 쓰윽 나타나며)
참고로 제가 앞으로 오대리님 뒤를 이어 대리로 승진했습니다.
달자 송영희씨가 앞으로 더 켓츠 브랜드런칭을 담당하게 될거예요.
엄기중 잘부탁합니다 송영희씨.
송영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달자 자, 그럼 회의를 시작할까요?
화면 바뀌면>
마네킹에 제품옷을 입혀놓은채 설명을 하고 있는 한비서의 모습,
달자, 무언가 질문하면 엄기중, 이것저것 시안들을 보여줘가며
달자에게 열심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 옆에서 송영희, 윤호준, 이주미, 안지훈 등등
서로의 의견을 제시하고 나누는 모습들에서,
35. S# 삼겹살 집. N
“위하여!!!!”라는 외침과 함께 소주잔 높이 드는 사람들.
달자, 엄기중, 남대수, 직원들(송영희, 전현숙, 안지훈, 이주미, 윤호준)
그리고 신세도와 위선주까지, 원샷하면서 서로 왁자지껄한 분위기.
신세도 그래, 미국생활은 어땠어? 좋았어?
달자 거기서두 정신없었어, 공부할것도 많고 보러 다닐것도 많고,
위선주 거기서 현지 남친은 안만들어뒀어?
일제히 (현지 남친? 오오오오!!! 일제히 분위기 만들며 달자를 보면)
달자 너무 덤비드라구. 걔네들 눈엔 내가 20대로 보인다나 어쨌다나..
왜 외국 사람들 동양 여자들 무조건 열살 깎아서 보는거 있잖어,
다른건 몰라두 그거 하난 정말 맘에 들더라, 나이어리게 보는거 흐흐흐...
신세도 아이구 서울 남자들이 봐두 그대는 현재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여,
누가 자길 서른다섯으로 보겠어, 안그래?
달자 고맙다. 친구야! 역시 친구밖에 없다! 많이 먹어어?
(하다가) 아 참, 애기는?
위선주 잠깐 맡겨놓고 왔어, 한시간내로 들어가봐야해.
달자 벌써 돌 넘었지?
위선주 16개월하고도 이주하고도 이틀 됐지,
달자 한참 이쁘겠다.
위선주 죽음이야. 내가 본 애기들중에 단연 최고봉이라고 할수 있지.
직원들 (슬그머니 시선 마주치면서 그건 아닌데...)
위선주 (그런 직원들의 분위기에 쓰윽 고개 돌려 보며)
왜? 내 말에 불만있어? 불만 있으면 이의 제기해.
직원들 (일제히) 아우 아닙니다. 아니예요, 이쁘죠, 하하하하...
신세도 이해들 해, 워낙에 늦게 얻은 아이라서. (허허허허... 웃어넘기면)
엄기중 거기서 더 있고 싶진 않았어요?
대부분 2년쯤 생활하면 한국 들어오기 싫어하는 사람들 많은데,
사실 나두 그 쪽에서 공부할때 가끔 서울에 오면
좀 답답하구 그랬거든요
신세도 하기사, 내 친구들두 그래서 눌러앉은 놈들 몇놈 되지,
위선주 그래? 난 미국 사람들 죄다 영어만 써서 싫든데.
일제히 (썰렁해지면)
달자 (미소로 보며) 뭐, 아무래도 여기보다 풍부하고, 없는거 없고,
다양하고 그래서 재밌도 있는데... 근데 가장 중요한게 없드라구요.
(좌중을 둘러보며) 바로 여러분들.
일제히 (달자를 본다)
신세도 (본다)
엄기중 (본다)
위선주 (? 보면)
달자 아무리 좋아도 같이 수다 떨사람도 없고,
아무리 재밌어도 같이 맞장구 쳐줄 사람도 없고...
나 혼자 아무리 좋은 세상에 가서 살아봤자, 영 별로드라구 나는.
역시 인생은 사람들과의 쿵짝 아니겠어?
지지고 볶아도 사는 맛이 나잖어, 안그래요 여러분?
일제히 (와아...! 맞습니다! 그래요 맞아요오!!! 감동한 듯 맞장구)
달자 이거봐, 반응 즉각적으로 오잖아? 이거거던!
엄기중 (웃는다)
신세도 자, 촌스러운 감동멘트 그만 날리고, 어서 술이나 마시게 친구.
달자 그럴까? (받는다, 따라주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고순애E 오달자야!!!!!
달자와 신세도, 위선주, 남대수, 직원들, 그리고 엄기중
일제히 소주잔을 주거니받거니 하다가 멈칫! 돌아보면
짜잔! 등장하는 고순애!
고순애 달짜야아아아!!!!
달자 언니이이이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대로 두 사람 몇십년만의 상봉처럼 서로 뛰어가 가운데서
부둥켜안고 끌어안고.
고순애 어이구 기집애!!! 왔으면 왔다고 언니한테 젤 먼저 연락할것이지!
그래, 건강하게 잘 다녀왔니? 어쩜 어떻게 하나두 안변했니? 그대루다?
달자 언니두 하나두 안늙었네 뭐, 완전 그대루...
(하다가 시선 고순애의 배로 간다) 어? 뭐야?
고순애 (머슥하게 씨익 웃으며) 으응, 셋째.
달자 셋째애? (보며 놀라서) 언니이...!
고순애 진주아빠두 새로 얻은 직장 잘 다니구 있구,
나두 하나 더 있었으면 해서. (보며) 형제는 많은수록 좋댄다, 얘.
어렸을때부터 사람하구 부대끼구 살아야 커서도 인성이 좋아진대.
달자 아이구, 그러셔요? 누가 말려, 언니 애기 좋아하는거.
고순애 그러게? 흐흐흐! 암튼 반갑다 기집애야!
달자 나두 언니! 흐흐흐흐 (서로 좋아 동동거리면)
신세도 뭐하구 있어요들, 와서 앉아요,
고순애 어! 그래! (쪼르르 테이블로 다가와 달자와 위선주 사이에 앉는다)
아우 맛있겠다아! (하면서 삽겹살 먹는데)
윤호준 (땡땡땡! 젓가락으로 소주병을 치며 일어서며)
에,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중대한 발표를 하나 할까합니다.
일제히 (??? 돌아보면)
윤호준 저하고 이주미씨.. 다음달에 결혼합니다.
일제히 뭐어어어?
이주미 결혼해요 우리.
달자 어머어머! 둘이 그 동안 사겼었니?
송영희 뭐야? 완전 배신이야, 배시인!
남대수 왜 배신이야? 영희씨 호준씨 좋아했었어?
송영희 아직 오과장님두 솔로신데 가장 어린 두 사람이,
먼저 간다니까 이건 배신이죠, 안그래요 오과장님?
달자 아아! 진정하자 영희씨! 나이먹은 우리가 참아야지, 안그렇습니까 여러분!
다같이 (아이구 응큼하다는 둥 어쨌다는 둥 서로 놀리는 가운데)
신세도 어쨌든 축하해요! 잘 살어!
다같이 (제각기 “잘살아요”“행복해요” 각자 덕담이 쏟아지는데)
위선주 (혼자만) 과연, 결혼만이 두 사람의 정답일까?
일제히 (조용... 해지면서 돌아본다. 보다가)
신세도 (머슥하게 한번 씩 웃더니)
괜찮아요, 신경쓸거 없어요, 자, 새신랑새신부를 위해 건배!
사람들, 윤호준과 이주미를 위해 축하 건배 날리고!
각자 둘, 셋씩 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달자, 그 사람들을 돌아본다.
위선주와 신세도, 고순애 아기 얘기가 한참이고,
“두뇌교육엔 뭐가 좋다는 둥, 예방접종은 언제 해야한다는 둥”
윤호준과 이주미를 둘러싼 직원들과 남대수, 결혼, 연애 얘기가 한참이고
“언제 처음 사랑을 느꼈냐는둥, 누가 먼저 고백했냐는 둥...”
달자, 그런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위로,
달자Na 역시 이 사람들속에 있으니..
이제야 돌아왔다는 실감이 나는구나.
달자, 조용히 소주잔을 비운다.
엄기중, 그런 달자를 조용히 바라본다. 시선에서.
36. S# 가게 안, N.
혼자서 망치질을 하고, 이것저것 만들고, 붙이고,
얼굴이며 옷에 여기저기 페인트를 묻힌채
열심히 페인트칠을 하는 태봉의 모습에서,
화면, 그 한쪽으로 이동하면 벽 한쪽에 붙여놓은 엽서 한 장...
그 위로 달자의 글씨로 “운명이라면... maybe?” 에서 dis. 되면
37. S# 정정애네 집 거실. N
카드에 적인 태봉의 글씨로 “운명이라면... maybe!!”
어두컴컴한 가운데 한쪽에 낮은 채도의 불빛만 있는 가운데
현관문 열어놓은채 마루에 걸터앉은 달자,
그 뒤로 화장실을 가려는듯한 정정애 나오다가 달자를 본다.
정정애 거기서 뭐해? 안자구?
달자 (돌아보며) 엄마... (슬쩍 카드를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정정애 (다가오며) 아직두 시차 적응 못하니?
달자 그런게 아냐, 그냥.. 밤바람이 너무 좋아서.
바람속에서 봄냄새가 나네 엄마.
정정애 (바깥쪽을 본다. 보다가 말없이 달자옆에 쭈그리고 앉으며)
참 겨울왔다 싶으면 금새 봄이고,
이러다 여름인가 싶으면 금새 또 가을이고...
달자 어렸을땐 참 세월이 더디 흘렀는데,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시간이 더 빨리 흘러가네 엄마?
정정애 그러게나 말이다. 세월에 로케트가 달렸나...
(보며) 너두 정신 바짝 차리구 한 살이라두 어릴 때
빨리 남자 하나 물어, 아차 하다가 너 또 올 한해 훌떡 넘어간다.
달자 됐어요, 남자 없으면 그냥 엄마랑 할머니랑 모시고 살지 뭐.
정정애 (흘끗 본다. 보더니) 태봉이하구는 통 연락 ?니?
달자 응? 뭐어...
정정애 영.. 둘이 끝난거야?
달자 글쎄에?
정정애 (본다. 보며) 그렇게 못잊으면서 연락해서 한번 만나지 왜.
태봉이도 아직 마땅한 여자도 없는 모양이든데.
달자 인연이고 운명이면... 다 만나지겠지,
정정애 뭐?
달자 시절인연이라는 말두 있잖어 엄마.
사람은 다... 때가 되어야 만나지는거라구.
태봉이두 나두 정말 인연이라면.. 그래서 언젠가 만나질때가 오면...
그럼 애쓰지 않아도 만나질거야, 그럴거라구 믿어 엄마.
정정애 너 나이 먹는건 생각두 안하구?
달자 나만 먹나 뭐? 나두 한 살 먹으면 저두 한 살 먹는걸 뭐. 안그래?
정정애 나이만 먹더니 베짱만 늘어가지구 어이구어이구...
달자 그러게, 나이먹으면 더 마음이 조급하고 초조해질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나이먹을수록 더 편안해지네?
정정애 철이 드는게지.
달자 (피식 웃으면)
정정애 (흘끗 한번 보더니) 안춥냐? 봄바람이긴 해두 좀 찬데...
달자 난 괜찮어, 엄만?
정정애 나두 괜찮어.
달자 아 좋다..! (그러면서 정정애 팔짱을 끼며 바람냄새를 맡는다)
그거 알어 엄마? 봄바람이랑 엄마냄새랑 닮았다?
정정애 (피식 웃더니 같이 밖을 내다본다, 토닥토닥 딸의 팔을 다독이는..)
다정한 두 모녀의 모습에서,
38. S# 위선주의 오피스텔, 방안. N
불이 꺼져 있고, 어둑어둑한채 조명등 하나만 켜진 실내.
아기용 침대에 평화롭게 잠들어 있는 천진난만한 동이,
그 동이를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위선주의 표정,
그 어느때보다 따뜻하고 평화롭다.
그 뒤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 신세도,
신세도 선주씨, 동이 자?
위선주 (빠져든채 못듣고 있다)
신세도 선주씨이...
위선주 (그제야 짐짓 돌아보면)
신세도 동이 자면 나와 얼른,
위선주 어, 그래. (일어서서 나가면서도 한번 더 동이를 본다. 미소에서)
39. S# 위선주의 오피스텔 거실. N.
밖으로 나오던 위선주, 멈칫..! 멈춰서서 보면
은은한 촛불에 와인 두 잔, 치즈 안주접시...
은은한 음악까지 완전히 준비를 마친채 소파에 요염?하게 앉아있는 세도
위선주 뭐야 이게 다?
신세도 뭐긴? 간만에 자기랑 분위기 좀 내볼라 그러지,
그 동안 동이 때문에 내가 얼마나 참았는지 알아?
너무 참아서 사리만 열두가마니야,
자, 얼른 일루와, 응? 일단 와인부터 한잔 하고
위선주 (본다. 보다가 옆에 앉는다, 세도가 내미는 와인잔 받고)
신세도 (선주를 보며) 오늘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려왔는지 당신은 모를거야.
자, (하면서 와인을 쨍..! 부딪히는데)
위선주 잠깐!
신세도 (멈칫... 보면)
위선주 방금 동이가 무슨 소리 내지 않았어?
신세도 아니? 난 못들었는데?
위선주 그래? (하면서 방쪽을 한번 보면)
신세도 걱정마, 지금 동이 깊이 잠들었어.
제발 이 순간만큼은 동이 생각 좀 하지 말고 나한테 집중해, 어?
위선주 (흘끗 신세도를 보더니) 알았어, 계속해.
신세도 (보며, 다시 분위기 잡고)
자기, 오늘 정말 섹쉬해보여, 알아?
(그러면서 키스하려고 쓰윽 얼굴을 가까이 다가가는데)
위선주 잠깐!
신세도 (순간 김 확! 새면서) 왜 또오?
위선주 틀림없어 동이가 깬 것 같아. (돌아보면)
신세도 안깼어! 깊이 잠들었다구, 아무소리도 안나잖아, 들어봐!
위선주 (들어본다. 조용... 하다, 흘끗 신세도를 보더니) 알았어, 계속해.
신세도, 살짝 김새는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참는다.
이게 얼마만의 분위기냐,
그러더니 위선주가 들고 있던 와인잔과 자신의 와인잔을 내려놓고
신세도 우리, 오늘은 좀 격하게 진행해볼까?
위선주 (신세도를 본다. 최대한 맞춰주려는 듯) 그래, 계속해.
신세도 싸랑한다 선주야! (하더니 그대로 홱! 덮친다)
화면밑으로 쓰러지는 위선주와 신세도,
바로 그 때 E. 칭얼칭얼 우는 동이의 소리.
동시에 홱! 일어서는 위선주
위선주 이것봐! 울잖아! (하면서 후다닥 일어나 들어가면서)
그래 동이야! 지금 엄마 들어가요!!
잠시후, 천천히 화면위로 올라온다.
차마 소리는 못지른채 쿠션같은걸 입에 물고 물어뜯는다!
욕구불만의 절정!!! 소리없는 아우성!!!에서,
시간경과> 다음 날 아침,
동이에게 이유식을 먹여주는 위선주, 먹여주고, 볼에다 뽀뽀해주고
이뻐서 어쩔줄 모르는 모습, 그 맞은편에 앉아 완전히 불만어린
표정으로 위선주와 동이를 노려보는 신세도,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동이를 째려본다. 아이는 멋도 모르고 천진하게 웃는위로,
신세도E 태어나서 이토록 막강한 적수는 만나본적이 없어,
40. S# 옥상. (런칭쇼 준비하는 곳,)
한쪽에 무대디자이너들, 설치하고 조명맞추고 등등,
그 한쪽에 나란히 서서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커피잔을 들고 서 있는
달자와 세도,
신세도 도대체 내가 어떤 수법을 다 써도 먹히질 않는거야,
말이 통하나, 위협이 통하나...
달자 그렇다고 자기 애길 상대로 질투를 하냐?
신세도 그 녀석 혼자서 나의 선주씨를 온통 독차지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이대로 일주일만 더 버티면 그 땐 아무 여자나 붙잡고 자자그러겠어.
달자 어이! 말이라두 그렇게 하는게 아니지!
신세도 그만큼 절박하단 뜻일세 친구.
달자 두 사람, 결혼은 끝까지 안할 생각이야?
신세도 벌써 백번두 넘게 결혼하자고 청혼했었는데...
달자 했었는데?
41. S# flash-back> 거절 몽타쥬,
1. 위선주네 오피스텔, 주방,
나란히 마주앉아 식사하다 말고,
위선주 (무심하게) 싫어,
신세도 선주씨이...
2. 위선주네 오피스텔, 침실,
위선주 (동이를 얼러주며 상냥하게) 싫어요,
신세도 선주씨이!
3. 회사 복도,
위선주 (돌아서며 단호하게) 싫다구.
신세도 그렇게 생각도 안해보구 대답하지 말고, 한번만 진지하게 생각해봐,
위선주 갑자기 왜 이래? 우리 그 동안 잘 지냈잖아.
그런데 갑자기 왜 결혼타령을 하는거야?
신세도 2년이나 지났어, 아이가 벌써 돌이 지났구,
이젠 선주씨 생각이 바뀔 때 아냐?
이제 아이가 자라면 금방 유치원 들어갈테구, 학교도 가야할테구...
아이를 아버지도 없는 애로 계속 둘래?
위선주 아버지가 왜 없어? 이렇게 옆에 있는데...
신세도 어쨌든 서류상으로는 아버지가 없잖아.
위선주 이래서 호주제같은건 폐지해야한다는거야,
여러 가지로 사람을 귀찮고 힘들게 하잖아.
신세도 (선주의 양팔을 잡으며) 선주야, 결혼이라는건 유행이 아니야.
인류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 내려오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야.
거기서부터 가족이라는 의미가 시작되는거라구,
무슨 말인지 아니?
위선주 (흘끗 본다. 보다가 다시 시선 돌리는데서)
42. S# 다시 옥상.
달자 그런데도 여전히 끄떡이 없다?
신세도 음, 끄떡이 없어. (그러면서 힘이 탁... 빠지면서)
달자 (보며) 언젠가는 선주씨도 당신 맘 알아줄 날 오겠지,
신세도 (힘없이 웃으며) 글쎄 그런날이 오긴 올라나.... (하는데)
송영희 (저쪽에서) 오과장님!
달자 (한번 돌아보더니) 어! 그래! 지금 가! (신세도를 보며) 가봐야겠다.
신세도 가보게 친구.
달자 (턱! 등 한번 두드려주며) 힘내게 친구.
신세도 알았네 친구.
달자 (가면)
신세도 (나즉히 한숨... 진짜로 힘들고 살짝 지친 표정)
화면 한쪽으로 이동하면, 한쪽에 돌아선채 듣고 있던 위선주,
그대로 조용히 팔짱낀채 화면밖으로 프레임-아웃 되면,
조용히 혼자 남겨진 신세도의 모습에서,
43. S# 가게 안,
많이 진척이 된 상황, 태봉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가운데
그 뒤로 문이 열리면서 안으로 들어서는 조리사1,
조리사1 어이! 강태봉!
태봉 (? 돌아보더니) 아! 선배님!
조리사1 여기가 니 가게냐?
태봉 (씩 웃으며) 네, 뭐...
조리사1 (휘 둘러보더니) 작지만 나쁘지 않다. 목도 괜찮고.
태봉 (같이 휘 둘러보다가) 근데 어쩐 일이십니까?
조리사1 어, 어제 가게로 어떤 여자가 왔었어,
태봉 (? 보면)
44. S# flash-back> 한식집.
화면위로 쓰윽 내밀어지는 초대장,
달자 저번에 케?으로 디저트를 내주신 조리사분한테..
이것 좀 전해주실수 있을까요?
조리사1 그 친구 이주전에 그만뒀는데요,
달자 (멈칫... 본다. 시선에서)
45. S# 다시 가게 안.
태봉앞으로 쓰윽 내밀어지는 초대장,
태봉, 본다. 받는다.
꺼내서 보면 “봄으로 초대합니다” 하고 런칭쇼 일자와 장소가 적혀있다.
조리사1 누구냐? 저번에 선 본 그 여자는 아니지?
태봉 아니요,
조리사1 누군데?
태봉 (그 초대장을 엽서옆에 턱! 붙이며) 제 운명이예요.
조리사1 (? 본다) 운명? (피식 웃으며) 니가 그런것두 믿었냐?
태봉 그러게요, 저두 제가 그런걸 믿을줄 몰랐죠,
(하면서 돌아본다. 베식 웃는 얼굴에서)
둥둥둥둥! 비트있는 음악 시작되면서,
46. S# 옥상 런칭쇼장. N
런칭쇼 준비가 된 야외 옥상무대, 탁! 탁! 조명이 켜지면서 음악과 함께
위선주 안녕하십니까? 위선줍니다.
드디어 봄입니다. 봄과 함께 새롭게 선보이는 캐쥬얼 브랜드
더 캣츠의 런칭쇼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동시에 박수소리!
강신자, 고순애, 남대수, 엄기중과 한비서의 모습도 보이는 가운데
위선주 편안함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여러분께 선보인 더 캣츠!
오늘 여러분께 보여드릴 제품은 트레이닝복 세트와
상의에 어떤 옷을 매치해도 어디에나 어울리는 데님스커트,
그리고 황사바람과 꽃샘추위를 이겨낼 봄점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보시죠! (한쪽을 가리키면)
시작되는 모델들의 워킹, (짧게 짧게)
강신자와 고순애 나란히 앉아 있고,
(고순애 계속 강신자에게 뭔가를 얘기하고 있고 강신자 고개만 끄덕)
남대수와 엄기중 역시 계속 얘기를 나누고 있고,
달자, 한쪽에서 계속 지시 내리고,
송영희를 비롯한 전현숙, 안지훈, 윤호준, 이주미 분주한 가운데
달자, 슬쩍 쇼장의 사람들을 둘러본다. 혹시라도 그 녀석이 왔을까...?
그러나 그 녀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안오는구나... 하는 표정인데
마지막으로 엄기중과 수석디자이너 모델들 함께 걸어나와 인사를 한다.
사람들,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쳐준다.
강신자 (달자앞으로 다가서며) 오달자씨, 수고했어요,.
달자 감사합니다. 상무님.
고순애 수고했어 오과장!
달자 고마워요 고실장님!
강신자와 고순애, 돌아서서 다른 사람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한다.
달자, 본다. 휘이.. 둘러보는 위로.
달자Na 이렇게해서 또 하나의 쇼는 끝이 났다.
47. S# 옥상 일각. N
신세도, 한쪽에서 조용히 칵테일 한잔을 들이키는데 그 때
그 술잔을 잡는 위선주의 손,
위선주 또 토하고 싶어서 그래?
신세도 (흘끗 한번 보더니) 한잔만 마실거야. (마시려는데)
위선주 (신세도의 손을 잡는다)
신세도 (? 돌아보면)
위선주 거창하고 요란한건 딱 질색이야.
신세도 (본다)
위선주 양가 부모님,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 두어사람만 부르자.
신세도 (? 본다)
위선주 웨딩드레스같은것도 안입을거야,
그냥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옷으로 입을건데... 괜찮지?
신세도 (??? 본다)
위선주 그래, 나 지금 청혼하는거야.
우리.. 결혼하자.
신세도 (!!! 본다) 선주야...
위선주 사랑해.
신세도 (!!! 본다. 보다가) 뭐라구?
위선주 사랑해.
신세도 (보며) 한번만... 더 해줄래 그 말?
위선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신세도 (본다. 순간 울컥.. 감정이 치솟더니 그대로 꼭 끌어안는다)
위선주 (안긴채 따뜻하게) 사랑해...
서로 안아주다가 다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보다가
천천히 키스하려고 다가서는 순간!
바로 그 때 그 위로 갑자기 탁! 꼬리를 물고 올라가는 불꽃...
하늘위에서 펑! 터진다.
동시에 신세도와 위선주, 홱! 고개 돌려 쳐다본다.
엄기중과 강신자, 남대수와 고순애, 직원들 일제히 고개들어 본다.
하늘에서 펑! 펑! 터지는 불꽃놀이...
신세도와 위선주 꼭 끌어안은채 바라보다자 조용히 키스한다.
달자, 한쪽에 서서 그 불꽃놀이를 본다.
얼굴위로 불꽃이 피어올랐다 사그라지고...
달자Na 한때는 이십대가 끝나면 나의 청춘도 끝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서른 다섯이 된 지금도 여전히
나의 청춘은 끝나지 않았고...
봄도 여전히 다시 찾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달자, 기분좋은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돌아서다가 멈칫..
걸음을 멈추고 한쪽을 빤히 쳐다보면
그 한쪽에 서 있는 태봉의 모습.... 그 위로
달자Na 그가 다시 내게로 다가왔다.
달자 (태봉을 본다)
태봉 (달자를 본다)
태봉 (천천히 달자앞으로 다가선다)
달자 (꼼짝도 못한채 태봉을 바라본다)
태봉 안녕..?
달자 (본다. 보다가 짐짓 미소로) 안녕...!
마주보는 그 두 사람위로 계속해서 펑..! 펑..! 터지는 불꽃놀이...
아름답게 수놓아지는 그 전경에서,
48. S# 가게 안. N
문을 열고 들어서는 태봉,
문을 연채로 기다리면 그 안으로 들어서는 달자,
태봉, 일단 엉성하게 만든 탁자같은(그 비슷한 용도의)거 앞에
동그란 의자를 놔주고
태봉 앉어.
달자 (앉는다, 휘 한번 돌아보면)
태봉 수리 시작한지 한 이주쯤 됐나...?
앞으로 한달정도는 더 손을 봐야할거 같어.
달자 사람을 쓰지 왜.
태봉 보증금에 앞으로 여섯달치 월세로 대부분 써버렸구,
주방 기자재도 들여놔야하구, 재료비도 두어달치는 확보해놔야하구..
이것저것 빠듯해.
달자 으응.. (고개를 끄덕이면)
태봉 (그런 달자를 잠시 바라보더니) 잠깐만.
달자 (? 보면)
태봉 (한쪽에서 도시락을 꺼내와 탁자위에 올려놓는다)
달자 (? 보면)
커다란 찬합뚜껑을 열면 나오는 갖가지 반찬들,
보온병 뚜껑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또 다른 보온병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
태봉 내가 만든 제 1호 도시락이야.
달자 (샤르르 번지는 감동의 순간. 고개를 들어 태봉을 본다)
태봉 (숟가락이랑 젓가락을 챙겨주며) 자..
달자 (본다. 보더니 수저를 받아서 먹기 시작한다)
태봉 (반응을 살핀다) 어때?
달자 글쎄에... (갸웃하면서 밥도 먹고 반찬도 먹고)
태봉 어떠냐니까?
달자 글쎄.. (갸웃하면서 또 먹고, 또 먹고)
태봉 맛있다구 안맛있다구?
달자 (흘끗 본다. 잠시 뜸을 들이고 보더니 씨익... 웃으며) 맛있어.
태봉 통과야?
달자 음. 통과야.
태봉 (순간 활짝 웃으며 그대로 달자의 이마에 쪽! 뽀뽀한다)
달자 (순간 찌리리리! 해져서 본다. 보더니)
턱! 숟가락 던지고 그대로 태봉의 옷깃을 잡아당겨
입술에 쪽! 키스한방 날린다.
태봉 음... (좋군)
달자 음? (좋아?)
태봉 음. (좋아.)
달자 음?? (그렇다면??)
태봉 음!! (그렇다면!!!)
동시에 확! 땡긴 두 사람, 그대로 일어서서 서로에게 달려들더니
와락! 끌어안으며 길고 긴 키스를 나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그러했듯이 달자의 허리를 뒤로 젖히며
가장 영화스러운 키스의 한 장면처럼...!) 길게 보여주다가
화면, 천천히 한쪽으로 이동하다가
벽에 붙어 있는 엽서로 천천히 다가가는 위로,
달자Na 살아있는 한 끝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결말도 없고,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도 없었다.
그저 매일같이 다시 시작되는 오늘이 있을뿐...
“운명이라면.... maybe?” 라고 써진 글씨..
그 maybe라는 단어위로 쭉쭉 두 줄이 그어져 있고,
대신에 그 밑으로 태봉의 글씨체로 써진 다른 단어... “must be!“
길게 주다가. 쿵! 암전된 뒤.
49. S# 에필로그 몽타쥬.
1. 파이 가게.
미세스지, 파이를 팔고 있다.
“어서오세요!” 손님들을 맞이하고 파이를 팔고 있다.
화면 한쪽으로 이동하면 “엄파이”라고 써진 간판,
“사과파이, 호두파이, 크림치즈파이” 전문이라고 써져 있다.
2. 동대문 일각.
여전히 짜장면을 먹으면서 물건을 팔고 있는 춘호,
물건을 깍는 아줌마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3. 오디션 장,
대본을 들고 외우며 오버액션하는 홍지희,
계속 “죄송합니다, 다시 하겠습니다”
다시 감정잡고 하지만 계속 영 아니다.
4. 사무실 안.
건강한 걸음걸이로 걸어들어오는 희연,
“안녕하세요! 새로 입사하게 된 최희연이라고 합니다!”
인사하는 희연의 얼굴에서.
5. 리앤장 사무실.
수진 이것으로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다들 우르르 일어나 나가는 가운데
가장 잘생기고 미끈한 청년 하나가 수진앞으로 다가서더니
청년 오늘 저녁 바쁘십니까?
수진 아뇨.
청년 그럼 6시에 저녁이나 먹죠,
수진 미안하지만 난 그 쪽한테 관심없거든요.
청년 상관없습니다. 제가 그 쪽한테 관심이 있으니까.
수진 (? 쳐다본다 시선에서)
6. 위선주의 오피스텔 방안.
아기의 침대에 혼자 앉아서
인형을 가지고 좋아라 웃는 동이의 얼굴,
까르르르 웃는 얼굴에서 스틸... 그리고.
50. S# 사무실 에필로그.
나란히 서 있는 남대수와 직원들,
“봄보로 봄봄 봄봄! 봄보로 봄봄봄!”
으로 시작된 아카펠라를 불러댄다.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달자의 마음속에도~~~ 봄이 왔어요!!!”
짜잔!!! 불러서 마무리까지 하면,
그 앞에서 팔짱낀채 빤히 쳐다보고 있던 달자, 본다. 보더니
달자 이제 그만 일들 하죠? 예?
하고 쳐다보는 표정에서 스틸!
<22부 앤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