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릿골'
제가 Medical portal site의 식도락 동호인회인 "음식남녀"의 형식상 고문입니다.
한달에 한번 정도 괜찮은 집에서 의사들이 모여 식사와 술을 마시는 모임이지요.
얼마전 정기 모임을 가졌습니다. 시샆의 솜씨를 약간 편집하였습니다.
심호흠을 한번하고 들어갑니다.^^
유석희 교수님 이름으로 예약을 했지요.
이 집은 유교수님의 오랜 단골, 그래서 뭐 좀 덕을 볼까 하고 preop. visit 때 열심히 유교수님 이름을 팔았답니다.^^
우리가 예약한 방입니다.
소스와 기본 세팅입니다.
다행히 제가 제일 먼저 왔군요.
잠시 후에 김 태헌 선생이 도착하고 곧 유 석희 교수님이 보무도 당당하게 들어 오십니다.
저희 음남의 고문직을 맡고 계시는 교수님은 저의 음식 사부님이시죠.
그동안 제가 주선한 정모며, 제가 올린 맛집 방문기의 상당 부분이 유교수님의 '맛집 풀(pool)'에서 나온 장소랍니다.^^
간단하게 맥주 한잔 하며 회원님들을 기다립니다.
음남 총무인 이 정임 선생님, 요즘 수원에서 펠로우하느라 바쁘시죠.
전전 시삽인 조 정아 선생님 이세요.
정장을 입고 상당히 신경을 쓰고 나오셨군요.^^
그뒤로 조 명일 선생님이 오셨어요.
오랫 만에 뵙습니다. 요즘 뜻한 바가 있어 개원을 접고 다시 봉직을 하신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새 이 인영 선생님, 오 찬규 원장님이 오셨군요.
오 찬규 원장님은 우리 음남의 고문이시죠.
여행을 좋아하시고 음주에 깊은 조예를 가지고 계시답니다.
음주(音酒) 말이예요, 음(音)악과 와인(酒).^^
이 인영 선생님은 처음 뵈었어요.
그 동안 게시판에서 가끔 뵙다가 이렇게 정모에서 뵈니 더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박 은하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등산 모임에 나오시다가 정모에는 처음 나오신 것 같아요.
이제 정식으로 음식을 주문합니다.
처음 나온 음식이 탕평채,
다음이 과일과 야채 샐러드.
다음은 구절판이 나와야 하는데 주방 사정으로 미리 쌈으로 나왔습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preop. visit. 때 구절판 사진을 찍어 놓았지요.^^
이렇게 싸먹어야 제맛이지요.^^
이때 김 광명 교수님이 자전거 복장으로 나타나셨습니다.
수십년동안 자전거를 애용하시는 선생님은 평소에 병원도 자전거로 출퇴근하세요.
오! 저 Pectoralis Major, Biceps, Deltoid, Trapezius를 보세요.^^
이렇게 음남을 이끌어 가시는 세 분 고문님이 모두 오셨습니다.
김 광명 교수님 오 찬규 원장님 유 석희 교수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나이순).^^
원 시권 선생님이 오셨네요.
요즘 새로 오산에서 개업한 병원 돌보랴, 음남 보살피랴, 정신 없으세요.
그리고 김 세헌 선생님이 오셨군요.
오프 라인의 강자, 저희 음남 정모 개근입니다.(가입 후로)^^
저는 두 분이 이렇게 친한 줄 몰랐어요.
거의 송 대관과 태 진아 사이예요.^^
광어회가 나왔습니다. 해삼 멍게가 쪼금 따라 왔군요.^^
한정식집치고는 기대 이상의 쫄깃함,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어느정도 흥이 무르익어 김 광명 교수님의 건배사가 있었습니다.
음남을 위하여!
감사합니다, 교수님.
음남의 6대 시삽였던 조 정호 선생님과 오늘 처음 정모에 나오신 박 윤석 선생님이십니다.
이 인영 선생님의 파안대소가 보기 좋습니다.
아! 이때 예산에서 안 철세 선생님이 오셨어요.
안 철세 선생님은 예산에서 정형외과를 개업하고 계시지요.
이 달 초에 있었던 신입 회원 환영 모임에서 뚝심과 적극성을 보여주셔서 저희가 운영진으로 영입을 제의했는데
아직 고민 중이세 요.^^
부디 현명한 판단이 있으시길...
어느새 음남의 귀염둥이 총무 오 세희 선생님과 최근 운영진에 영입되신 조 현선 선생님이세요.
그리고 역시 음남의 새내기이신 오 세미 선생님이세요.
이 정임 선생님과 오 세미 선생님, 두 분이 입사 동기시지요.^^
김 성순 선생님이 조금 늦게 오셨네요.
저희 정모에 처음이시죠. 분위기 괜찮으셨나요?
그리고 기다리던 신선로가 나왔습니다.
신선로의 유래는 말씀드렸고 좀 더 부연 설명하면 신선로의 또 다른 이름은 본래 입을 즐겁게 해주는 탕이라는 뜻의
열구자탕(悅口子 湯)이며, 열구지(悅口旨), 구자탕(口子湯)이라고도 한다네요.
따라서 신선로란 음식을 담는 그릇의 이름을 말하고, 열구자탕이 바로 신선로에 담은 음식의 이름입니다.
열구자탕은 육수를 따로 끓여내고, 재료 하나하나를 부치고, 무치고, 삶아내고 다시 모양내어 담아 즉석에서 조리해 먹습니다.
음식의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고 솜씨를 내어 만들어 음식의 맛이 깊고 깔끔하다고 하네요. (출처 : 한국전통음식연구소)
그렇죠.
어머니의 손 맛은 결국 정성인것 같아요.
내 자식을 먹이려고 내 가족을 먹이려고 과거 어렵던 시절, 부치고, 무치고, 삶는 바로 그 정성이 아닌가 싶어요.
바로 음식의 맛과 정성이 같이 내 기억 속에 각인되기 때문에 우리는 어머니의 손맛을 오래 잊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자 이렇게 이렇게 정모의 밤은 속절 없이 깊어만 갑니다.^^
그리고 오 찬규(68년 졸)원장님의 건배 제의가 있으셨어요.
요지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사람이다.'이고
중요한 순간은 바로 지금. 의미 심장하고 수긍이 가는 말씀이세요.
그리고 갈비찜이 나왔습니다.
오랫만에 진짜 갈비찜을 먹었어요.
요즘은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빨리 빨리 구워서 상에 올리니까 오랜 시간과 정성을 필요로 하는 갈비찜이 참 보기 힘들어 졌지요.
김광명 교수님(김 동인씨의 차남) 귀에 꽂고 계시는게 첨엔 보청긴가, MP3인가 했는데 전화 받는 장치라 하시는군요.
점점 세태에 뒤쳐지는 느낌...^^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고 시간이 갈수록 삼삼 오오 모여 앉아 토론, 조언이 이어집니다..
사실 이때가 음식남녀 정모의 가장 유익하고 영양가 있는 시간입니다.
특히 세분 고문님께서 좌중을 돌아다니면서 정보도 주시고 조언도 주시고 하시지요.
어찌나 해박하시고 경륜이 있으신지 고문님들이 주위에 오시면 그저 입을 헤 벌리고 경청하다 보면 시간 다 갑니다.^^
물론 우리끼리 모여 앉아 그 동안의 안부도 묻고 회포도 풀기도 하지요.^^
튀김이 나왔습니다.
튀김 소스고요.
잠깐 나와 수릿골 실내를 스케치합니다.
멀리 주방이 보이고 실내 홀을 중심으로 방들이 둘러 싸고 있는 구조입니다.
우리 방 앞에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이 집엔 그래도 ' 신발 분실 시 주인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런 문구는 없어요.^^
메로구이가 나오고,
잡채가 나왔군요.
그리고 삼합이 나왔습니다.
김치는 well fermented, 홍어는 medium rare fermented 입니다.^^
여기서 잠깐. 유석희 교수님의 건배 제의가 있으셨어요.
건배사는 '변사또(변치 말고 사랑하고 또 만나자.)'^^
그럼요, 어떻게 만난 인연인데... 우리 오래 같이 만나요.^^
자, 이제 식사가 나오는군요.
먼저 된장국이 나오고요,
반찬 20여가지가 나옵니다.
이렇게 여러 반찬과 맛있게 먹어도 되고요,
우린 또 나물이 두 세 개 이상이면 비벼야 직성이 풀리지요?
비빔밥으로 먹겠다고 말하면 커다란 그릇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갖다 줍니다.
그러면 맛있게 비벼드시면 되지요.
이 날은 사람이 많은 관계로 비벼서 나왔어요.^^
이렇게 긴 식사가 끝났답니다.
마신 술을 헤아려 보니,
발렌타인 17년 2병
남원 허브 막걸리 4병
와인 2병
이상은 협찬이고
동동주 11개
맥주 6병
소주 1병
협찬해 주신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식사 중에도 여전히 애정어린 담소, 도대체 언제 끝날 줄 모르겠습니다.
1차에서 이렇게 오래 있었던 적은 거의 없었는데 11시가 훌쩍 넘어 일어났습니다.
회원들이 작별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쉬움을 뒤로하고 수릿골을 나섰습니다.
첫댓글 눈요기 잘 했습니다. 먹을 게 많네요
계원장, 작년에 황 규정선배기 미국에서 오셨을 때 이 용국선배와 같이, 방 준재선배가 오셨을 때 최 용선배와 같이 저녁을 먹은 집입니다. 사람은 빼고 음식만이라도 미주홈페이지에 올렸으면 하는데...
옮겼습니다.
계원장. 감사, 또 감사. 미주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근사하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그런데 방선배와는 원주에서 6월 10일 목요일 저녁이 맞지요?
방선배님과 유교수는 그 날 저녁 7시에 만나는 것 맞습니다. 치악산 자락에 있는 행구동 황골이라는 변두리에 있는, 원주에서 그래도 유명한 피노 (PINO) 라는 이탤리언 쿠이진의 레스토랑에 예약할 예정이고, 중급의 레드 와인을 가지고 갈 예정입니다. 유교수가 몇시에 고속버스로 원주에 도착하는지 미리 알면, 픽업을 하던지, 택시를 타고 오시던지...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오후 6시경 도착으로 맞추겠습니다. 물론 와인도 마실만 한 것으로 한병 가지고 가지요.
유교수, 6시 30분에 내가 고속버스 터미널로 픽업하러 갈테니까, 6시 20분쯤 도착하면 좋겠습니다.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