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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키가 큰사람을 거인이라하고, 마음이 큰 사람을 거물이라 한다. 요즘 연일 뉴스 포커스에 잡히는 거물, 김태호국무총리후보를 바라보며 많은 연민을 느낀다. 그는 카리스마를 지닌 얼굴에 아직 젊고, 꿈이 큰 젊은 정치인이다. 청문회의 성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낙마한 아까운 정치인 중에 한사람이다. 용서 받을 수 없는 도덕성과 공정성이란 거물에 걸려 오대양을 누비지 못하고 뭍으로 올라왔다. 아까운 인물이다. 그가 사퇴를 하면서 중국의 마오쩌뚱이 남긴말 중 유명한 한마디를 인용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말이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란 말이다. 이말은 "하늘에서 비를 내리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고, 홀 어머니가 시집을 가겠다고 하면 자식으로서 말릴 수 없다"는 말로 임금이 주는 벼슬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였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였다. 나 개인적으로는 아깝지만 결단을 잘 내렸다고 생각한다.
난 그를 보며 남명 조식선생을 생각한다. 남명조식선생은 퇴계이황과 동시대에 태어나 학문의 쌍벽을 이루는 대 학자이다. 그는 사림학파의 대표선수인데 젊은 김태호가 남명선생을 닮은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 정기를 받아 태어났고 그곳에서 공부를 했다는게 공통점이다. 그리고 남명은 20대에 생원과 진사, 양과 급제를 하는 명석한 인재인 반면에, 김태호역시 시골고교에서 서울대에 입학했는 점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공통점을 꼽는다면 남명조식선생과 김태호후보 둘다 40대 후반에 임금의 총애를 받아 벼슬을 받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기서 다른점이 남명소식선생은 벼슬을 사양했고, 김태호후보는 받았지만 낙마하고 만다. 아까운 현실이 여기서 달라진다. 대신에 남명선생은 돌아 가신 후에 그의 덕망을 높이 평가하여 나라에서 "영의정"에 추정하였다.
아까운 경남의 젊은 후보 김태호! 그가 청문회 성벽을 자신있게 넘었다면 우리는 기립 박수를 쳤을 것이다. 왜 강태공처럼 때를 기다리지 못했을까. 대어를 낚기 위해서는 하염없이 그 시기와 때를 기다려야 하는데. 이제 그는 초야로 돌아가 뼈를 깍는 마음로 자숙하며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야 될 것이다. 언젠가는 산처럼 쌓아둔 재물도, 호사스런 명예도, 모두 벗어 놓은채 그렇게 그렇게 떠나야 하니까. 사실! 이것이 삶이란 것이다.
문제는 가슴속 깊이 밖힌 도덕성과 공정성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란고... 세월은 그를 위로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
첫댓글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군
ㅎㅎ 친구 죠위 "비는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天要下雨 娘要嫁人 由他去) 란 말이 의미 있지? 한양땅엔 비가 많이온다며, 피해없길.. 울산은 빗방울 구경핸지 오래 되었다.ㅎㅎ
안탑갚지만 시대의 흐름인가 투명하게 살아야 명성과 권력이 따르는것인데
선배님 그렇죠? 황희정승처럼 청렴하지는 못할 망정 누구나 인정하는 도덕과 공정의 기본은 지켜야 되는데.. 좀 아쉽습니다. 아픈맘큼 성숙한다고 이런 시련이 우리 정치사를 더욱 투명하게 발전 시키겠지요. 날씨가 시원해지면 근교에 산행한번 하도록 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엤날에는 개천에서 용이 난다고 하지만 요즘에는 강남에서 용이 난다는 설이 있습니다. 김태호님도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 해도 될 인물이였는데... 이유는 어찌되었든 이번 김태호님의 낙마는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깨닭았거라 생각이 듭니다
ㅎㅎ 마저마저 요즘은 강남에서 용나지.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은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져 가는것 같어.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