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해수욕장 해변 시인학교
일 시 : 2009년 7월 23일(목) - 24일(금)
장 소 : 충남대학교 임해수련관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내)
2009년 7월 23일 목요일
* 시와 문학에 대한 문학 강의
오후 1시까지 참가접수하고 2시에 해변시인학교가 시작되었다. 김정원 지부장님의 참석자 소개가 있고, 또 개인별로 나와서 그룹소개를 했다. 나는 동참한 공주사대부고의 세 벗과 서초문협 시인을 소개했다. 문학에 대한 열망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국 곳곳에서 참가하여 흐뭇하다.
오늘 강의는 성기조 박사님과 오세영 전 한국시협회장님께서 맡으셨다. 성기조 박사님은 일기야말로 자신의 역사기록 이며, 그것이 곧 문학이라 했다. 이 대목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오세영 교수님은 언어의 중요성과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셨는데 참 중요한 깨우침이었다. 행사 때마다 가까이서 뵙는 분들이신에, 오늘 내 고향 보령의 문학 잔치에서 뵈니 더욱 기쁘고, 유익한 강의에 감사드렸다.
* 대천 바다의 낭만
오후 4시경 오늘의 문학강의를 다듣고 자유 시간에 바다에 갔다. 여기는 내가 나고 자란 고향 바다다. 방학이면 아버지는 우리 형제들을 이곳 대천 너른 바다에 데리고 오셨다. 그때는 몰랐는데 커서 어른이 되고 보니 아버지의 훈육이 참 광활함을 깨달았다.
나는 그날의 회억으로 벗들과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또다른 감회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가득 물이 들어와 파도와 함께 장관이다. 대천 바다의 낭만은 우리를 감싸고, 해지도록 동심의 물장구로 우정을 엮었다. 먼 후일 이토록 아름다운 이야기가 고운 추억으로 우리들의 입에서 회자되며 행복하리라.
* 친교의 시간
하루의 행사를 모두 마치고 밤 10시부터는 친교의 사간을 가졌다. 시낭송, 노래, 춤, 악기연주 등으로 아름다운 시간이다. 먼곳에서 참석한 문인들이 나와서 즐거운 시간을 선사한다. 나는 [오서산] 나의 시를 낭송했다. 내 고향 보령에 오신 것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이 시를 낭송한다는 인사를 하고 목이 메이도록 그리운 고향신을 읊었다. 촉촉히 젖어 오는 눈시울에, 모두들 동감하며 큰 감동을 받았다는 인사를 했다. 한 낭송가님은 [오서산], 시 원본을 달라 했다. 암송하여 다른 행사 때 그 시를 낭송해준다는 것이다. 참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도타운 문우의 정을 나눈 친교의 시간은 밤늦게까지 이어져 11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2009년 7월 24일 금요일
* 충남대학교 임해수련원 뜨락 문우의 정
오늘 이곳을 떠난다. 오전에 정호승 시인님의 강의를 끝으로 행사가 종료된다. 아침 일찍 조식을 마치고 충남대학교 임해수련원 뜨락에서 문우의 정을 나눴다. 정원에는 벤취가 있어 식사도 그곳에서 하고 바위에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나는 보령문협 회원이며 출향문인이라서 자주는 못내려오지만 고향문단 문우들과는 모두 한가족이다. 보내는 정, 떠나는 정에 아쉬움으로 많이 웃고, 많은 추억을 담았다.
* 정호승 시인님과의 만남
정호승 시인은 시와 음악으로 뜨거운 강의 이끌었다. 한국시협 행사 때 뵈온 적이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마주한 것은 처음이다. 등단하기 전부터 이분의 시가 참 좋아 즐겨 읽곤 했다. 시가 쉬우면서도 큰 기둥 하나씩 들어앉은 것이 내 마음을 감동시켰다.
오늘, 그래서 정호승 시인과의 만남은 참으로 뜻깊다. 10여편 자신의 시를 자막에 전개하며 시에 대하여 강연했다. 마지막 [술잔]에서 나는 눈시울이 젖었다. '나는 인생에게 주머니 털털 털어 술을 사주었는데 인생은 내게 아무 것도 해준게 없다'는 대목에서 목이 메였다. 영혼이 맑으니 얼굴도 동안이신 정호승 시인님과 기념 촬영으로 오늘을 저장했다. 이것으로 대천해변시인학교는 막을 내렸다. 1박 2일의 행사, 알차고 유익한 문학 잔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