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요湘絃謠 소상강瀟湘江 거문고 노래 / 난설헌蘭雪軒 허초희許楚姬(1563-1589)
초화읍로상강곡蕉花泣露湘江曲 파초 꽃 이슬에 젖는 상강湘江은 구비치고
구점추연천외록九點秋煙天外綠 구의산九疑山 아홉 봉우리 가을 빛 짙어 하늘은 푸르구나
수부량파용야음水府凉波龍夜吟 수궁 찬 물결에 용은 밤마다 울고
만낭경알영롱옥蠻娘輕戞玲瓏玉 남방 아가씨 가볍게 두드리며 노래하니 영롱한 옥이로다
리난별봉격창오離鸞別鳳隔蒼梧 헤어진 난새와 봉황은 창오산蒼梧山이 가로막고
우기침강미효주雨氣侵江迷曉珠 빗 기운 강에 스며 새벽 구슬 희미하다
한발신현석벽상閑撥神絃石壁上 깎아지른 벼랑 위에 한가롭게 신비로운 거문고 줄을 다스리니
화환월빈제강주花鬟月鬢啼江姝 꽃 같은 쪽에 달 같은 귀밑머리 강 아가씨가 운다
요공성한고초홀瑤空星漢高超忽 고운 하늘 반짝이는 은하수는 높고 멀리 사라지고
우개금지오운몰羽盖金支五雲沒 녹색 깃털 덮개 금 깃대는 오색 구름 속에 숨는구나
문외어랑창죽지門外漁郞唱竹枝 문 밖 고기잡이 사내들은 죽지사를 부르고
은담반괘상사월銀潭半掛相思月 은빛 호수에는 반쯤 걸린 님 그린 달
* 소상강瀟湘江은 중국 호남성湖南省 동정호洞庭湖 남쪽에 있는 강. 영릉부근에서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만나는 지점으로 이곳의 풍경이 아름다워 옛 부터 소상팔경瀟湘八景을 많이들 시로 짓고 그림으로 그리고 노래로 불렀습니다.
* 구점九點은 순舜임금을 모신 구의산九疑山 아홉 봉우리를 말합니다.
* 창오산蒼梧山 남쪽 호남성 일대를 만蠻이라 하는데, 순임금의 두 왕비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바로 이 만蠻땅의 아가씨입니다.
* 효주曉珠는 새벽 구슬 즉 달을 말합니다.
* 우개羽蓋는 왕후의 수레에 덮는 녹색 깃털 덮개. 개盖는 개蓋의 속자俗字
* 죽지사竹枝詞 - 당唐나라 때부터 많이 지어 부르던 지방의 풍속이나 남녀의 사랑을 담은 악부체樂府體의 사곡詞曲
첫댓글 난설헌蘭雪軒으로 불리는 허초희許楚姬는 자字를 경번景樊 혹은 경번당景樊堂으로 씁니다. 두목지杜牧之의 호號가 번천樊川이라 난설헌이 두목지를 존경해 樊자를 썼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으나 실은 아마도 이 번희樊姬를 존경해 염두念頭에 둔 자字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