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겨울철 꿀벌 --겨울을 어떻게 나는가.

[도산서원]

22:11 http://cafe.daum.net/ 

//

  강원 원주 원로 대양봉가  백형수님의 겨울 포장 (꿀벌사랑 자료실의 사진)

◉ 겨울철의 꿀벌 - 겨울을 어떻게 날까?

춥고 긴 겨울을 꿀벌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참 궁금한 일입니다.

흩어져 있던 벌들이 뭉치벌이 되어 겨울을 나는데, 토봉은 아래쪽에 내려와 벌집을 갉아내고 뭉쳐 있으며, 양봉은 벌집은 갉지 않고 뭉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꿀벌은 곤충이니까 개미나 파리처럼 겨울에는 겨울잠에 이르는 것으로 알기 쉽지만 겨울잠을 자지 않습니다.

냉혈동물인 개구리, 뱀, 물고기처럼 주위 온도에 맞추어 겨울잠을 자며 겨울을 나는 것도 아닙니다. 오소리 곰 너구리처럼 가을까지 싫건 먹고 기름기를 채워서 겨울잠에 이르는 것도 아닙니다. 추위에 마비되어 있으므로 먹이는 필요 없고 따뜻한 기온이 되면 마비가 풀리는 것으로 설명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꿀벌은 겨울잠에 이르지도 않고 영양을 몸에 비축하지도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위 두번째 사진 처럼 어느 정도 지방을 비축하여야 겨울을 잘 나며 추위에 마비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요소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몇 달 동안 잠을 잔다면 먹이도 필요 없고 참 좋을 텐데 먹이를 일찍 저장해두는 것으로 보아 겨울잠은 자지 않고 먹이를 먹고 생존에 필요한 최소의 열을 내며 겨울을 나게 됩니다.

한 통의 벌은 여왕벌을 중심으로 수만 마리의 벌무리로 이루어져 있지만 벌을 한 마리씩으로 생각하지 말고 벌무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아야 합니다. 황소 한 마리 같은 개체로 보고 튼튼한가 약한가 판단하며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마리의 황소. 따뜻한 심장을 갖고 있고, 겨울에는 삼장으로 보온하고 먹이를 먹으며 그냥 쉬고 있는 황소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일벌은 할 일이 없고 추위에 웅크리고 쉬고 있는 겨울 소를 닮았습니다.

소의 심장 같은 뭉치벌의 중심 온도는 21℃이며 뭉치의 바깥부분은 14℃입니다. 바깥에서 겨울을 날 때는 알을 낳는 통이 있습니다.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를 때는 새끼 기르기 온도인 35℃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새끼를 낳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1월에 활동하는 벌이 있어 막대온도계를 꽂아 보았더니 가운데는 35℃로 일정합나니다. 먹이를 먹고 몸을 비비며 이 온도를 내므로 엄청난 체력소모와 먹이가 소비됩니다. 그러므로 알을 낳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자극을 주지 말고 다소 추우면 좋고 외부 출입을 차단하면 알을 낳지 않게 됩니다.

뭉치벌 밖 벌통 내부의 온도는 4~5℃입니다.  이 온도에 변화가 적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고에서 겨울을 나거나 겨울 바깥포장을 두텁게 하는 까닭이 이 온도변화를 적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알을 낳지 않고 뭉쳐 있으면 중심의 온도는 대략 21℃를 유지하며 벌무리 표면의 온도는 14℃입니다. 그 이하의 온도가 계속되면 활동이 정지되고 이 온도가 계속되면 바깥쪽에 있는 벌은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다가 얼어 죽게 됩니다. 

죽지 않기 위하여 바깥쪽 벌은 안으로 파고들며 안쪽에 있는 벌은 바깥쪽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마치 공기의 대류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고무물 청진기로 그 소리를 들어보며 사아락 사아락 벌들의 움직임 소리가 들립니다.

황소 심장의 피가 온몸을 도는 것처럼 벌들이 움직입니다. 서서히 움직이지만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벌무리가 적어서 이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먹이를 많이 먹고 열을 내다가 결국은 절양이 되거나 얼어죽고 맙니다. 벌의 양이 많으면 온도를 유지하기 쉬워 먹이도 덜 먹고 겨울을 수월하게 납니다.

겨울의 벌은 한 통을 심장을 가진 하나의 생명체로 보아야 하며 건강한 황소처럼 겨울을 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기 위하여 젊고 건강한 일벌이 많을 것과 충분히 익은 풍부한 먹이가 있어야 하고,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포장과 고요한 환경에 공기의 흐름이 있어 산소가 공급되어야 합니다.

겨울철, 벌통은 수만 마리의 개체로 이루어졌지만 건강한 생명체 하나로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