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동심초의 향기 속에서

그윽한 ‘동심초’의 향기 속에서 어제(9.24)는 가을을 맞아 모처럼 대구여행자클럽에서 주관하는 협곡관광 즉 버스와 기차를 이용하여 대구를 출발해서 정동진(모래시계)과 대관령(양떼목장) 코스를 ‘동심초’ 부부 동반으로 다녀오게 되었다.우리 동심초 부부 8명을 포함한 40여명의 탑승객 중에는 대부분이 40대 전 후반으로 보이고, 60대는 우리뿐인 것 같아 처음에는 서먹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 앞에서 언급하게 된 ‘동심초’란 ‘온순’이란 꽃말을 가진 꽃이 아니라 꽃말처럼 온순하고 착한 사람들이 모인 계의 명칭인 것이다. 어쩌면 꽃말에 걸맞은 모임이라 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다. ‘동심초’를 결성하게 된 동기는 1968년도 대구 교대를 졸업하면서 맺어진 인연이다. 재학시절 하나 같이 가난한 농촌 출신들이다. 우연히 서로 이웃에서 자취 생활을 하면서 평소 허물없이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는데 졸업을 앞두고 누군가 졸업 후에 모임(계)을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뜻을 같이 하여 당초에는 9명이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하여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현재는 겨우 4명만이 남아 있다. 교사 발령 전에 각자의 가정을 방문하여 부모님들께 인사를 드리면서부터 인연을 맺은 지가 어느 듯 48년이란 세월이 흐르게 되었다. 처음에는 바쁜 교직생활이라 여름, 겨울 방학 때만 만나 우정을 나누었다. 그러다가 10여년 전부터 부부 동반 모임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동안 모두가 착실하게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것 같다. 현직에서 새롭게 4년제 대학과 대학원 졸업과정을 이수하면서 교육전문직, 승진에도 남다른 노력을 한 결과 교장이란 이름을 달고 명예로운 정년퇴임을 하였으니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아마 여기에는 남모를 아내들의 고충과 내조의 힘이 크게 작용한 덕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여행 도중 직접 또는 차창을 통해 맑고 시원한 바다와 공기, 푸른 하늘, 아름다운 단풍과 경치, 다양한 사람들 등등 모두가 하나 같이 소중했지만 더더욱 소중했던 것은 우리 ‘동심초’의 그윽한 향기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자상한 배려와 풍성한 음식을 준비한 김동진 회장, 사진에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담도록 알뜰하게 도와준 사진기사 이규희 등.... 그리고 각자 준비한 간식을 나누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 모습, 사모님들이 오손 도손 모여 앉아 웃으면서 정담을 나누는 모습 등은 이름 그대로 동심초의 모습 그대로였기에 아침에 잠시 느낀 기분과는 달리 나이를 잊은 채 오히려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함을 느끼는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그동안 인생을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기도 했고, 여러 개의 모임(계)을 하고 있지만 오늘처럼 따뜻한 감정을 느껴보지 못한 것 같고 내 곁에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할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제야 조금씩 철이 들어가는 것 모양이다. ▣ “나의 친구 이규희, 김동진, 김소윤! 자네들을 위해 대중가요 한 두곡 부를까하니 감상해 보시게.”① 너는 나의 힘이야/ 너는 나의 보배야/ 천년지기 나의 벗이야/    내가 지쳐 있을 때 내가 울고 있을 때/ 위로가 되어준 친구/    너는 나의 친구야 우리 우정의 잔을 높이 들어 건배를 하자/    같은 배를 함께 타고 떠나는 인생길 네가 있어 외롭지 않아/    너는 정말 좋은 친구야. (유진표의 천년지기 중에서) ②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먼저 생각나는 자네는 좋은 친구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우리 두 사람/ 전생에 인연일거야/    자식보다 자네가 좋고 돈보다 자네가 좋아 자네와 난/    보약 같은 친구야 아~아~아~ 사는 날까지/ 같이 가세 보약 같은 친구야.                      (진시몬의 보약 같은 친구야 중에서)▣ 우리 동심초 친구들에게!“이제 우리는 서로를 볼 만큼 보았고, 알 만큼 알고 있잖아. 무엇을 더 바라고 기대하겠는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허물은 덮어주고 부족함은 채워주는 천년지기, 보약 같은 친구로 남아 웃으면서 살자구나. 모두 같은 생각일거라 믿고 싶네.”“언제나 건강하게 웃으면서 함께 손잡고 걸어 가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