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철학 공부의 기초
미국의 비영리 교육기관인 ‘대학연구소’가 펴낸 ‘주요 학문 안내서 시리즈’ 가운데 ‘정치철학’ 편을 우리말로 옮겼다. 저자는 정치학과 정치철학을 구별하여 정치학이 본성상 당파적인 정치에서 당파성의 분리로 과학성을 추구한다면, 정치철학은 당파성에 천착하면서 최선의 정치체제를 추구하는 학문이라고 주장한다. 불과 100쪽 분량으로 얇아 보이지만 소크라테스로부터 마르크스, 헤겔로 까지 이어지는 정치철학사의 맥락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이 자체로 작은 크기의 고전에 가깝다.
거리의 인생
일본계 남미 출신 게이, 트랜스젠더, 섭식 장애인, 성노동자인 싱글맘, 노숙자 등과 나눈 인터뷰를 엮은 인터뷰집이다. 인터뷰이의 의견도 최대한 배제하고 매우 최소한의 편집만을 거쳤다. 왜냐면 때로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야말로 삶 그 자체이며, 한 번도 이 세계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던 사람에 대한 ‘정당한’ 관심을 요청하기 위해서이다.
담대한 여정
남북관계 실무 현장을 뛰며 최고 자리까지 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에게 황방열 전 오마이뉴스 기자가 묻고 이에, 정 전 장관이 답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2018 판문점 선언과 센토사 선언의 의미 등등을 대중의 언어로 풀어냈다.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고 가꾸고 키워 나가는 일이 정치인만의 역할이 아니라고 여긴다면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오늘날 우리의 일이다.
되돌아보고 쓰다
책의 부제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지난 4월 참여연대를 나오며, 본인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그간의 기록을 묶어 첫 책을 냈다. 탄광에서 광부 생활을 한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의 이야기를 비롯해 그동안 기획했던 수많은 각종 집회의 기억, 2008년과 2016년 촛불 이야기 까지 직접 모두 들려준다.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
언젠가부터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사라졌다. 놀이터 전문가로 알려진 김성원 교수가 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의 다양한 놀이터를 살펴보며 어떤 놀이터가 아이들에게 필요한지 설명한다.
‘재미’와 ‘안전’을 모두 갖춘 놀이터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저자는 재미와 안전 두 가지를 다 만족하는 대안으로 ‘모험 놀이터’를 이야기 한다. 도시 속 농장 같은 형태의 놀이터에서 놀이 선택을 마음대로 하고 작업, 건축, 기술 놀이도 모두 할 수 있는 곳. 최근 한국에서도 서서히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 그 실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는 모험 놀이터 한번 기획 해 볼 일이다.
민주주의는 여성에게 실패했는가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 정치학부 교수인 저자는 여성과 민주주의에 대해 평생을 연구했다. 여성의 정치 세력화 과정은 명백한 진전도 있었지만, 부침이 더 많았다. 오늘도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여성을 실망시키고 있다. 한 줌의 승리를 절반의 평등으로 이어가기 위한 고민의 역사와 과정이 책에 담겼다.
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
알코올 의존증, ADHD,우울증, 수면장애, 노화, 비만, 학습장애, 발ㄱ부전 등등 종전에는 의학적 문제로 여기지 않았던 증상들이 질병이나 질환 같은 의학적 문제로 정의되고 치료되는 ‘의료화’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저자인 피터 콘래드 박사는 의료화에 관한 사회학 연구 가운데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학자로 이 책은 그가 30여 년간을 천착해 온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눈여겨볼 만한 한국의 의료화 사례로 ADHD를 꼽는다. 이밖에도 과잉 의료화가 인간의 다양성을 ‘병리’로 바꾸어 놓는 과정을 추적한다.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
김일성대학 출신 탈북 기자인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가 시장 경제로 급격히 이행 중인 북한의 현실을 수도 평양을 중심으로 그려냈다. 지금 평양의 거주하는 주요 인사들과 연락하며 완성한 책이라 색다른 사실감, 현장감을 전한다. 남, 북한 모두에서 다채로운 체험을 한 주기자의 관점을 통해 보는 평양의 모습이 생생하니, 앞으로 평양이 어떻게 진화할지 궁금하다면, 요즘 정세를 기반으로 한 번 참고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