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정미경]
이상문학상 등 받은 중견 작가… 本紙 '인문의 향연' 에세이 연재
남편 김병종 화가 "아내의 못다한 문학적 성과 정리하는 게 나의 몫"
"인생이란 무대는, 열심히 한다고 누구나 잘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최선을 다했으나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지 말고 그런 자신에게 격려와 선물을 준비해보자. 여행이든, 한 아름의 책이든. 그게 며칠간의 게으름이면 또 어떤가."
꼭 한 달 전, 조선일보 12월 19일 자에 실린 에세이가 그의 생애 마지막 글이 됐다. 말기 암(癌), 소생하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고도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가며 밤새워 쓴 글이었다. 글을 보낸 작가는 본지에 전화해 숨이 찬 목소리로 연재 중단 의사를 밝혔다. "돌아보니 긴 시간 귀한 지면에 글을 쓰는 것이 참 보람찬 일이었습니다." 남편인 화가 김병종(64) 서울대 교수는 이튿날 아침 신문에 실린 아내의 글을 읽고 울었다.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댄서가 됐을 것"이라며 화사하게 웃던 소설가 정미경(57)이 18일 새벽 4시 30분 급환으로 별세했다. 오늘의 작가상, 이상문학상을 받은 중견 작가이자 김병종의 아내로 널리 알려졌다. 그녀는 조선일보에 2년 가까이 연재한 '인문의 향연' 에세이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생 속으로 불쑥 들어가 볼 수 있는 것. 다른 종족, 다른 직업, 다른 성(性)이 되어 다른 장소에서 살아보는 것. 오직 문학만이 그걸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고 예찬했던 그는 잡문 한 줄도 직조공처럼 언어의 날줄과 씨줄을 엮어 혼신의 힘을 다해 쓰던 치열한 글쟁이였다.
꼭 한 달 전, 조선일보 12월 19일 자에 실린 에세이가 그의 생애 마지막 글이 됐다. 말기 암(癌), 소생하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고도 뼈를 깎는 고통을 참아가며 밤새워 쓴 글이었다. 글을 보낸 작가는 본지에 전화해 숨이 찬 목소리로 연재 중단 의사를 밝혔다. "돌아보니 긴 시간 귀한 지면에 글을 쓰는 것이 참 보람찬 일이었습니다." 남편인 화가 김병종(64) 서울대 교수는 이튿날 아침 신문에 실린 아내의 글을 읽고 울었다.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댄서가 됐을 것"이라며 화사하게 웃던 소설가 정미경(57)이 18일 새벽 4시 30분 급환으로 별세했다. 오늘의 작가상, 이상문학상을 받은 중견 작가이자 김병종의 아내로 널리 알려졌다. 그녀는 조선일보에 2년 가까이 연재한 '인문의 향연' 에세이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생 속으로 불쑥 들어가 볼 수 있는 것. 다른 종족, 다른 직업, 다른 성(性)이 되어 다른 장소에서 살아보는 것. 오직 문학만이 그걸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고 예찬했던 그는 잡문 한 줄도 직조공처럼 언어의 날줄과 씨줄을 엮어 혼신의 힘을 다해 쓰던 치열한 글쟁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