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신현규 선생 “세월호 희생자 돕기 자선 사진전 개최”
(글 : 사진평론가 장한기)
사진가 신현규 선생은 격변의 20세기 일제강점기의 끝자락에서 태어나 한국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다. 그 당시 한국인으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평탄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 드물지만, 황해도가 고향인 신현규 선생 역시 고향을 등지고 살아온 삶은 많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때론 삶의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또는 좀 더 잘 살아보기 위하여 보낸 세월이 어언 80여 성상이다.
전쟁과 혁명 등으로 가난으로 찌들었던 시기에는 그저 목숨을 연명하는 것이 삶의 한 방편이었으나,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은 가난을 극복하게 하였으며, 기업경영을 통한 재정이 확보된 후에는 인간의 삶에 대한 진솔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신현규 선생은 공동체의 삶속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는 이웃과 함께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는 철학적 의미를 깨닫고, 그간에도 많은 이웃들과 공존하는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은 기업경영을 통하여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하게 되었으며, 이웃하는 정 재계 인사들과도 친분을 쌓아 나라살림을 걱정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정직한 경영으로 일군 재산은 이웃들의 도움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을 생활의 일부분으로 여기는 선생은, 금번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고난에 처해 있을 때, 의식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무고하게 희생된 젊은 영령들과 그 가족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자선사진전”을 펼치게 되었다.
선생은 뉴스를 통하여 보도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은 비통함과 안타까움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였으며, 이로 인한 심리적 부담으로 병원의 진료를 받고 안정을 취하는 사례가 잦아져,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다. 선생께서는 그간에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 달간의 일정으로 다녀온 러시아 극동지방 캄차카반도에서 촬영한 사진전을 통하여 세월호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의 뜻을 전달하고자 이 전시를 준비하였다.
신현규 선생의 사진과 관련한 내역을 살펴보면, 선생은 10여 년 전 생애 처음으로 카메라를 잡게 되면서부터 자신의 삶을 즐긴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선생은 카메라를 잡는 순간부터 노년기의 외로움과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는 보약을 만나게 된 것이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역설하였다. 그러한 시간이 수년간 쌓인 2012년 8월 16일부터 9월 14일까지 한 달간의 일정으로 동행자도 없이 단신으로 러시아 캄차카 반도를 찾아 온갖 위험을 무릅쓴 촬영여행을 하였다.
구소련 시대에는 외국인은 물론 자국인들조차도 출입이 허용되지 않았던 캄차카반도는, 러시아연방국으로 탈바꿈하면서 이 지역이 개방되었으나, 화산지대라는 지형적 특수성과 혹한의 기온, 그리고 야생 곰이 주변에 서식하고 있어서 총기를 휴대한 안내원의 도움이 없으면 자유로운 활동이 어려워 이곳을 촬영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동 수단 역시 이곳에 거주하는 일부 지역민들이 관광안내를 허가받아 운영하는 특수차량을 동원해야만 했으며, 고산지대의 촬영은 몇 차례의 헬기를 동원하였다.
쿠릴호수 주변의 촬영은 모터보트를 이용하는 등 악조건의 환경에서도 신현규 선생은 야영과 민박으로 한 달간을 채류하며 수천 컷의 사진을 찍었다. 이 지역 최고봉인 해발 4,750m의 클류체프스카야 산은 37년 전 화산이 폭발한 이후, 현재까지 휴 화산으로 잠재하며 만년설로 뒤덮여 있으나, 주변에는 지금도 30여개의 활화산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어렵게 촬영한 작품은 2013년 5월1일부터 5월 8일까지 인사아트 갤러리에서 대작 50여점을 전시하여 대성황을 이루었으며, 일주일간 무려 1.500 여명의 관람객이 관전을 하였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코엑스 전시장에서 추진된 “2014‘ 대한민국 사진축전”에 부스를 개설하여 4일간 수많은 관람객의 찬사를 받기도 하였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그간 몇 차례의 전시에서도 소개된바 없는 캄차카 반도의 또 다른 모습을 준비하였다. 캄차카 반도는 화산지대만 있는 곳이 아니라 세계속의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쿠릴호수 주변에 서식하는 곰들과도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우리들 주변에서 예기치 않게 일어나는 불우한 이웃들의 삶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
그동안 한국사진작가협회 발전과 청년작가 육성 및 국내 각 사진단체등에 소정액을 기부해온 신현규 작가는 5월 14일 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삼청동 예담갤러리 에서 추진하는 전시에서 모금된 수익금 및 작품판매 대금 전액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전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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