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0. 수요일
라인댄스 멤버가 오늘 배운 곡명을 보내왔다
이곳에 있는 동안 4번의 알림 서비스를 해준 것이다
저녁에 연습을 하고 싶은데 피곤해서 한 번도 해보 질 못했다
오늘도 올빼미가 있는 홀을 지날 때 습관처럼 나무를 살펴본다
아, 있다
구멍에 있다가 쏙 들어가길래 서운했는데 캐디가
마담~~ 저기 하면서 가리킨다
보니 구멍에서 나와 호로록 가지 위에 올라앉아있다
부엉이를 보면 재물운이 있다는데 내가 부자가 되려 하나?
오후에 남편과 9홀만 돌고 오자고 나갔다가 반가운 캐디를 만났다
2019년 3월에 만났던 캐디인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짧은 한국말과 태국말, 바디랭귀지로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나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의 볼마커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해, 공을 다 해저드에 빠뜨리고 한 봉지를 사서 카트에 앉아 무당벌레를 그리고 있었다
그리는 걸 보더니 자기도 해보겠다며 비뚤거리면서 그리곤 재밌어하던 캐디다
공을 보여주니 깜짝 놀라며
마담~~~이거, 알아요 하면서 끌어안는다
내 얼굴은 기억 못 해도 무당벌레는 기억한 것이다
태국남자들 결혼하면 일도 안 하고 잠만 잔다며 결혼 안 하겠다던 그녀가 결혼을 했단다
그러면서 눈을 내리깔고
음~~~ 안 좋아요 한다
그다지 열심히 사는 남편은 아닌가 보다
아기도 낳았다며...
어찌나 강력한 에너지를 주는지 흥이 나서 9홀을 쉽게 끝냈다
규정된 팁 외에 좀 후하게 보너스를 주면서 애기 쿠키 사주라 하니
고맙다며 인사한다
작년에도 한 번을 못 만나 궁금해했던 캐디였는데 열심히 사는 모습 다시 보니 마음이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