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초석: 교회신문 > 제 1198호 죽음 뒤에 받을 면류관을 보고 일하라 (고전12:12~28)
참 생각이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11년 만에 1,621명에게 임직을 했고, 며칠 사이로 사랑하는 강반석 목사님이 소천하셨기 때문입니다.
참 짧은 인생입니다. 또 언제 부름을 받을지 모르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준비해야 합니다.
언제 부르시더라도 당당히 주님 앞에 서고, 주님 앞에 내놓을 것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 한 번 죽는 것이 바꿀 수 없는 이치이듯, 그 후에 심판이 있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이치이니까요(히9:27).
저는 강반석 목사님이 주님 앞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그분은 분명히 “저는 열심히 이초석 목사님을 도왔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실 거라 믿습니다. 그러면 주님이 분명히 ‘착하고 충성된 자’라고 칭찬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그날에 소망을 두고 살아야 하고, 그날을 준비하고 살아야 합니다. 이번에 직분을 받으신 분들에게 제가 감사와 축하보다는 직분자의 의무와 자세만을 강조한 것은 바로 그래서입니다. 주님은 많이 준 자에게 많이 달라고 하셨거든요. 장로가 되었다고 어깨에 힘이나 주고, 권사가 되었다고 완장 찬 것처럼 여기저기 휘두르다 주님 앞에 가면 큰일 나기에 미리 미리 당부드린 것입니다.
“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4:11~12). 이것이 교회에서 직분자를 세우는 이유입니다.
이번 임직예배 때 원로장로 대표로 임명장을 받은 문덕장 장로님이 바로 그런 분입니다. 여든이 넘은 연세이지만, 그분은 지금도 교구버스를 운행하며 성도들을 섬기고 계십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계십니다. 또 한 분,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어느 장로님도 주일이면 버스를 직접 운행하며 성도들을 집에서 교회로, 교회에서 집으로 모십니다. 그분은 “그게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토요일 저녁이면 가슴이 뜁니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분이 진짜 직분자입니다.
직함(職銜)은 직책 직(職)에 재갈 함(銜)을 씁니다. 직함을 받았다는 것은, 말(馬)이 일할 때 재갈로 입을 닫는 것처럼, 입은 다물고 귀(耳)만 열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직분을 받은 자는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나라가, 기업이, 교회가, 가정이 잘 가는 방법이 뭔지 아십니까? 각자가 자기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입니다. 제가 해외선교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것은 선교팀 각자가 자기의 일을 잘 해내기 때문입니다. 사진 찍는 사람은 사진 찍고, 비디오 잡는 사람은 비디오 열심히 잡고, 통역하는 사람은 통역하고, 반주하는 사람은 반주하기 때문에 집회를 하는 겁니다. 저는 그들이 서로 잘났다 하는 것을 본 적이 없고,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을 못 봤습니다. 그들은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해냅니다.
오케스트라를 생각해보세요. 아름다운 화음이 나는 것은 각자가 자기에게 주어진 악보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첼리스트에게 간섭하지 않습니다. 또 심벌즈는 몇 번 밖에 안 치기 때문에 바이올린보다 못하다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자기 것만 연주합니다. 서로 다투거나 서로 참견하다 자기 연주할 타이밍을 놓치면 그날 연주는 망치기 때문입니다. 간섭하는 자는 오직 지휘자 한 사람입니다. 그가 하라는 대로 각자 그것만 하면 됩니다.
혹자는 어떤 직분은 귀한 거고, 어떤 것은 그보다 못한 거라고 말합니다. 아닙니다. 교회의 질서를 위해서 장로요, 권사요, 집사를 둔 것이지, 이는 계급이 아닙니다.
고린도전서 12장에는 직분의 의미를 몸의 각 지체에 비유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몸은 한 지체뿐 아니요 여럿이니 만일 발이 이르되 나는 손이 아니니 몸에 붙지 아니하였다 할찌라도 이로 인하여 몸에 붙지 아니한 것이 아니요… 눈이 손더러 내가 너를 쓸데 없다 하거나 또한 머리가 발더러 내가 너를 쓸데 없다 하거나 하지 못하리라”(고전12:14~21). 눈이 아프면 온몸이 아프고, 발이 아파도 온몸이 아픕니다.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듣는 귀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눈만 귀한 것도 아닙니다. 며칠 화장실 못 가면 정말 죽을 맛입니다. 귀하지 않은 지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각 지체가 기능을 제대로 해줄 때 건강한 것입니다. 교회에서 ‘내가 잘났다. 내 직분이 높다’ 하면 교회가 몸살을 합니다. 우리는 그저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명을 받들어 각자의 일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각자에게 맞는 직분이 있을 뿐이지, 경중(輕重)은 없습니다.
로마서 12장 말씀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혹 예언이면 믿음의 분수대로, 혹 섬기는 일이면 섬기는 일로, 혹 가르치는 자면 가르치는 일로, 혹 권위하는 자면 권위하는 일로,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롬12:6~8). 네 일만 하면 된다는 말씀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누구는 받을 자격이 없는데 왜 주냐?’라고 말합니다. 여러분, 직분을 주는 것은 예수 이름으로 주는 것이지만, 주고 안 주고의 권한은 제게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베드로는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었습니다. 저 역시 주의 종이 될 수 없었습니다. 재산을 다 허비하고 집에 돌아온 둘째 아들이 첫째 아들보다 더 효자가 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임직식에 나가기 전에 저는 임직되는 모든 자들의 죄를 사해달라고 몇 시간 기도했습니다.
계곡 없는 산이 어디 있습니까? 죄 없는 자가 누구이겠습니까?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면 됩니다. 강대상을 만들 때 대패도 필요하고, 못도 필요하고, 아교도 필요하듯 못 같은 사람도, 남을 늘 깎는 대패 같은 사람도 다 필요해서 하나님이 만드셨습니다. 악한 자도 쓸 날이 있다 하지 않았습니까? 부디 남을 정죄하지 말고 자기 일이나 열심히 합시다.
디모데전서 3장에는 직분자의 자세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근신하며 아담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치 아니하며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단정함으로 복종케 하는 자라야 할찌며” (딤전3:2~4).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교회의 장로요, 권사요, 안수집사요인 사람이 쌍욕을 막하고, 음담패설이나 하고, 말만 하면 거짓말이나 하고, 행동은 거칠면 되겠습니까? 그들이 교회의 기둥일진대, 기둥이 썩고 있으면 그 교회의 앞날은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사도행전 6장에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가 모든 제자들을 모아놓고 그중에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집사 일곱을 택해 기도하고 임직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로 인해 제자의 수가 날로 늘었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행6:7). 맞습니다. 나무의 성장은 잔뿌리에 달려 있습니다. 교회의 잔뿌리인 직분자들에게 교회의 장래가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떠한 마음과 자세여야 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부탁드리는 것은 예수 이름으로 받은 직분을 귀히 여기세요. 장관직을 받은 어느 집사는 장관임명장 위에 집사 임명장을 놓았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준 것보다 주님이 주신 직분이 더욱 귀함을 안 것입니다. ‘그깟 집사?’ 하십니까? 하나님이 당신에게 ‘그깟’ 하실 것입니다.
새벽부터 길에서 안내를 서는 안내위원들, 성가대, 헌금위원들, 교사들…. 여러분들이 있기에 교회가 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구석구석에서 애쓰고 힘쓰는 직분자들이 있어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십니다. 교회는 저 혼자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여러 직분자들이 연합하기에 가능합니다.
부디 가이오 장로, 스데반이나 빌립 집사,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같은 멋진 직분자들이 되십시오. 그래서 그날에 저는 여러분을, 여러분은 저를 주님 앞에서 자랑합시다.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고전4:2). 할렐루야!
미래 가치 있는 곳에 아낌없이 투자하라
오늘의 계란보다 내일의 암탉을 바라보라
♣ 은혜로운 찬양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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