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이 우리 발목을 잡았습니다 – 미얀마 난민캠프에서 온 편지
선생님!
본의 아니게
연거푸 힘든 소식을 전합니다.
우리 난민캠프가 산재해 있는 사이하와 라우틀라이 사이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사이하에서 라우틀라이까지는 반나절 거리입니다. 둘 다 고산지역에 있는 타운입니다.
이틀 전(24일)에 미얀마 사람들이 사이하 타운에서 라우틀라이 타운까지 간다며 오토 릭쇼 (삼발이 택시)를 불렀습니다. 그들은 차를 타고 가다가 인적이 드문 곳에서 오토 릭쇼 운전자를 살해하였습니다. 그리고 시신을 그 일대 숲에 던지고 달아났습니다. 시체가 발견되고 운전사의 신원이 밝혀지면서 싸이하타운은 벌컥 뒤집어졌습니다.
다행히도 오늘(26일) 그 범인들이 잡혔습니다. 그들은 우리 미얀마 사람이었는데 다행히도 난민이 아니었습니다. 더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최근에 인도에 입국한 미얀마족(버미족) 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처음에 사이하의 오토 릭쇼 운전사들은 우리 난민들을 살인자로 지목하여 난민제재와 난민캠프 퇴거를 강력하게 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우리가 살인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경찰의 발표를 통해서 알았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들이 사이하에 까지 와서 살인행위를 한 동기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경찰이 발표를 하지 않아서 우리도 모릅니다. 우리도 그들이 왜 굳이 여기까지 와서 살인행위를 저질렀는지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생님!
그러나 이제 우리 난민들은 사이하지역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여행도 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이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들의 발목을 잡고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습니다. 금지령이 계속되면 우리 난민들은 절망적입니다. 금지령 때문에 긴급구호를 못하게 되면 식량이 떨어지는 가정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이제 살인자들이 잡혔으니 모든 일이 속히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언급하신대로 우리는 인도 국경선 안쪽에 있는 씨아타와 푸라난민캠프을 아직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미얀마 국경선 안에 있는 흘로나와 사붕테, 사붕피난민캠프에도 가지 못하였습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담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두 지역을 다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언제 풀릴지 모릅니다.
우리들 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으므로 엎드려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월 26일 사무엘에게 받은 편지를
2024년 1월 28일 주일 축시
우담초라하니 정리해서 올리다
*살인범들의 사진과 오토 릭쇼 운전사들의 시위 동영상을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