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르 본주 / 오탁번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
기념품 가게마다
액운을 막아준다는
나자르 본주Nazar Boncugu가
푸른 눈깔 뜨고 째려보고 있다
액운은 언제나
사람과 사람
눈썹 사이에도 있는 법
나자르 본주를 열댓 개 사서
누이 또래 길벗들에게 노나준다
제우스Zeus가
아름다운 소녀 이오Io와 밀애를 나누다가
헤라Hera한테 들키자
얼른 이오를 암소로 만들고는
에헴 에헴 시치미를 뗐지만
매서운 헤라는
그걸 바로 알아채고
등에를 풀어서 암소를 괴롭혔다
몸이 가려워서 참지 못한
어여쁜 이오는
‘암소가 건너간 바다’
보스포루스 Bosphorus 해협으로
무작정 뛰어들었다
바로 그 순간!
을유문화사판 『그리스신화』를 읽던 나는
무시무시한 초음속으로
책 속으로 잽싸게 들어가서
이오의 가냘픈 목에
나자르 본주를 걸어주었다
보스포루스 해협에서는
오늘도 워낭소리 맑게 울리고
물결 이랑마다
나자르 본주가 반짝이고 있다
카페 게시글
작고시인,외국시인감상
나자르 본주 / 오탁번
정대구
추천 1
조회 8
24.07.27 04:2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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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리스신화를 소재로 해서 여행담도 이렇게 구성하니까 여행시가 되는군요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