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회자 후보생 교육을 다녀왔다. <목회자와 독서>에 대한 강의를 했다. 독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 독서는 어떤 독서법을 따라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독서의 방법을 계속 알아가야 한다.
.
모든 독서는 결국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자연과학은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인문과학은 하나님이 만드신 사람을, 사회과학은 하나님이 만드신 사람과 사람, 세상의 관계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학문과 독서는 하나님을 아는 과정이며, 특별은총인 성경과 연결되어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하나님의 세계를 더욱 알아가는 것이다.
.
2.
독서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보다는 신학생때 필요한 것은 해석의 틀을 넓혀가는 작업이라 생각이 되어 '대지를 수집하는 독서' 를 나누었다. 한 주제를 빨리 파악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메인이 되는 좋은 책을 마인드 맵으로 소제목까지 다 적어서 내용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파악하고, 그 비슷한 주제들은 모두 소제목을 다 찢어서 메인이 되는 책의 소제목 안으로 다 넣는 것이다.
.
한 권의 책을 정독하고 소제목까지 정리해둔 카테고리안에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모두 소제목별로 찢어서 넣으면 한 주제에 대해 카테고리안에 여러 권의 책 속에서 여러 소제목이 모이게 된다. 그 카테고리 별로 다시 묵상해보면 다양한 통찰들이 이리 저리 연결되면서 정리가 된다.
.
3.
릭 워렌이 했던 재미있는 말 중에 "한 권을 인용하면 표절이 되지만, 책 10권을 인용하면 연구가 된다."라는 말이 있다. 결국 카테고리를 한 권으로 삼고 나머지는 그 카테고리 안에서 계속 쌓아가든지 또 다른 카테고리가 필요하면 만들던지 하는 과정을 통해 주제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이 쌓이게 된다.
.
세리 터클의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에서 "대화의 핵심은 경청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테크놀로지에 빠져 있어서 홀로있기를 배우지 못하기 때문에, 대화가 공감과 자아성찰의 능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유현준 교수의 <어디서 살 것인가?>에서는 토마스 프리더먼이 "SNS는 기존 체계를 파괴하는데는 효과적이지만 사회적 건설에는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소개한다.
.
4.
세리 터클과 유현준 교수의 책은 각각 다른 책이지만 소제목별로 찢어두면 조합이 될 수 있고 이것은 다양한 주제에서 설교나 강의할 때 연결되는 지점이 많다. 기도를 이야기 할 때 고독을 배우는 것으로 사용했었다.
.
이 책들을 본 회퍼의 <성도의 공동생활>에 나오는 "홀로 있을 수없는 사람은 공동체를 주의해야 하며, 공동체 안에 있지 않은 사람들은 홀로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와 연결해서 소그룹에서 공동체를 이야기 하면서도 소개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한 카테고리 안에 묶을 수 있는 것들을 묶어두면 다양하게 연결될 수 있고 또 묵상을 통해 새로운 조합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
5.
성경을 묵상하면서 설교를 하려면 성경 속에서 설교 대지가 떠올라야 한다. 그러나 설교 대지는 성경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읽으면서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내 해석의 틀 안에서 연결되는 것이지 내가 모르는 개념을 성경을 오래 묵상한다고 나오지는 않는다.
.
설교를 잘 하려면 성경을 많이 묵상하고 연구해야 하지만 설교대지 즉 다양한 명제들을 더 많이 알고 있어야 자연스럽게 성경과 설교가 이어지게 된다. 해석의 틀을 넓혀가는 작업을 신학생때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성경 본문은 다르지만 늘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
.
6.
더 신선하게 설교하려면 성경연구의 시간도 필요하지만 해석의틀을 넓혀가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페이스 북에 흔히 떠도는 팀 켈러의 명문장이나, 카드 뉴스 같은 것들을 수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나 교회 안에 있는 신자들 중에는 문화 내러티브의 영향을 깊이 받은 사람들이 많다.
.
그들에게 복음보다 높아진 문화의 장애물을 제거하려면 성경속에서 발견된 우상들을 오늘날 일반서적을 통해 어떻게 동일한 본질이 다른 현상으로 드러나는지를 알려주고, 그것의 문제점도 다른 일반서적으로 다루어주면 좀 더 자신의 생각의 모순을 발견하기도 쉽다.
.
7.
문화 내러티브를 드러내는 과정, 그리고 그 모순을 밝히는 과정에서 일반서적들이나 강의, 드라마 등을 활용하면 성경을 가지고 모순을 드러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때가 많다. 그렇게 모순이 드러난 상황 에서 복음이 등장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순과 복음의 참됨의 대조를 선명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
결국 설교를 위한 독서는 좀 일찍 설교가 준비되어야 한다. 대지가 미리 나와서 그 대지를 어떻게 설교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카테고리가 미리 만들어지면 삶면서 다양한 예화와 대지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메인이 되는 카테고리를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카테고리를 채우는 과정으로 독서를 하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독서한 내용을 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
8.
이것저것을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독서의 계획을 먼저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읽었지만 무엇을 읽었는지를 모른다면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목히자의 독서로는 시간이 많이 낭비되는 형식의 독서다. 독서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독서할지 먼저 계획을 세우는 것을 먼저 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게 된다.
고상섭 목사
첫댓글